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음력 설이 23일로 성큼 다가옵니다 .
서양에서는 음력 설의 의미가 없지만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음력 설을 양력 1월 1일 보다 더 크게 쇠는 풍습이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은 음력 설 휴무를 10일 내지 14일 로 지정할 정도로 크게 의미를 두는데요, 한국 역시 삼일 간 쉬면서 고향을 찾는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고속도로마다 설을 쇠려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량 행렬로 일파 만파를 이루고 대형 마트, 상점 들과 재래시장에는 차례 상과 설 음식을 장만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입니다. 이러한 한국 음력 설 분위기와 북한의 음력 설 분위기가 사뭇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2008년에 북한을 탈출해 2010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김동성 씨는 북한에서 있을 때 음력 설을 쇤 기억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김동성: 북한에서 음력설을 쇠 본 기억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하루 정도 그냥 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설날의 의미는 양력 설 밖에 없습니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 '봉건사상잔재요소'로 규정돼 사라졌던 음력 설이 지난 1988년에 민족명절로 부활되기는 했지만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설의 의미로 받아 들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력 1월 1일이 공식적인 설로 선포된 1946년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60여 년 간 양력 설만을 쇠 왔기 때문에 음력 설을 `진짜 설`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휴일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탈북자유민들은 말합니다.
북한에서 탄광 채탄 공으로 있다 2007년에 런던에 정착한 설지순씨는 음력 설이라면 휴일이라고 생각했지 명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설지순: 영국에 있는 한인 사람들은 보니까 양력 설은 크게 안 쇠고 음력 설을 크게 쇠더라고요. 북한사람들은 음력 설을 하루 정도 휴일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일제에게 국권을 강탈당한 우리나라는 1910년 조선총독부가 '생활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음력 설 대신 양력 설 사용을 강요 당 했습니다.
한국도 음력 설이 진정한 민족 대명 절로 자리 잡은 것은 불과 20년전 일이라고 합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음력 설은 양력 설과 설에 의미가 겹쳐 이중으로 새해를 맞는 풍습으로 간주돼 홀대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진정한 민족의 대 명절로 자리 잡아 연중 제일 큰 명절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김국화 씨는 비록 영국에서 음력 설의 의미는 없지만 민족전통의 풍습에 따라 이번 음력 설을 다른 탈북자유민들과 함께 크게 쇤다고 합니다.
설이면 떡국을 먹는 한국과 달리 북한식대로 송편과 찰떡을 만들어 코리아타운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한국교민들과 서로 바꾸어 먹는 행사도 계획 하고 있다면서 2012년 음력 설은 남과 북, 한민족이 함께 보낼 수가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자랑합니다.
김국화: 북한에서는 음력설을 크게 쇠지 않지만 여기 와서 보니까 한국사람들이 음력설을 큰 명절로 생각하고 쇠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들도 저희 나름대로 북한음식을 해가지고 한인들과 같이 어울려서 맛있게 먹으면서 음력설을 즐겁게 쇠려고 해요.
가난하고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여 덕담을 나눴던 그 때 우리 내 설 풍경을 그리며 통일된 그날 하루 빨리 고향에 돌아가 가족, 친지들과 함께 음력 설을 쇠 보리라 다짐하는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의 희망은 내일도 계속됩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