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왕자 결혼식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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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 생활 얘기를 전해드리는 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런던에서 김동국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29일 이른바 '세기의 결혼식'으로 주목받아 왔던 영국 월리엄 왕자 결혼식이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열렸습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월리엄 왕자의 결혼식이 국제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한 나라의 왕자의 결혼식 때문에 아니라 그가 아내로 맞이하는 신부 때문에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월리암 왕자와 결혼한 신부 케이트 미들턴은 평민출신입니다. 아직 귀족이 존재하고 있는 영국사회에서 그들의 신분에 맞게 신부를 맞이하는 것은 전통적인 관례이지만 이번에 결혼식을 올리는 월리엄 왕자는 왕실의 권위적인 전통을 깨고 평민 출신과 결혼해 더 국제 사회의 화제입니다. 영국에 사는 탈북자유민들도 이번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강원도 세포군에서 군부대 로무자 세포비서로 근무하다 2005년 북한을 탈출해 2008년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정동철 씨는 월리엄 왕자의 결혼식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며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황홀할 줄 알았던 왕자의 결혼식이 생각보다 많이 검소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북한의 왕자들의 결혼식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 지지만 만약 북한에서 행사를 한다면 전 국민이 동원되어 고역을 치려야 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동철: 내 평생 영국와서 왕자결혼식은 처음 봤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검소하더라구요. 북한에 만화책이나 가끔 영화에 나오는 왕자들은 으리으리한 결혼식을 하던데 월리엄 왕자는 그렇치 않더라구요, 그리고 또 신부로 맞이하는 여성이 평민출신이 돼서 더 놀랐습니다. 이번 결혼식에 북한 대사 자성남을 비롯한 이란과 짐바브웨 등 세계에서 악명 높은 독재국가의 대표들도 참가 했다는데 아마 놀랐을것입니다. 자기네가 결혼식을 한다면 인민들의 피땀을 빨아가며 으리으리하게 할텐데 자기네 생각과 틀려 놀랬을것입니다. 북한의 왕자들인 김정일, 김정남, 김정철, 김정은의 결혼식들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 일반주민들은 알수도 없고 만약 공개적으로 한다면 많은 인민들을 강제로 동원할것입니다. 그게 북한입니다.

영국왕실의 전통에 따르면 왕실의 신혼부부는 결혼식 다음날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런데 결혼식 다음날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되어있던 신혼부부의 신혼여행이 갑자기 연기 되었는데요 일부 언론은 추측성 보도로 이는 알카에다 지도자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언론들은 공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부중인 윌리엄 왕자가 훈련에 참여하는 복무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신혼여행을 연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04년에 북한을 나온 30살의 가명의 김상준 씨는 월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일반인들이 많이 참가한 모습을 보았는데 참여객 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결혼식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김상준: 이 나라하고 이 나라 왕자들이 어떻게 결혼식을 하는가 하는 것도 보고 북한의 결혼식 차이도 느껴 보려구… 그리고 영국 국민들이 보겠다고 3일 전부터 텐트치고 앉아 가지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북한은 있을 수 가 없죠. 4월 15일 행사, 9.9절, 10.10일 행사, 큰 명절 같은데 행사 다 하는 거죠, 다 강박적으로 나오라고 해가지고 나오라, 나오라 안 나오면 벌 준다 협박하니까 그냥 다 나와 가지고 하는 거죠. 조직적으로 윗 간부들이,하자고 하니까 하는 거죠.

영국 전통에 따르면 신부의 부모는 결혼 전날 밤 묵을 호텔 비용과 신부 드레스, 시녀의 복장과 신혼여행비용 등 모두 신부 측이 책임져야 하는데요 이런 풍습은 북한의 결혼 관습과 비슷하다고 탈북자유민들은 전했습니다.

런던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