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사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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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난민의 날입니다.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2000년 유엔총회특별 결의안을 통해 정한 날인데요, 이에 따라 다음 해인 2001년부터 매년 6월 20일을 전 세계가 '세계 난민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날을 맞아 지난 21일 영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국민연' 즉 '국제 탈북민 연대' 회원단체 소속의 영국 거주 탈북민들은 영국 문화원(British Council) 옆에서 북한 인권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국민연' 관계자는 현재 영국 문화원 안에서 북한 사진전이 펼쳐 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영국 사람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겠다, 특히 유럽을 비롯해 해외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되였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관계자: 영국 문화원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 인권사진전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북한의 실상을 외국인들에게 잘못 전달할 우려가 있어 저희가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되였습니다.

1934년에 설립된 영국 문화원(British Council)은 영국의 비영리 단체로, 영국 정부에 의해 설립된 공적인 국제 문화 교류 기관이며 각국의 영어 보급과 영국과 외국 간 교육 •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본부가 있고 세계 100여 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도 영어 교육을 서비스 지원하고 있는 영국 문화원 본부 입구로비에 지금 '북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상의 북한인권 또는 북한고발 내용의 사진전이 아니라 일종의 북한 선전 사진들이 걸려있습니다. 그래서 문화원을 찾는 현지인들에게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북한이 그렇게 '사람 못살 생지옥은 아니구나'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 '국민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국민연' 관계자는 영국 문화원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 사진전에 대해 '북한을 아름다운 농촌마을쯤으로 묘사하고 평양은 제법 그럴싸한 도시로 꾸며 놓아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착각하기 쉬운 사진들만 전시되어 있었다, 일부 대도시들의 사람 사는 모습의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었지만 모두 환하게 웃는 인물 사진들이어서 언뜻 보기에는 북한 사람들도 낡고 남루 해 보여도 불행함이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하고 착각하기 쉬웠다'고 평가했습니다.

관계자: 사진을 찍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최대한 진실을 담으려고 노력은 했겠지만 워낙 북한 사회가 폐쇄되어 있고 통제지역이 많다 보니 북한의 실상을 잘 전달 할 수가 없단 말이죠.

이번 북한 인권 사진 전시회는 기존의 전시회와 달리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상만 전시된 것이 아니라 북한 해외 노동자 인권유린 실태, 일반 주민들의 평범한 삶을 다룬 사진들도 30여 점 전시되었습니다. 또한 사진들 아래에는 외국인들이 사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된 설명 글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었고 영어로 된 해당 관련 책자와 인쇄물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영국 거주 탈북민들이 영국 문화원 옆에서 '북한 인권 사진전'을 개최하자 영국 문화원 관계자들은 매우 난처한 듯 전시회 내내 행사장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는 관계자 두 분이 나와 전시된 사진들을 일일이 흩어 보고는 '국제 탈북민 연대'에서 준비해 간 인쇄물과 책자들을 요청해 가지고 갔습니다.

전시회가 진행되었던 자리는 영국 문화원 바로 옆이고 그 앞에는 영국 여왕이 살고 있는 버킹엄 궁전으로 가는 후문이 있어 많은 현지인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탈북민들이 행사를 진행하던 날은 토요일이라 특별히 많은 영국인들과 관광객들이 그곳을 지나갔습니다. 그들은 지나던 발걸음을 멈추고 북한인권관련 사진들을 한동안 보고는 탈북민들의 활동에 지지를 보낸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 영국시민은 '너희는 프리듬, 즉 자유와 인권을 원하느냐, 그런 날이 곧 올 것이다. 힘을 잃지 말고 끝까지 독재와 싸우라'라고 탈북민들의 두 손을 꼭 잡고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경제적 수준이나 현실은 녹녹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각자 직장에서 잠시 나와 이번 행사에 동참하고 다시 돌아가는 모습도 보여 북한인권개선에 대한 탈북민들의 열정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