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탈북민들, 브렉시트 영향 아직 못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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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이 지난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 뒤 경제혼란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영국 내 탈북민들은 별 어려움이나 불편을 못 느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탈북민들의 반응을 영국 런던에서 김동국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에서 '예술 선전대' 대장을 하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박성철씨는 '브렉시트 이후 살기가 힘들어지지 않았나요?'라고 묻는 질문에 TV에서나, 신문에서도 그런 뉴스들이 많아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박성철: 아니 나는 뭐... 처음에 투표 해야 할대 나는 사실 탈퇴하면 안된다고 투표했거든요. 그때 나는 반대하고 투표하고 왔는데 보니까 그 후에 탈퇴된 다음에 경제적으로 영국에 나타나는 그런게 특별하게 있는거 같지 않아가지고... 나는 브렉시트 탈퇴가 영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라든지, 이런걸 아직까지 나는 크게 못 느껴봤어요.

영국 탈북민 단체인 '재영 조선인 협회' 관계자도 브렉시트 영향에 대해 묻는 RFA자유아시아 방송 기자의 질문에 "향후에는 브렉시트 현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전혀 피부로 느낄 수가 없다"며 "심지어 한국의 물가보다 영국의 물가가 낮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유럽에서는 흔히 물가 기준을 햄버거 즉 맥도날드 기준인 빅맥지수로 정한다며 그빅맥지수로 한국의 물가를 본다면 한국의 햄버거 가격은 보통 1만2천원, 영국 돈으로 8파운드 정도 하지만 영국에서는 소고기 버거 하나의 가격이 3~4파운드 한다고 현지사정을 알렸습니다.

또한 쌀 가격으로 이야기 하면 한국 마트에서 20kg 쌀 한포대가 보통 한국돈으로 7~8만원, 영국돈으로 54파운드 정도 하지만 수입으로 인해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 런던 코리아 타운 뉴몰든의 경우 20kg 쌀 한 포대가 26~30파운드 정도로 절반이라며 물가로 치면 영국보다 한국이 더 비싸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택 임대사정도 비슷합니다. 지난 15일부동산정보업체인 '컨트리사이드'가 발표한 런던 주택 임대료는 지난 7월 전년동기보다 0.5% 하락했습니다. 임대료가 전년대비로 하락한 것은 2010년 11월 이래 처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대부분 임대를 맡아 살고 있는 탈북민들은 런던의 임대로가 하락하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아직까지는 임대료 하락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아서 그런지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북한 청진시에서 '달리기' 장사를 하다 2011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지미영씨는 현재 임대주택에서 삽니다.

미영씨는 브렉시트 이후 자신도 집을 옮겨 이사를 가야 할 사정이어서 지금 새로운 임대주택을 탐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동산 업체들에서는 브렉시트 결정 이전의 임대료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저렴한 임대주택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미영: 아니요, 그냥 그대로구요, 제가 생각하건대는 예전대로... 저는 느껴 안진다구요. 그게...

또한 런던의 주택 매매가격도 급락 세를 보였는데요, 부동산중개 웹사이트 '라이트무브'는 8월 한달 런던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달대비 2.7%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런던 코리안 타운 뉴몰든에서도 브렉시트 결정 이전 보다 집 값이 5만 파운드 하락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돌아 집을 구매한 탈북민들은 손해 보는 게 아닌가 하고 전전긍긍해 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관적인 경제관련 지표들만 나올 뿐이지 시장에는 그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런던 현지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의 전언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