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 세계의 화산 활동을 연구해 온 미국 캘리포니아 주, UC 산타크루즈 대학의 제임스 길 교수를 모셨습니다.
장명화: 제임스 길 교수님, 일본의 지난 1월 화산 폭발과 최근 대지진 이후, 백두산 폭발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엔 세계기상기구 전문가팀이 8년 만에 북한을 얼마 전에 방문했는데요, 전문가 팀은 방북 직전 가진 회견에서 북한의 요청이 있으면 백두산 폭발과 지진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백두산의 화산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남북대화를 제안해 남북 전문가 회의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James Gill:
I think it is a positive development because most of the deposits from past eruptions of Mt. Paektu lie in North Korea…(더빙) 긍정적 발전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백두산에서 과거에 화산이 폭발했을 때 생긴 침전물 대부분이 북한에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있을 백두산 폭발의 가장 좋은 증거 자료는 과거 폭발 침전물에서 나옵니다. 이 때문에 정밀하게 기록한 현장 관찰과 표본을 모은 뒤, 퇴적 과정, 시기, 그리고 침전물의 화학적 성분을 놓고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명화: 사실 한국 내 일부에서는 이미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백두산은 현재 지하에 있는 마그마방, 그러니까 다량의 마그마가 모여 있는 마그마 저장소의 압력 변화 때문에 마그마에 녹아 있던 이산화황 성분이 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깁니다. 어떤 전문가는 백두산에서 이산화황이 분출된 증거로 위성관측 자료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길 교수님도 평소에 백두산의 화산 폭발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공언해오셨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James Gill:
I have no independent knowledge of this, but the Chinese Tianchi Volcano Observatory… (더빙) 제가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에 관한 독립적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만, 중국의 천지화산관측소가 매주 백두산 화산 지대에서 나오는 가스의 유황 성분을 측정하고 있다는 점은 밝히고 싶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그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만일 백두산에서 이산화황이 분출됐다면 그 정보의 출처가 어딘지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장명화: 백두산이 분화하면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이 대량으로 확산될 텐데요, 대충 그 여파가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십니까?
James Gill:
The greatest effect, of course, will be at the volcano itself, including its tourist-serving facilities… (더빙)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백두산에 있는 관광 시설을 포함한 분화구일겁니다. 역사 자료를 보면, 과거 300년 동안 백두산에서 발생한 폭발로 분화구의 동쪽 70-140km 지역에 많아야 수 센티미터의 재가 침전됐습니다. 하지만 백두산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은 북미지역까지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명화: 아시다시피 한국 정부는 통일부, 기상청 등 9개 부처가 참여해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길 교수도 이 팀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조언을 제공할 용의는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조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James Gill:
The most important objective is to facilitate regular exchange of information between trained volcanologists… (더빙)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북한, 중국의 화산학자 간에 지속적인 정보 교환을 활성화하는 일입니다. 이 세 국가의 화산 전문가들은 화산 관측 (monitoring)에 관해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루속히 각국의 젊은 화산학자들이 전문 훈련을 받도록 하는 일이 똑같이 중요합니다. 재난이 발생할 경우, 미리 정해진 전문 기관이나 전문가가 책임을 지고 민간인과 언론에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도록 하는 조치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기관이나 전문가는 지금이라도 한국에서 발탁해, 적절한 훈련을 시작하면 바람직할 겁니다.
(장명화) 길 교수님, 바쁜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정력제와 진귀한 전통 약제 등으로 쓰이는 코뿔소 뿔에 대한 수요 때문에 지난 3년간 아프리카에서 800 마리 이상의 코뿔소가 밀렵꾼에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지난해 333 마리의 코뿔소가 밀렵을 당했고, 올 들어서도 70 마리 이상이 희생되는 등 남아공과 짐바브웨, 케냐 일대에서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 환경단체들의 보존 노력 덕택에 현재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검은 코뿔소는 약 4천 500 마리로 지난 2007년에 비해 다소 늘었고, 흰 코뿔소는 2만150마리로 2007년보다 약 3천 마리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연맹 관계자들은 밀렵이 점점 조직화되면서 적절한 대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희생되는 코뿔소의 수가 더 빠르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밀렵꾼들이 코뿔소를 노리는 이유는 그 뿔이 동남아 일대에서 귀한 전통약제와 정력제로 비싸게 팔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고가의 장식품 소재로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뿔소의 뿔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범죄조직까지 밀렵에 참여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뿔소의 뿔은 사람의 손톱이나 머리칼의 구성 성분과 같은 케라틴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서 특별한 약리효과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 지난해에는 황사 관측 일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황사의 농도도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기상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20일 흑산도에서 기상청 관측 이래 최고 농도의 황사가 관측됐습니다. 또 작년 11월11일 백령도에서는 봄이 아닌 계절에 관측된 황사 중 가장 짙은 농도가 기록됐습니다. 지난해 연간 황사 관측일수는 약 12일로 평년에 비해 약 9일이 많았습니다. 계절별로는 봄에 약 7일로 평년보다 약 3일이, 겨울은 3일로 평년보다 많았습니다. 평년에 거의 볼 수 없었던 가을에도 2.5일이 관측됐습니다. 한국에 영향을 준 황사의 발원지는 몽골과 내몽골이 13회였으며 만주지역이 2회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황사 관측일 수는 증가하고 봄이 아닌 계절에 황사가 찾아오는가 하면 농도도 짙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