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씨 동생 “우리 형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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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에 유인 납치되었다 기적적으로 재탈북에 성공했던 김광호씨 가족이 중국 연길 공안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김광호씨 동생, 김주철씨가 형의 가족을 살려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월24일, 북한 당국은 유인납치한 김광호씨 가족과 고경희씨가 남한 사회에 혐오를 느끼고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다고 허위로 진술하도록 강요한 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기자 회견 후 지방으로 이주된 뒤, 억류되어 감시 속에 있었으며, 한국에서 먹던 삼겹살과 삼계탕 이야기를 했다고 북한 보위부에 구금되었다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도저히 숨막히는 북한사회에서 살래야 살수 없었던 김광호씨 부부는 1살 배기 어린 딸과 처음 탈북을 시도하는 처남, 처제와 함께 재탈북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중국에서 숨어 지내다 14일 중국당국에 체포되어 중국 변방대 감옥에 억류되었다고 16일 한국의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탈북 난민 인권 연합' 김용화 회장이 밝혔습니다.

이 소식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점점 퍼져 나가자 김광호씨 동생 김주철씨가 형 가족의 구명운동을 펼치고 나섰습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김씨는 후에 형이 탈북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자신이 북한에서 탈북 한 이후 한번도 만나 본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형의 소식은 뉴스를 통해 간간히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형이 북한에 재입북했다는 소식과 함께 조선중앙TV기자회견 영상을 접했을 때에는 솔직히 사람들의 눈총을 의식해 괜히 마음을 졸였는데 재입북이 형의 진심이 아니고 북한 당국의 납치와 강요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밝혀져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형의 가족이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만큼 돌아가면 무조건 죽을 수 밖에 없다며 국제사회가 나서 형의 가족을 구원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김주철: 김광호씨 동생 김주철이구요, 영국의 북한난민으로 정착해 있고 형이 중국공안에 잡혀있는 이 상황을 인터넷으로 접하고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 제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동생으로써 북한으로 강제 납치된 후 조선중앙 TV에서 강제로 인터뷰를 한 것 같구요, 강제로 한 상태에서 재탈북을 했는데요, 그 상태에서 다시 북한으로 북송 된다면은 생명을 담보 할 수도 없고요, 가족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지금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나서 형과 형의 가족을 구출해 줄 것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광호씨 가족의 체포 소식을 알린 '탈북 난민 인권 연합' 김용화 회장은 재탈북에 성공한 김씨 가족이 중국에서 숨어 지내는 동안 자신과의 전화연결을 여러 차례 가졌다며 김씨는 전화 통화에서 '올해 초 조선중앙TV에 출현 했던 것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며, 기자회견 내용도 북한 보위부가 강요를 해 2개월 동안 통째로 암기를 한 것'이라고 김씨의 이야기를 대신 전했습니다.

한국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탈북민'은 법적으로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영사보호 차원에서 중국정부에 김씨가족 면담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김광호씨 가족의 정확한 체포 경위와 재입북 및 탈북 과정을 파악한 뒤 적극적인 영사보호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 회담에서 탈북자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바 있어 김씨 가족이 석방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유민 조직인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도 김광호씨 가족이 북한으로 강제 북송 될 경우 극악한 형벌을 면치 못한다며 체포된 김씨 가족이 남한으로의 무사귀환을 위해 범 국제적 석방운동을 벌려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