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생일 강조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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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은 북한의 최고 통치자 김정은의 생입니다. 하지만 올해 김정은의 생일은 유난히 조용 하다고 한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의하면 김일성, 김정일 등 최고지도자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기념해온 북한이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생일을 맞았지만 별다른 기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관영 매체들도 김정은 생일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의 생일과 관련된 글이나 기사를 전혀 싣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이나 평양방송 등 텔레비전과 라디오 매체들, 그리고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김정은 생일'을 전혀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현상을 놓고 영국거주 탈북민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하고 기념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평안남도의 특별시에서 최고급 기능 설계사로 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장성우씨는 북한의 최고 통치자 김정은의 생일을 기념하지 않는 현상을 놓고 백두혈통의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장씨는 북한의 수령우상화는 백두혈통과 밀접한 연관 속에서 역대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백두혈통이 아닌 김정은을 억지로 백두혈통에 짜맞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주민들도 백두혈통의 비주류인 김정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인지한 북한권력층이 김정은의 생일을 강조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장성우: 아니, 그냥 뒤에서 웅성거리겠죠. 백두혈통 아니 그게… 연한이 급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다 알려졌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이도 어린 사람이 무슨 생일이요 그런 소리 하고 있겠죠.

북한은 김일성의 생일 4월 15일을 태양 절로 매 해마다 기념해 왔으며, 김정일의 생일은 그의 나이가 마흔 살이 되던 1982년에 공휴일로 선포하고 김일성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에 2월16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 로 공표했습니다. 그러나 현 통치자 김정은의 경우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되고 2012년부터 북한의 최고권력을 승계했지만 생일은 작년에야 처음으로 가볍게 소개하는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작년 1월 9일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원수님의 탄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8일 농구경기를 조직했다"고 밝힌 것이 전부 입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북한이 김정일 '3년 상'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생일을 조용히 보내는 것은 최고 통치자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북한 최고의 정치대학을 졸업한 탈북민의 주장도 있었습니다.

탈북민: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 게 우선 김정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아직까지 자기 생일만 인민들이 추대한다고 했을 때 자기가 그 추대를 받기에는 너무 부담감도 있기 때문에 공식화 하지 않은데 이유가 있다고보고…

일부 북한 전문가들도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생일을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과 같은 '반열'에 올려 개인숭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북한으로써는 아직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정은 체제가 집권 4년을 맞았지만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개인숭배보다는 백두혈통을 내세우며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부각 하는데 오히려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내다봤으며 4∼5년 정도 지나야 김정은 생일을 명절로 지정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