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앙 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5일 조선인민군 총 참모장인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 했다고 발표 했습니다.
리영호 총 참모장은 북한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을 맡아온 북한군 실세중의 실세였습니다.
또한 작년 12월 독재자 김정일 사망 시에는 현 통치자 김정은과 장성택 등과 함께 운구 차를 호위한 8인에 속하기도 했습니다.
영구차 진행 방향으로 오른쪽에는 김정은이가 가장 앞에 섰고 맞은편 군부 인사들 중에는 리영호가 선두 설 정도로 김정은 시대 들어서 크게 신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던 그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물러난 것입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런던에 사는 군 출신의 탈북자유민들은 리영호는 단순히 건강문제로 해임된것이 아니라 내부의 권력 다툼 속에서 숙청당했을 확률이 높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에서 인민군 상위로 있다 2008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정두철 씨는 과거의 북한 역사를 보면 건강이 좋지 않아 실무를 보지 못해도 큰 과오가 없으면 사망 직전까지 현재의 명예직을 그대로 유지시켜준 사례가 많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정씨는 이번 총 참모장 리영호 해임 조취는 분명히 북한권력내부에서 첨예한 권력다툼이 일고 있다는 징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두철: 건강문제가 좀 있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긴박하게 할 수도 없고 실지적으로 건강 때문에 그랬다고 하면은 그건 결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만약 치료받는 중에 몸이 안 좋아서 잠시 실무를 놓더라도 해임하거나 그렇게 까지는 북한이 몰고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그들이 가진 세력도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고위급 간부들이 다 고령이기 때문에 건강문제는 항상 따라다니는 부분이고 어떤 식으로든 권력이 이양이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세력다툼은 반드시 일어날것이고 리영호가 김정일이 죽기 직전에부터 김정은이가 등장하면서부터 조금 위세는 있었지만 뿌리는 깊지 못했던 같고 장성택이나 이런 간부들에 비해서는 역사가 깊지 못하니까 아무래도 흔들기가 가장 쉽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요.
리영호 총 참모장은 해임결정 일주일전인 지난 8일 김정일 서거 18주기를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때도 특별한 건강이상 증후가 없이 김정은 바로 왼편에 서 있었다는 게 조선중앙 텔레비젼을 감찰한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조선인민군 정치국에서 건강문제와 관련해 인사문제 즉 간부문제를 다루는 일은 별로 없었다며 15일인 일요일에 정치국 회의를 하고 다음날 새벽에 바로 공개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정치국 회의를 통해 해임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형식적인 절차만 갖췄다면서 북한주민으로써는 리영호가 운구 차 8인속에 속해있는 상징성도 있었는데 7개월 만에 바로 계급장을 떼고 해임했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 개편의 하나로 보기엔 사안이 너무 엄중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최전방 1선에서 군관으로 있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해 현재는 재 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주일씨는 총 참모장 리영호 해임 안건은 김일성 시대의 김창봉 사건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사무총장은 군의 최고 수뇌부였던 인민무력상 김창봉이 군부의 힘을 이용해 김일성 독재에 도전해 숙청을 당했듯이 군 수뇌부의 핵심 노장인 리영호가 나이 어린 김정은을 지도자로 인정 하기 어려웠을 심리적 반발심도 작용해 그것을 표현했다가 숙청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역사를 보면 과거 독재자 김정일이가 당에 들어와 당 기관을 강화하여 당의 위상을 높여 줄 때는 당 권력이 높았지만 김일성 사망 이후 어려워진 경제난으로 폭발에 가까운 민심을 다잡기 위해 선군 정치 간판을 내걸고 군을 선택했을 때에는 군의 위상이 높아 졌다며 하지만 이제는 비대해진 막강한 군 권력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현 통치자들은 생각했을 것이고 그 희생양이 리영호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정권은 조선인민군 총 참모장 리영호 전격해임 이후 이틀 만에 통치자 김정은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하는 방법으로 흔들리는 북한군 내부를 다잡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만 군복무 경력이 전혀 없는 김정은을 진정한 인민군 수뇌부로 인정하고 따를 인민군대는 과연 몇 명이 될까 하는 것이 탈 북 군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 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