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중국의 이른바 비공식 핵 협상 행보에 대해 유럽 언론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독재자 김정일의 '벼랑 끝 전술'로 표현되는 독보적 외교전술을 구사한 바 있습니다. '벼랑 끝 전술'이란 북미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취한 협상전술로, 협상에 초 강수를 두면서 막다른 상황으로 몰고 가는 일종의 협박전술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북미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취한 극단적 방법의 협상전술을 일컫는 말입니다.
원래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게임에서 유래한 말인데요, 일명 협박공갈 전술이라고 불리며 북한에서는 이를 '맞받아 치기 전술'이라고 부릅니다.
독재자 김정일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했다면, 3대 세습의 현 통치자 김정은은 '핵 협상 야합' 이라는 새로운 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최근 유럽의 신문들이 비평했습니다.
루마니아의 인터넷 신문인 '쿠렌톨'(www.curentul.ro)은 지난 5월24일 기사에서 최근에 북한 핵 실험 실시 지연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개연 성 있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당초 4월중 핵실험 실시를 결정했으나 원유와 식량 지원 중단 등을 내세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으로 인해 '당분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와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간에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당분간 핵 실험을 강행하겠다는 위협을 지속하되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국의 권유를 받아들여 핵 실험을 하지 않는 모양새를 연출한다'는 비공개 북-중 밀약을 맺었다고 폭로했습니다.
'국제 탈북민 연대'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탈북민 단체들이 입수한 정보에도 북한의 '핵 협상 쇼'에 대한 정보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사무총장은 근간에 영국을 다녀간 북한 외무성의 한 인사는 영국 내 친북 인사와의 자리에서 중국 측 요청으로 당분간 핵실험 강행 모드를 유지만 하다가 중국의 중재로 핵실험을 중단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일: 최근에 차관급 북한 외교관이 영국을 다녀 갔거든요, 이 사람이 영국 친북인사들이 초청한 파티에 갔다가 이런, 저런 대화 도중 한반도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올해 한반도에서 핵실험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장담했다고 합니다.
비공개 '북-중 밀약'을 최초 제안한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이 밀약의 보상으로 현 통치자 김정은의 공식 방중 초청과 인민 폐 4억 위안 즉 약 6,400만불 규모의 대북원조를 제안했습니다.
루마니아 인터넷 신문 '쿠렌톨'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실제로 '해관 통계상'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의 대북 원유수출이 일절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3월부터 5월 사이에 항공등유 수입은 급등했다며 일련의 이런 통계수치는 압박과 협상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형제국이면서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러시아도 중국의 이러한 대북행보를 의식한 듯 구 소련 시절 북한에 빌려준 채무를 90%, 100억불을 탕감하기로 했습니다.
김주일 사무총장은 북-중 간의 이러한 밀약의 결과로 북한은 러시아를 의식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원조는 물론 김정은의 공식 방중을 통한 전통적 우방관계 복원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고 중국은 국제사회에 대북 영향력을 과시하며 미국에게 6자회담의 문턱을 낮추도록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는 실리를 얻게 될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주일: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처럼 쇼를 했지만 내막은 북-중 밀약이거든요. 자국의 실리를 위해 북한의 핵실험 쇼를 원하는 국가들이 이거든요. 북한도 이를 통해 경제 원조를 보상 받고요. 대표적인 국가가 6자 회담 에서 미국과 외교적 힘을 겨루고 있는 중국이거든요.
한편 주 평양 영국대사 마이크 기포드씨 'Mike Gifford'도 영국 외무성이 주관한 영국 내 북한 인권단체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올해 북한 핵 실험 실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북한 민주화 대표신문인 '프리엔케이' (자유북한) 신문이 6월4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핵 협상 야합'에 대해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핵실험 보류 야합에 이어 일본인 납북 자 문제를 두고 '아베'정부와 새로운 야합을 시도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외교전략에 대한 효과적 대응 방안이 한국과 국제사회에 시급해 보인다고 권고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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