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산 바다 쓰레기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파도치는 소리)
4km에 걸쳐 넓게 펼쳐진 백사장에서 내는 파도소리는 한없는 메아리처럼 끝이 없습니다. 여름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지만, 6월의 신안 둔장 해수욕장은 벌써 여름입니다. 짧은 옷차림에 해변을 거니는 가족단위와 연인들의 모습은 도시생활에 찌들었던 생활을 뒤로한 채 한가로워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모습과는 달리 둔장 해수욕장 해안선은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둔장 해수욕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군 전체가 1천4개의 섬으로 이뤄져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전라남도 신안 대부분 섬들이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과연 이 쓰레기들은 어디서 흘러든 것일까? 신안군 섬들에서 해양 쓰레기의 정화활동과 모니터링, 즉 감시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전라남도의 시민단체 '푸른 신안 21 협의회'의 김도형 사무국장의 대답을 들어보시죠.
김도형
: 저희가 신안군 쓰레기 모니터링을 대략 5년 정도 했습니다. 임자도, 자은, 비금, 도초 등 신안의 네 개 섬에 현재 외국 쓰레기들이 주로 많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산 쓰레기가 80%가 됩니다. 어구, 즉 배에서 어망이라든가 부표라든가 이런 게 한 80%되고, 그 다음에 페트병 종류들, 그러니까 음료수병 종류라든가, 아니면 물병 종류들, 이런 부류가 10%에서 12%정도 차지하고, 나머지는 비닐종류들로 빵 봉지라던가, 아이스크림 봉지 등이 대략 5%-7%정도 됩니다.
외국 쓰레기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첫째, 문자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모두 다른 문자를 사용하는 만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문자 속에는 상표, 공장 주소, 제품 설명, 내용물 등이 기록돼있습니다. 신안군을 덮치는 대부분의 쓰레기에는 ‘중국’이라는 글자가 표기돼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바코드입니다. 요즘에는 거의 모든 상품에 가늘고 굵은 검은 막대가 그려진 그래프 같은 것이 있는데요, 그 밑에 숫자가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코드입니다.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막대표시에는 그 상품을 제조한 국가 번호가 숨겨져 있는데요, 중국은 690-692입니다.
쓰레기 종류도 가지각색이지만, 일반 성인 한 사람이 치우기에는 벅찰 만큼 그 양도 많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둔장 해수욕장에서 중국산 쓰레기를 치워본 김 국장은 수박만한 큰 둥근 봉들이 그물과 서로 연결된 어구와 부표는 성인 두 사람이 들기에도 버거웠다고 말합니다.
김도형
: 자은섬 둘레가 대략 30km됩니다. 그 중 둔장해수욕장이 한 4km 정도 되는데, 1km 사이에 저희가 발견한 양이 2톤가량인데요, 4km에서 대략 8톤 정도를 학생들이 수거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수거한 량은 인력으로 밖에 안 되는 양이었습니다. 폐어망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끌고 올수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놔뒀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1km당 3톤 정도의 해양쓰레기들이 깔려져 있다고 보면 맞습니다.
이 같은 바다 쓰레기는 바다에 떠 있을 때는 해면에 투과될 빛을 차단하고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을 저해해 어족의 먹이를 감소시키는 등 어족 자원의 고갈과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또 폐기물이 바다 밑에 가라앉으면서 누적돼 이동성 저서동물의 서식처가 상실되고, 어류나 포유류 등의 생존 기반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폐어망은 주성분이 석유화학물질이고 오래도록 분해되지 않아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5년간 전국 해안 20개 지점에 밀려드는 외국 쓰레기 물량과 종류 등을 파악하는 해양쓰레기 감시활동 사업을 벌여 중국에 해상 쓰레기 감소방안 마련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한 발 더 나아가 대부분의 해양쓰레기가 중국산인 만큼 중국 정부와 쓰레기 수거와 처리 등을 협의할 공식 기구의 발족도 논의해 볼 때가 됐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해상 쓰레기, 더 이상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올해 미국에서 허리케인이 대거 발생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루이지애나 지방을 강타했던 2005년 이후 태풍이 가장 극성을 부리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의 기상예측센터는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계속되는 허리케인 기간에 미국에서 시속 39마일, 즉 62㎞ 이상의 이름이 붙여지는 폭풍이 14-23개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중 8-14개는 시속이 119㎞ 이상인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15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한 2005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그동안 태평양 적도대의 수온이 평균치보다 올라가는 엘니뇨현상이 폭풍 발생을 억제해 왔으나 올해는 엘니뇨현상이 여름이면 사라질 것으로 보여 허리케인 발생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대해 환경 문제를 외면한다며 비판해 향후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 모스크바 인근에서 정부 관리, 환경운동가들과 회의를 갖고 바이칼 호 오염 논란을 빚은 '바이칼 펄프ㆍ제지'를 재가동하기로 한 푸틴 총리의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환경이 여러 사안 중 최하위가 됐는데 이는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환경에 대한 러시아 지도층의 태도로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칼 펄프ㆍ제지는 바이칼 호수에 폐수를 무단 방류해오다 적발돼 2008년 10월 문을 닫았는데요, 이 회사 지분 49%를 가진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 씨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푸틴 총리가 올해 1월 바이칼 호 주변에서 기업 활동이 금지된 사업체 목록에서 펄프와 종이 생산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환경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재가동을 허용해 '부자 친구' 편을 들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