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영국의 탈북자유민 단체인 '재영 조선인 협회'가 창립 다섯돌 행사를 가졌습니다. 유럽 최대 코리아 타운인 뉴몰든에 있는비버리 파크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많은 탈북자유민들과 한국교민들, 현지 영국시민들이 함께해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재영 조선인 협회'는 다채로운 체육경기행사 와 볼거리를 제공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특히 고향의 맛을 살려 선보인 북한음식들은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북한음식을 만드느라 밤새껏 고생한 부녀회원들은 그래도 이런 행사들이 있어 우리의 음식솜씨들을 선 보일 수 있어 좋았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나누며 함께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부녀회원: 어젯밤에 음식들을 만드느라 피곤했어요. 하지만 맛있는 음식들을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으니까 참 좋았구요, 또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였어요.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북한음식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닌가 싶어요.
협회의 친목과 단합을 보여주는 축구경기와, 밧줄 당기기 경기, 윶놀이 경기들은 특등 인기 종목이었으며, 다리 묶고 달리기와 병 끼고 달리기는 북한사람만이 선 보일 수 있는 특유의 북한 체육문화였습니다.
2006년에 탈북해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서인해 씨는 오랜 만에 모든 근심을 털어놓고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논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모습이 든든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서인애: 북한에서는 꽉 조직적으로 째인 경기이잖아요? 모든 게 다… 그런데 우리가 해외에 와서, 영국에 와서 경기를 보면은 뭐가 자유로운, 북한 사람들의 얼굴이라든가 행동이 자유로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북한사람들끼리 드문히 한번 만나면 얼굴도 서로 볼 수 있고, 다 흩어져 각기 자기 생활을 하다 보면은 얼굴을 잊고 살 때가 많거든요. 근데 드문히 모이면 서로 그 동안 뭐했냐, 어떻게 지냈냐 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또 여러 가지로 이모저모 좋은 점들이 많아요.
창립절 체육대회에는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교민들도 참가해, 우리는 하나이며 둘이 돼서 살수 없는 한 민족임을 해외에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경기 상품들과 추첨상품들로 풍성한 한 마당을 이룬 이날 창립절 행사는 축구경기로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체한 재영 조선인 협회 측은 영국 땅에 2008년에 협회가 첫 세워진 이후 많은 성과들을 거두었다며 제일 주목할 성과는 영국정부로부터 당당히 인정을 받아 재작년에 체리티 법인 (charity corporation) 즉 자선법인으로 등록을 마친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재영 조선인 협회' 2대 사무국장 최중화씨는 협회가 공식적인 법인 허가를 받은 후 모든 활동은 다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활동이 되였다며 그러다 보니 탈북자유민들의 참여도도 한층 더 높아 졌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최중화: 영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탈북자들의 협회를 창립해서 5주년을 맞게 되였는데, 그 동안 협회가 해온 일 중에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협회가 체리티 등록이 되어 있고 또 협회 활동을 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정신적, 마음적 성장이 크게 변화를 일으켜 왔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여자 업고 달리기' 경기로 배가 아프도록 한바탕 웃어본 참가자들은 이어진 음식 나눔 행사로 이날 창립 절을 마감했습니다.
런던에서 RFA 자유 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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