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 북한 외교관들, 충성심보다 돈벌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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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외교관 직업은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최고의 인기 직업입니다.

때문에 중앙당 일군들을 비롯한 상류층 간부 자녀들에게만 주어지고 일반 주민들은 꿈도 못 꾸는 직업입니다.

북한에서 외교일군이 되려면 우선 출신성분과 사회성분이 좋아야 하고 부모들이나 친척들 중 든든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핵심 권력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외국에 한번 나가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고 하늘에 별 따기기에 한번 잡은 '비행기 꼬리'는 전 재산을 투자해서라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현실입니다.

북한 외교관들에게 최고 목표는 '평생 3탕'입니다.

평생3탕은 대사관이나 대표부에 3번 파견되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요, 이런 기회를 잡은 사람을 '최 우등 졸업생'이라고 부릅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북한 외교관들은 외국에만 나가면 돈 버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은 북한에서 강조하는 충성심은 뒤로한 채 카부츠 즉 중고 재래시장에 나가 중고물건을 구입해 손을 본 후 되파는 식의 방법으로 개별적으로 돈벌이를 하는가 하면, 오스트리아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은 중국에서 불법으로 담배를 들여와 장사를 해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인도 뉴데릴에 있는 북한 대사관은 차량밀수와 탈세혐의로 인도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치외법권지대인 점을 이용해 대사관 건물을 불법 카지노로 변경해 슬롯머신 30대, 룰렛 테이블 4대, 포커와 블랙잭테이블 5개를 갖추고 불법 도박 영업을 해 오다 적발돼 러시아 당국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2003년에 유럽에 위치한 한 북한 대사관을 탈출해 현재 북유럽에 정착해 살고 있는 가명의 심순옥씨는 북한 외교관들은 북한정권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데 신경을 쓴다기 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해 있다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고 모으는 것이 북한 외교관들의 목표라고 전 했습니다.

심 씨는 이어 북한대사관 안에도 당비서와 보위지도원들이 있지만 이들 역시 외교관들과 짜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돈 앞에서는 당도 수령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순옥: 당 비서하고 대사가 있지 않습니까. 돈 버는 건 벌어오라고 하는데 당비서가 여권을 줘야 간단 말입니다. 당비서라는 건 여권을 딱 쥐고 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당비서라는 건 무슨 당비서예요. 당비서라는 건 여권을 쥐고 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외교관들은 한번 갔다 와야 벌지 않나 내가 갔다 와서 얼마 줄께 달라… (여권을 안주는 이유는) 돈 벌면 나눠가지자는 얘기란 말이예요. 돈이 우선이지 무슨….,

북한 외교관들이 소환되어 북한으로 돌아가면 돈을 갖다 받치는 곳은 보통 3곳이라고 합니다.

외무성 간부 처와 외무성 국장, 그리고 중앙당 해외 파견 원 등, 이러한 곳에는 필히 돈을 갖다 바쳐야 만이 외교관으로써 명줄을 이을 수 있고, 또 평생소원인 3탕의 기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심순옥: 북한의 외무성이 간부처가 먹어야 되고 간부처가 도와줬으니까 돈을 갖다 바쳐야 된단 말입니다. 또 국장한테 바쳐야 되고 또 중앙당에 파견하는 파견원 에게 바쳐야 되고 … 그리고 돈을 벌어야 바치지 않아요? 근데 돌아가면 어떻게 해요. 그걸 할 수 없으면 그 다음엔 본인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음 탕은 나는 희망이 안 보인다….

돈을 모으지 못하면 대사관 안에서도 바보 취급을 받기 일쑤이고, 오히려 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인다며 겸허하게 사는 외교관의 생활은 높게 평가 받기보다는 팔불출로 여겨 사람 측에 끼지도 못한다는 것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해 나 온 탈 북 외교관들의 증언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