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정치범 생사확인 해달라" 최태복에 수감자 명단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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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과, 생활 얘기를 전해드리는 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런던에서 김동국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달 2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의 영국 방문에 맞춰 유럽 탈북자유민들이 런던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렸습니다.

또 30일에는 탈북자유민을 대표해 '재영조선인협회' 김주일 사무국장이 영국 의사당에서 최태복 의장에게 북한의 요덕정치범수용소 수감자 254명의 생사확인을 요청하는 명부와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영국과 유럽에 펴져 있는 탈북자유민을 총괄하는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재영조선인협회, 조선민주화 방송, 조선을 향한 기도모임 등 유럽의 탈북자 단체는 지난 달 18일 저녁 총연합회 궐기 대회를 열고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영국의회 친선협회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하는 북한 최태복의장의 행보에 맞춰 북한 인권 시위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에 거주하는 탈북자유민들은 28일 영국 웨스터민스터 국회 의사당 앞에서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민군 초기복무 운전수로 근무하다 2004년 북한을 탈출한 최중화씨는 이날 시위에서 아무리 어려운 아프리카에서도 말할 수 있는 자유와, 시위결사의 자유, 보고 들을 수 있는 자유가 있는데 북한은 1% 의 자유조차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중화 : 북한을 떠나서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아무리 어려운 아프리카 나라들과도 비교해 봤을 때 가장 북한이 심각한 것은 인권을 착취당하고 1% 자유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사람이 먹고 사는 식량문제 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유가 있고 인권이 침해를 당하지 않고 모든 사회가 민주주의 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먹는 문제도 다 해결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는 인권이 가장 침해를 당하는 것 같아요.

탈북 자유민들은 또 "국제사회가 인도적으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도 이 식량은 김정일 독재정권의 수명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와 영국 국회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식량공급을 투명하게 할 것을 요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박주일 회장은 북한 관련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인권 문제라며 앞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일: 북한 인권 문제가 가장 중요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억압 속에서, 또 인권 탄압 속에서 지금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아가는 상황입니다.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북한 인권 문제고,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회 될 때 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생각입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탈북자유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정일 체제가 존재하는 한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은 기대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제사회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도 핵심계층을 비롯한 고위층과 군대에게만 돌아가지 일반주민은 혜택을 받을 수가 없고 설사 받는다고 해도 장마당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밖에 없다고 격분을 토로 했습니다.

시위참가자들: 김정남이도 탈북을 해가지고 몇 년 됐는데 김정일부터 수용소에 보내야 된다구요...그리고 3대를 걸쳐 나라를 팔아먹는데 중국에다 제발 나라를 팔아 먹지 말라고 민족의 역적이라고 그것은... 북한에서 탈북자들을 역적으로 취급하는데 자기 아들도 역적 취급을 해야 되지 않냐고......백성 굶겨 죽이고 남의 나라에서 구걸하는 주제에 무슨 핵 문제요 뭐요 하면서... 저들이 다 먹지요. 백성들은 다 허리꼬부라 지고 갈비만 남아 있는데.. 쌀을 주지 말아야 되요 우리 북한에 있을 때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어요. 남한 쌀이고 미국 쌀이고 먹어보지 못했어요. 시장에 가야만 살 수 있고 ..저희들이 공짜로 가지고 온 쌀을 다 시장에 내보내 가지구 백성들이 사먹게 만들고 그래요. 고위급들이 배만 불리고 백성들은 기아에 허덕이며 삽니다.

이날 탈북자유민들은 피켓, 즉 손 팻말을 들고 북한 내 인권개선과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대남 군사도발 그리고 핵개발 중단 또 북한 군대의 군사복무 기간 단축 등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이 담긴 유인물을 현지인들에게 나눠주며 두 시간 여 가량 시위를 벌인 탈북자유민들은 최태복 의장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명의로 된 서한을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현지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30일 하원에서 열린 북한-영국 의원 회의 행사에 참석해 영국 의원 10여명과 북한 인권문제 개선을 요구해온 국제기독교단체인 CSW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레그 핸즈 하원의원과 함께 최 의장에게 명부를 건넸습니다.

이날 탈북자유민을 대표하여 이 행사에 참가한 김주일 사무국장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정치범 수용소"라면서 "최소한 명부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생사 여부라도 알려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태복 의장은 당황한 듯 "이 곳은 영국과 조선의 교류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이지 공화국을 나온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얼굴을 붉혔으며 영국의 북한대사 자성남은 회담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최태복: 우리는 그 탈북자 무슨 협회, 탈북자협회 뭐 하는거 우리는 그거 인정 안 합니다. 나는 여기 탈북자 무슨 조직에서 온 사람을 만날 생각이 없거니와 거기에 대한 의견서를 내가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많이 압니다. 이미 여러 번 봤어요. 이미 여러 번 들었어요. 인권에 대해 만일 논의 하려면 인권에 대한 우리에 견해가 확고 합니다. 인권에 대한 우리 이론적인 이론이 있고, 견해가 있고 그걸 오손도손 논의 하자면 그것에 대해서 나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인권에 대한 우리에 대한 견해는 듣지 않고 우리가 인권을 유린한다는 말만 하면 우리는 접수 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의 데비드 알톤 상원의원은 이 회담에 탈북자유민 대표를 참석시킨 이유는 이 자리 자체가 의사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서 마련된 자리인 만큼 각자의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이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지만 최의장과 자성남 북한대사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이 건넨 요덕정치범관리소 254명의 명단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탈북시도(64명), 간첩행위.반체재행위.국가기밀누설(60명), 당 권위 훼손.반정부 음모(47명), 연대적 책임제(29명), 체제 비난(25명) 등의 죄명으로 수감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명부는 그 동안 제네바 북한대표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일본 조선인총연합회 본부 등에 전달됐으나 북한 최고위급 인사에게 직접 건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런던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