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생활, 한국 노래로 스트레스 날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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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과, 생활 얘기를 전해드리는 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런던에서 김동국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을 탈출한 탈북 자유민들이 어느 곳이든 제일먼저 접하는 문화가 한국입니다. 북한에 있을 당시에는 당국의 감시와 통제 때문에 몇 곡 안 되는 70년대 한국의 유행가를 작은 수첩에 몰래 적어가며 불렀지만, 자유와 민주가 보장된 영국에서는 마음껏 배우며 부를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아 얘기 합니다. 가는 곳 마다노래방이 있는 한국과는 달리 영국의 코리안 타운, 한인촌 에는 한국노래방이 몇 개 안됩니다. 그나마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마음대로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자유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가정노래방 기기를 구매하거나 한국에 살고 있는 동료 탈북자유민들을 통해 구입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살림집을 하나의 작은 가정 노래방으로 꾸미는 거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멋에 하루에 싸인 피곤도 거뜬히 날린다는 영국의 탈북 자유민들, 영국에 정착한지 4년차 되는 탈북자유민 가명의 이혜영씨 얘기 들어봅니다.

이혜영:북한에서 제가 살때는 한국노래를 공식적으로 부를수가 없어가지고 당국의 눈치를 피해가면서 친한 친구들이랑 몰래몰래 수첩에 적어가면서 노래를 불렀구요 제가 그때 부른 한국노래는 주로 '만남' '사랑을 위하여' '홍도야 울지마라' 주로 이런노래를 많이 불렀구요 영국에 오니까 눈치보면서 노래부르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가 있어서 너무 좋은거 같애요.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많이 힘들고 지쳐 있을때 때로는 타국이라 고향생각도 많이 나고 두고온 부모형제 생각도 많이나고 많이 힘들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저는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제가 좋아 하는 노래 한 두 곡을 부르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것 같애요.

한국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보내준 가정노래방 기계로 주말이 되면 탈북노인들이 한 집에 모여 즐거운 오락 시간을 보낸다는 탈북 자유민 김영철씨는 할머니들이 마이크를 한번 잡으면 서로 놓지 않겠다며 가끔 실랑이를 벌인다고 전합니다. 이렇게 웃음이 묻어나는 할머니들의 실랑이가 영국에서 사는 탈북자유민들의 사람 사는 멋을 느끼게 합니다.

김영철: 2004년도부터 북한에도 3년도 4년도부터는 북한에도 노래방기기가 있었는데 평 백성들은 가기가 힘듭니다. 가격이 비싸고 평 백성들을 가기가 힘든데 정말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그런데 마음대로 갈 수가 없고 그러나 여기서는 노래방기기를 구입해서 자체로 하니까니 제한 받는 것도 없고 우리가 놀로 싶으면 놀고 아무 때나 우리가 즐기고 싶을 때 즐기고 하니까 아주 좋습니다. 늙은이들이랑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어째든 마이크를 잡고 좀처럼 놓을 줄 모르고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북조선에서는 그렇게 먹을 걱정, 아이들 입힐 걱정 이 걱정, 저 걱정 하다나니까 이렇게 뭐 맘 편히 놀아볼 날이 있었겠습니까. 그러니까 여기 와서 모든 게 다 사는 것도 괜찮고 하니까 모두 어째든지 거기서(북한에서) 못 부른 노랠 다 부르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마이크를 쥐면 놓을 줄 모르고 그때 못 즐긴 거 다 즐기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북한을 떠나 숨이 툭 터져 나오는 자유민주 사회에서 진정한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영국의 탈북 자유민들의 이런 생활은 오락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북한사회의 일상생활과 비교되는 한 단면입니다.

런던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