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북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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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들에게 있어 김일성은 영원한 태양, 영생하는 수령입니다.

독재자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성이 사망하자 '위대한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며 북한헌법을 사회주의 헌법이 아닌 김일성 헌법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1998년 9월에 북한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 북한헌법을 수정하면서김일성은 북한의 영원한 주석이라고 법문화 시켰습니다.

또한 전국 각지에 김일성의 '영생탑'을 세운다며 나라의 외화를 마구 탕진했습니다.

북한에서 금성정치대학을 졸업하고 중앙당 주요 기관에서 일하다 2014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김명희씨는 1994년 7월 8일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며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는 생각도 하기 싫은 끔찍한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은 북한에 있을 때 김일성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신' 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죽었다는 급보를 접했을 때에는 오만 가지 생각으로 큰 충격에 싸였다며 하지만 김일성의 사망도 충격이었지만 그 이후로 진행된 애도기간과 '영원한 수령 만들기' 놀이는 먹을 것도 변변히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는 더 큰 고통의 나날 들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명희: 애도기간이 보름 정도 갔죠. 평양은 거의 한달 갔던 거 같아요. 저는 그때 당시 평양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 강당에서 바로 비보를 들었을 때 비탄하는 마음이랄까, 갑자기 놀라는 마음이 있었고 나중에 그 무더위 속에 한복 저고리, 까만 저고리를 입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너무 더웠고 힘들었고, 또 절대 웃을 수도 없었고, 항상 기쁘고 행복해도 어디 가서 표현할 수가 없었고, 길거리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걸어가도 웃을 수가 없었잖아요. 청소 가고, 꽃다발 찾아오고, 꽃바구니 찾아오고, 저는 그런걸 했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힘들었어요.

북한은 김일성의 사망 21주기가 되는 올해 7월 8일 추모행사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체제 고수와 북한의 현 통치자 김정은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 맹세에는 계속 주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추모 사설에서 "원수님(김정은)의 말씀과 당의 결정지시를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특히 간부들이 김정은의 사상과 영도를 앞장에서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주장에 일부 북한전문가들은 최근 간부들이 어린 김정은의 지시에 불복하는 이유로 숙청 또는 처형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반영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비치기도 했습니다.

탈북민들도 북한의 현 내부사정이 매우 불안하다는 소식을 북한내부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선전, 선동대 대장으로 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박성철씨는 최근 북한내의 지인과 통화한 내용을 전하면서 김정은의 무분별한 간부숙청 공포정치가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면서 일반주민들 조차도 '이러다 나라가 곧 망할 것'이라는 말들을 공공연히 할 정도로 국가통치가 많이 약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김일성의 추모 분위기를 예전같이 내지 못하는 이유가 김정은의 국가통치력이 그만큼 많이 약해져 있다는 증빙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박성철: 지금 김정은이는 나이가 어리지, 그 다음에 후계수업도 없었지 하니까 공포정치를 하는데, 정치적 능력이 좀 된다고 하면은 그래도 그렇게 공포정치를 쓰지 않고서라도 어떻게 느슨하게 해서 자기 백성들 한 테 신임을 얻고 그러겠는데…… 김정은이 들어와서는 그게 아니잖아. 자기가 정치적 능력이 떨어지니까 자기도 자기를 믿지 못하는 거지. 내가 어느 순간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어째든 내 생각엔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추모 사설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매일과 같이 '핵 위협'과 '인권문제' 를 떠 벌이면서 공화국의 최고존엄까지 함부로 헐뜯고 우리의 체제를 붕괴 시켜보려고 피를 물고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TV도 7월 8일 이례적으로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시작했고, 북한 간부들은 조선중앙방송 등에 출연해 "김일성 민족의 후손답게 원수님(김정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겠다"고 다짐하는 모양새를 연출했지만 북한내부 실상은 충성심으로부터 많이 멀어져 있다는 것이 2015년 북한의 김일성 사망 추모분위기 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