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카부츠 시장에서 북한 장마당을 투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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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는 유럽의 중세와 근대의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시장 중에 카 부츠라는 곳이 있습니다.대부분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마다 열리는 카부츠는 영국식단어이며 1970년 초에 영국인 천주교신부인 해리클락이 캐나다 휴가 중에 본 비슷한 행사를 영국에 소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카부츠의 의미는 자가용 승용차에 물건을 싣고 와 트렁크를 연 채로 판다는 의미에서 유래 되였습니다. 재래시장이나 전통시장이라 고하면 북한에도 장마당이라는 곳이 있습니다만 하루하루의 생계를 위해 피 터지는 삶의 전쟁을 치르는 북한 장마당과 쓰던 물건 중에 필요 없는 것들만 차에 싣고 나와 시장에 쫙 깔아놓고 파는 영국 카 부츠는 너무나도 대조적입니다.

일반시중에서 팔리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해 사람들의 인기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지만 무엇보다 중세와 근대의 오래되고 역사가 깊은 전통물건들도 많이 나와20세기 유럽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렇게 영국에서 시작된 카 부츠 시장의 매력은 이제 전세계인들의 큰 관심사가 되였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자유민들 속에게도 카 부츠는 당연 최고의 인기시장입니다.

시장을 구경하는 맛과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구입하는 재미도 크지만 탈북 자유민들이 직접 방구석에 안 쓰고 굴러다니는 물건들을 싣고파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고 이야기합니다.

2009년에 북한을 탈출해 2011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박미옥씨는 북한에서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카 부츠라며 살기 위해 존재하는 북한 장마당과 남는 것을 나누기 위해 사고 팔고 하는 이런 카 부츠는 북한에선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미옥: 북한에 시장은 많지만 시장에서 무엇을 나눈다는 보다도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시장이죠. 처음에 영국시장에 갔을 내가 살던 북한의 사장과는 많이 틀렸어요. 여기서는 가정에서 쓰지 않는 작은 물건이라도 나눌 있는 나눔의 시장 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국의 카 부츠 시장을 본 따 한국 서울에서도 카 부츠 시장이 열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국신문들이 지난 5월 19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120여명의 가족이 참가해 5시간 동 안 장을 열었고, 참가비로 책 한 권을 기증하고 수익의 10%를 기부하는 ‘착한’ 장마당으로 기부금 전액은 네팔의 어린이도서관 건립을 위해 쓰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런던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 에게도 영국의 카부츠 시장은 인기입니다. 북한정부에서 이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 월급으로 해외주재생활을 연명해가기란 참으로 쉽지 않는데요, 그래도 영국 현지에 저렴한 카부츠 시장이 존재하고 있어 이를 비교적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또한 북한으로 귀국할 때도 여기서 구입한 물품들을 많이 사가지고 갑니다.

탈북 자유민 박미옥씨는 런던 코리안 타운에서 20분 거리에 떨어진 길포드 카 부츠 시장에 가면 북한 외교관들과 자주 마주친다고 이야기합니다.평양 말씨를 쓰면서 상품을 흥정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장을 자본주의 오물이라고 앵무새처럼 외치던 저들의 진짜 모습에 새삼스럽게 놀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박미옥: 북한에서는 자본주의 시장을 오물로 취급한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었습니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자본주의 시장이 나쁘다는 교육을 많이 시켰어요. 그런데 영국에 와서 보니 자본주의의 오물이라는 인식을 주었던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시장에 오던데 그들은 무엇을 구입하려고 중고 시장에 와서 메는지 정말 의문스럽습니다.

카 부츠 상인들은 아침 7시부터 시작하여 오후 1시 무렵에는 슬슬 물건을 정리하고 유유히 장터를 떠나갑니다. 정말 여유 있는 풍경이죠. 주말을 이용하여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내다파는 여유 있는 영국의 카부츠 시장처럼 북한장마당의 모습도 언제 가는 목숨 줄을 이어가는 생명 장이 아니라 삶과 문화를 나누는 생활의 여유 있는 장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고 영국 탈북자유민들은 말합니다.

런던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