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한 해를 총화하고 돌아보는 끝자락에서 지구촌 곳곳이 분주합니다.
영국의 탈북민들도 송년회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영 조선인 협회 최중화 회장은 다사다난했던 2015년 한 해를 돌아보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영국의 탈북민들은 매해마다 송년회 행사를 개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의 애환을 위로하고,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20일 영국 탈북민들의 송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중화: 재영 조선인 협회가 2008년도에 협회가 조직되어 가지고 이제는 한 8년 정도 송년회를 해왔는데 어쩌면 해외생활 8년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또 송년회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 있는 문제를 토론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그런 취지에서 이번 송년회를 준비하게 되였습니다.
송년회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또는 단체에서 한 해를 보내며 갖는 연회를 일컫는 말입니다. 북한에도 송년회 문화가 있습니다. 남한이 사용하는 송년회 표현보다는 망년회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어원으로 말하면 송년회는 한국에서 사용하고, 망년회는 일본에서 사용합니다.
경제난으로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는 북한주민들의 망년회를 보면 없는 살림에도 돼지를 잡고, 술 한잔 나누며 한 해의 오해를 푸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특권층들의 망년회는 조금 다릅니다. 술과 연회는 물론 예술선전대의 가수들이나, 젊은 여성들을 불러들여 돈 자랑, 권력자랑을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마약 파티까지 벌이는 것이 북한 특권층의 추태입니다.
함경남도에서 1급 기업소 사로청 위원장을 하다 2009년에 네덜란드에 정착한 가명의 심관희씨는 북한주민의 망년회와 북한간부들의 망년회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합니다. 심씨는 북한 일반주민들의 망년회는 기껏해야 서로 술 한잔 나누며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이 전부이지만 간부 층은 북한의 경제난과 상반된 부패 방탕한 망년회로 종종 사회의 물의를 일으킨다고 증언했습니다.
심관희: 대대장 이상 부분당 비서들이 망년회를 하는 자리에는… 기업소에는 우리 기업소 선전대가 있었거든요. 1급 기업소 이니까, 선전대가 있죠. 그러면 선전대가 거기 와서 접대도 하고 음식도 날라오고…간부들이 다 앉아 있으니까, 그러니까 음식도 날라오고 술도 한잔 부어주고… 선전대 라는 것이 무엇 하겠어요? 쉽게 말하면 김정일 기쁨조처럼 간부들 기쁨조죠. 간부들에게 잘 보여야 선전대에 오래 남아있죠. 뻔하잖아요, 북한은…
매해마다 그래왔듯이 영국의 탈북민들은 '송년회'행사로 서로의 애환을 보듬습니다. 그래서 한 해의 행사 중 제일 크고 풍성하게 치릅니다. '재영 조선인 협회' 임원 진 뿐만 아니라 탈북민 한 명, 한 명 모두가 손발을 걷어 붙이고 나서는 게 영국 탈북민들의 송년회 풍경입니다.
특히 탈북 여성들은 한 가정에서 서너 가지 음식을 분담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합니다. 탈북 여성들이 만드는 음식솜씨는 주변의 영국인들도 극찬할 정도로 소문이 자자해 음식 맛을 보러 멀리 타지에서 오는 외국인들도 있습니다. 코리아 타운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도 탈북민들의 음식 맛에 손을 치켜듭니다.
벨기에 탈북민들은 수도 브뤼셀, 한인식당에 모여 송년회를 가집니다. '재 벨기에 조선인 협회' 장만석 회장은 브뤼셀에 거주하는 탈북민들과 안드로펜 지역의 탈북민들, 그리고 리에주 지역에 사는 탈북민들이 19일 모두 브뤼셀에 모여 오붓한 송년회를 치른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송년회는 특별히 벨기에의 '한인회'와 '민주평통 벨기에 협의회', '브뤼셀 한인교회' 등 한인단체들의 협찬도 이루어져 풍성한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장만석: 송년회를 토요일에 브뤼셀 '오마이 식당'이라고 '한인식당'이에 벨기에 탈북민 전체를 모여가지고 하는 것 이예요. 이번에 한인회랑 '민주평통'이랑, '브뤼셀 한인교회'랑 협찬해서 식당에서 할 것입니다.
한편 네덜란드 탈북민들은 '화란체류 조선망명자 협회' 신석철 회장의 인도아래 탈북민들이 많이 모여있는 '흐라브 난민캠프'에 모여 송년회 행사를 갖습니다. '화조회'측은 아직도 난민 허가를 받지 못해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 송년회 기쁨을 같이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15년 끝자락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유럽의 탈북민들의 각양각색 송년회 풍경, 이것이 자유를 찾은 유럽 탈북민들의 모습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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