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7년부터 2000년까지 대량 아사사태로 확산된'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경제적인 이유던, 정치적인 이유이던 간에 북한주민들의 탈북은 끊이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중국정부가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생계 형 불법 월경자'라며 마구 체포하여 강제북송 시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있지 않아 또 다른 '피난처'로 거처를 옮기는 탈북민들의 탈 중국 현상은 현재에도 진행형입니다.
처음에 국가 선택권의 여지가 없는 탈북 난민들은 비자, 여권, 돈도 없기에 지금 당장 살아남기 위해 거의 대부분 한국 행을 선택하거나 아예 중국의 깊은 산속에 숨어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탈북의 역사도 이젠 거의 20년이 넘다 보니 탈 북 민들은 한국에만 정착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살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국가에는 천여 명이 훨씬 넘는데요, 그 중에서 최근에 네덜란드 즉 화란에 있는 북한난민들은 16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에서 30여명은 이미 난민체류비자를 받아 각 지역에 흩어져 정착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130여명은 아직도 체류허가를 받지 못하고 12곳의 난민캠프 즉 난민수용소에 나눠줘 수용되어 있습니다.
네덜란드에 북한난민 입국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예전엔 한 두 가족씩 어렵사리 입국을 하다가 최근에 부쩍 입국한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북한 외교관 가족 망명신청으로부터 시작되어 러시아 벌목공 출신의 북한 노동자들이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으로 유입되거나, 또 중국에서 카자흐스탄을 거쳐 유럽으로 유입되는 북한난민 들이 늘어나면서 유럽사회에 정착하는 탈 북 민수가 증가한 계기가 네덜란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현지 탈북자들은 강조했습니다.
이미 난민허가를 받은 탈북민들은 화란정부가 제공해주는 주택과 다달이 나오는 생활비로 그럭 저럭 안정된 생활을 해가고 있지만 난민허가를 받지 못한 탈 북 민들은 수용소에서 제한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네덜란드 정부가 내세운 북한난민에 대한 새로운 조치로 난민 캠프 안에 있는 북한 난민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심지어 탈 북 여성들은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걸려 매일 같이 고달픈 생활을 보낸다고 난민캠프 안에 있는 탈 북 민들이 이야기 했습니다.
평양 시에서 출생했지만 북한독재정권의 반당반혁명분자 숙청투쟁에 밀려 부모님을 따라 어린 나이에 함경북도 온성 군으로 추방되자 탈북해 현재 네덜란드에서 작년 12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유인임 씨는 네덜란드 상황은 북한난민들의 국내 수용은 일체 안하고 한국으로 가도록 독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유 씨는 이어 한국 행을 선택할 경우 연좌제에 의해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감옥에 끌려가거나 받는 형벌이 두려워 모두 한국행을 거부하는데도 네덜란드 정부는 한국 헌법에 북한주민들을 다 자기나라 국민들로 간주하는 조항이 있어 모두 한국으로 가도록 추방압력을 넣고 있다며 이는 북한난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한으로 강제북송 시켜 정치적 형벌을 받게 하는 중국정부와 뭐가 다르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특히 네덜란드 정부가 탈 북 난민들을 강제적으로 한국으로 송환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피해 받도록 하는 행위는 칼만 들지 않았을 뿐, 국가권력으로 인권을 유린해 가족살인을 유도하는 행위와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인임: 다른 난민들의 경우는 어떨지 몰라도 저와 인터뷰한 네덜란드 이민국 직원이 하는 말이 탈 북 민들이 전에는 일 년에 다섯 명 내지 여섯 명 정도가 왔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백 명 단위로 들어오기 때문에 다 수용할 수 없다는 조건이 하나 있구요, 하나는 유럽경제위기 여파로 경제사정이 매우 안 좋다, 그래서 난민이나 이민들을 많이 받을 수 없다, 그런 취지에서¡¦ 특히 탈북자들 같은 경우에는 한국 헌법에서 자기네 국민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한국으로 보내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유 씨에 따르면 현재 네덜란드 정부의 강제 한국 송환으로 인해 탈 북 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을 토론하는 상황이며 추방압력이 점점 거세지면 집단 농성까지 들어갈 태세라고 현지 분위기를 밝혔습니다.
현재 난민비지를 받지 못하고 12개의 난민캠프에 나눠 수용되어 있는 북한난민들은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30퍼센트이며, 노인들이 10퍼센트, 그리고 나머지 50~60퍼센트는 가족입니다.
한편, 한국을 거쳐 유럽에 재 정착 하는 탈북민들도 생겨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는 국적위장 논란이 한창 외교적 논쟁이 되였는데요, 이번에 네덜란드 정부가 취한 탈북민 난민비자 제한 조치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고 피해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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