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② 봄철 불청객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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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을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고 그 대안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봄철의 불청객, 남북한의 황사문제를 들여다봅니다. 먼저 한 주간 들어온 환경 뉴스입니다.

가축 배설물로 전기 만들어

더러운 것, 버려야 할 것으로만 생각되는 가축의 배설물을 100%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한국의 동아일보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최근 개발한 축산 바이오가스 생산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요.

농장 한쪽에 돼지가 배출한 분뇨가 모입니다. 여기에 산소를 싫어하는 미생물을 넣어 삭히면 바이오 가스인 메탄가스가 나옵니다. 이 메탄가스는 발전기로 옮겨져 전기로 바뀝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돼지 50마리가 온종일 배출한 배설물로 한 가구가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의 김재환 연구관의 말입니다.

김재환 연구관

: 가축 배설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들은 이미 많이 개발돼 있습니다. 그러나 가스를 생산하고 난 후에 남는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자원화해서 친환경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농촌진흥청은 전국 농가에 축산 바이오가스 생산시스템을 확대 보급시켜, 2012년까지 가축 분뇨의 90%를 자원화할 계획입니다.

독일 핵폐기장 건설 재추진

독일이 핵폐기장의 입지 선정 작업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와 정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환경장관은 정부가 지난 40년간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쌓인 방사성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면서 “지난 수년, 수십 년간 정치인들이 책임을 회피했지만” 자신은 이런 상황을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은 30년 전 독일 중북부 고어레벤의 폐 소금광산에 영구 핵폐기장을 건설할 방침이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임시 보관시설만 설치돼 있습니다.

독일은 핵폐기물 재처리 시설이 없어 프랑스나 영국의 재처리 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재처리된 핵폐기물은 철도를 통해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송되고 있는데 고어레벤으로 향하는 수송로 주변에서는 매년 핵폐기물 운송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봄철 불청객 '황사'

누런 모래먼지로 남한 전국에 황사 주의보가 내려진 이번 주.

서울에 사는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눈에 미세먼지가 들어가 따끔거리는지 안약을 넣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시민 1: 아이가 호흡곤란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 가려고 하니까, 보내긴 하는데요, 걱정돼서 모자랑 마스크랑은 지금 씌워서 보냈어요.

시민 2: 올해 황사가 잦아서 마스크를 자주 쓰는데, 참 답답하고요, 제가 또 기관지가 안 좋은데, 먼지같은게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참 많이 불편하고 그러네요.

황사는 중국과 몽골 사막지대와 황하 상류지대의 미세한 모래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남북한을 비롯해 일본과 태평양 지역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금속이 포함된 흙먼지를 말합니다.

황사의 발생은 1980년대에는 1년에 3.9일 정도 발생하다가, 90년대에는 7.7일, 2000년대에는 연평균 12일 정도 황사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황사가 인체에 침투하면 호흡기질환이나 안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데요, 황사피해는 건강위협 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산업에도 영향을 줘서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해 성장을 막고 정밀 전자장비 장애도 유발합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황사상황실을 운영하며 중국과 한국에 설치된 황사관측망을 활용하고 기상청 등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황사의 발생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황사의 이동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 대응하고 있습니다.

봄철 불청객 황사는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골칫거리입니다. 북한은 그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강제적인 산업화 과정에서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벗어나기 위해 산을 깎아 논밭으로 만들었고, 낙엽까지 모두 연료로 사용하며 산림이 황폐화됐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황사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2002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황사 예방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황사의 피해로부터 호흡기 계통을 보호할 수 있는 ‘황사 전기 마스크’와 보호안경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남한과 북한은 현재 모두 황사의 피해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각각 직면한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남북 상호 간 기상, 환경정보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기술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최현규 계량정보연구팀 팀장의 말입니다.

최현규: 북한의 무분별한 산림 황폐화로 '북한발 황사'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북한의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황사의 발원지인 사막지역에 꾸준히 방풍림을 조성해 왔는데, 연구 결과 2m 높이의 방풍림을 조성할 경우 방풍림 뒤쪽 20m 이내의 황사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중국, 일본, 몽골 등 관련국들이 공동으로 황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학술적인 논의는 물론, 중국 서부지역의 사막화를 줄이고 나아가 사막화 지역 주민의 사회 경제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 특히 황사 문제는 내일로 미루면 늦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