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과 북 해외노동자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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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북한주민 및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비판하는 거리 사진전과 유인물 나눠주기 행사에 벨기에 시민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브뤼셀시내 시네마 갈르리 극장에서는 한국영화 '국제시장' 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이에 '재 유럽 조선인 총연합회'단체 소속 탈북민 회원들은 영화 상영회에 참석하는 현지인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극장 앞에서 '북한 주민 및 해외노동자 인권유린 실태'를 비판하는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이 단체의 장만석 회장은 한국영화 '국제시장'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비교해서 알리는데 더 없이 좋은 기회로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되였다고 밝혔습니다.

장만석: 전체로 해외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전단 지에 그분들의 생활처지라든가, 열악한 생활 환경이라든가, 임금착취라든가 이런걸 자세하게 전단 지에 적어다 행사 참가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그런 행사를 했거든요.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1970년대 중동 건설현장에 진출하여 현지 사회간접 시설 구축에 기여하고 많은 소득을 올려 스스로 중산층이 되었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반면, 40여 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해외노동자들은 카타르, 폴란드, 러시아, 중국 등 해외에서 하루 16시간 이상씩 일하며 21세기의 현대판 노예로 고통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임금의 90% 이상을 북한정권에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같은 한반도의 상황이지만 70년대 개인의 삶에 향상을 위해 파견 되였던 한국 파견노동자와 북한독재정권의 비자금을 위해 해외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북한해외 노동자들의 현실은 너무나도 대조된다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입니다.

북한 평안남도 순천에서 살다 2010년에 벨기에 정착한 가명의 김명희씨는 자신도 먹고 살기 힘들어 탈 북을 했지만 북한 내에서 살 때에는 조국의 현실이 이렇게 처참할 줄을 몰랐다며, 고향사람들은 어떤 것이 인권기준이고, 가치인지 조차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과 친구들의 암울한 상황을 내가 대신해서 나서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였다며, 북한당국이 가족들을 인질로 협박할지라도 굴하지 않게 싸우는 길은 벨기에 시민들에게 한 장이라도 북한인권유린 상황을 알리는 유인물을 더 나눠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명희: 해외노동자들을 비롯한 모든 북한 국민들의 인권문제를 전 유럽차원에서 북한정부를 압박할 수 있도록 앞으로 북한인권실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이날 한국영화 '국제시장'과 북한인권사진전을 관람한 영화 관람객들과 브뤼셀 시민들은 탈북민들이 나눠주는 북한인권관련 책자들과 유인물들을 보면서 정말로 '국제사장'에 등장하는 한국파견 노동자들의 처지와 북한해외노동자들의 처지는 상반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벨기에 NGO 관계자는 탈북난민들이 강제 북송 시 받게 되는 인권피해에 관한 여부와 탈북 과정, 그리고 북한내의 가족사항과 유럽정착 애로사항 등을 상세히 문의하고는 앞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함께 연대하여 대응하자는 제안을 해 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유럽총연'이 진행한 북한인권사진전 같은 탈북민들의 활발한 북한인권 활동은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정권도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실제로 북한정권은 '통일전선부' 산하에 있는 '우리민족끼리'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을 인질로 협박한 동영상을 배포하는가 하면,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직접 북한 인권관련 행사장에 나타나 훼방을 놓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북한인권관련 한 토론장에서는 초청되지 않은 북한대사관 직원10명이 강제로 진입해 난동을 부리는 가하면, 독일주재 북한대사관에 파견되어 나와 있는 북한 보위 부 지도원들은 영국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현지 탈북민들의 인권활동을 수시로 점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해외경험이 많은 대사관직원들이야말로 북한의 인권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들부터가 더러운 독재권력과 결별하고, 인민들의 처지에 눈을 떠야 한다고 '유럽총연'측은 강조했습니다.

현지 행사장에서 '유럽총연' 벨기에 회원들은 국제사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계속 중요 문제로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할 때, 북한정권의 붕괴는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며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에 관심 갖는 세계 양심 인들에게 북한인권문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목이 터지도록 호소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