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은 2015년 새해 들어 맞는 음력 설입니다. 한국은 음력 설을 국가최대명절 중 하나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으며 민족의 대이동으로 불리 울 만큼 직장인들이 고향을 찾는 행렬이 끊이지 않을 정도의 대 장관을 연출합니다.
반면 북한은 음력 설을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속명절로 간주하며 그냥 휴일 밖에 지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 기술지도원을 하다 2008년에 영국에 정착한 71세의 리춘복씨는 북한에서 살 때 음력 설을 기념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음력 설에 대한 기억은 영농일기를 알기 위해 음력을 계산했던 기억이 전부라고 덧붙였습니다.
리춘복: 그전에 북한에 있을 때에는 음력 설을 쇠지 않고 양력 설을 쇱니다. 어렸을 때는 모르고 내가 크면서 명절 쇠는 것이 양력 설을 쇠더라구요. 그러니까 우리도 시집와서 양력 설을 쇠였구요. 국가적인 명절이 양력 설이다고 그랬지요. 음력 설이라는 개념은 없었어요. 그런데 음력은 농촌들에서 절기를 알기 위해서 음력 설, 음력을 알고 그랬지요.
유럽인들도 음력 설을 잘 모릅니다. 다만 지금 지구촌이 하나로 교류하며 세계화 되어가면서 동양의 문화로 차이니스 해피뉴이어 (Chinese Happy new year) 즉 중국인 설 명절 정도가 전부입니다.
한반도의 문화는 대부분 중국에서 건너왔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교 권 문화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음력 설을 쇱니다.
중국에서는 음력 설을 '춘절'이라고 부르며 역사가 4천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정확한 기록이 없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음력 설의 유래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설날이 언제부터 민족의 명절로 여겨지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 때 기록에 따르면 이미 '설'이라는 말을 널리 쓰고 있었고 고려시대에는 9대 명절 중 하나로, 조선시대에는 4대명절중 하나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1946년 2월에 김일성에 의해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발족이 되면서 반제반봉건 투쟁 연장선상에서 '민주개혁'의 발표를 통해 음력 설을 폐지하고 신정을 기념하도록 공표했습니다. 또한 1967년 5월에 다시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봉건사상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라는 지시를 내려 일부 가정들에서 차례제사로 기념해 오던 음력 설과 추석의 풍습까지 철저하게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다 1988년에 '민속풍습과 민속놀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려 1989년부터는 음력 설을 그냥 공휴일로만 지정 했습니다.
한국은 1895년 을미년에 고종이 '역법을 개정하여 태양력을 사용하고, 개국 504년 11월 17일을 개국 505년 1월 1일로 삼으라'는 조칙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역사상 처음으로 태음력이 아닌 태양력 달력을 사용하게 되였고 양력 1월1일을 설로 기념하게 되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를 일본이 강요한 문화라고 분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양세은: 저도 역사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나요. 유래까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고종시대 때 이 이슈 말고도 굉장히 일제문화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저희 전통문화들이 많이 훼손이 되였잖아요? 그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아직도 설날은 복잡하긴 하지만 음력 설을 다시 지키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해방 후 양력 설을 기념해 오던 한국도 음력 설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민족의 옛 풍습을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1985년부터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음력 설을 하루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음력 설이 3일 공휴일로 확대하면서, 1989년부터 음력 설을 '설날'이라는 이름의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따라서 1990년대 이후 음력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가정이 설을 쇠였고, 양력으로 설을 쇠는 가정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현재는 음력 설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북한의 역사는 해방 이후 다르게 흘려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같은 역사와 하나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온 한민족인 것만큼 음력 설 같은 전통명절들은 남북한 공동으로 함께 기념 하고 계승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한결 같은 주장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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