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탈북민들의 추석 풍경

체육행사로 추석을 즐기는 영국 탈북민들.
체육행사로 추석을 즐기는 영국 탈북민들. (RFA PHOTO/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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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의 전통적 명절로 알려진 추석을 맞아 지난 27일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추석행사가 런던에서 열렸습니다.

추석 당일 영국거주 탈북민들은 '재영 조선인 협회'에서 준비한 추석행사에 참가해 명절을 함께 즐겼는데요, 코리아 타운 뉴몰든의 비버리 파크에서는 협회에서 준비한 다양한 체육행사와 음식나누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특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민족 전통놀이와 탈북민 부녀회원들이 준비한 푸짐한 '북한음식 나누기'행사는 참가자들의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함경북도 어랑 군에서 살다 탈북한 '재영조선인협회' 여성부장은 해외에서 정착하는 일상도 바쁘지만 추석 같은 이런 민속 명절에 탈북민들이 다같이 함께 모여 고향이야기도 하면서 북한 음식도 함께 나누며, 또 추억의 윷놀이와 씨름 등 다양한 행사를 하니 너무 좋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나마 탈북민 단체들이 이런 행사라도 준비해주니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서러움을 덜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부장: 많이 위로되죠, 그러니까 아무래도 이렇게 모였을 때… 위로 된다는 게 자기가 북한에 대해 저도 모르게 북한에 대해 북한에 있었던 고향에 대한 자기 옛추억을 얘기하게도 되고 그런걸 통해서 서로 북한에 대해서 교감을 하고 서로 공감 할 수 있는 이런 계기가 되고 아무튼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서로 만남으로 인해서 얼굴도 볼 수 있고 서로 상처들도 치유 할 수 있는 이런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아무튼 여러모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추석은 우리민족의 고유의 명절입니다. 그래서 남과 북이 모두 추석을 기념하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민속명절로 기념할 뿐이지 한국과 같이 국가적 명절로 기념하지 않습니다.

추석이 되면 북한사람들은 성묘를 하고나, 제사음식을 가지고 조상들의 묘를 집적 찾아 제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그 산소에서 제사음식을 나누며 조상님들의 이야기, 서로의 한해 생활이야기 들을 덕담으로 나누는 것이 대표적인 풍경입니다.

하지만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들과 일부 공장, 기업 소, 협동농장, 인민 반들은 당 조직과 행정 조직들의 주관아래 윷놀이, 그네뛰기, 씨름 등 민속명절 놀이 등을 즐기며 추석을 보내는 광경도 있습니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당 조직의 선전선동과 통제에 따른 것입니다.

최근에 북한은 탈북한 탈북민들은 근래에 들어 북한이 20여년 이상 심각한 경제난에 쪼들리다 보니 이런 민족풍습 조차도 일반주민들에게는 버거움으로 다가온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명절 조차도 하루, 하루의 끼니 걱정으로 장마당에 앉아 있는 주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추석민속 풍습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고향에서는 경제난으로 인해 비록 추석다운 추석을 보내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라도 잊혀져 가는 민족의 정체성을 살리고, 고유한 우리민족의 문화를 지켜가는 일 중에 하나가 민속명절과 풍습 인 것 같이 이번 행사를 조직했다고 '재영 조선협회'측은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최중화 회장은 7년간의 재영 탈북민 단체 역사 중에 자신이 4대 회장으로 당선 된 후 세 번째로 맞는 추석행사라며, 행사를 통해 고향의 향수를 치유 받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빨리 북한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통일을 이룩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날을 빨리 앞당겨 오기 위한 활동들을 더 많이 전개해야겠다는 다짐이 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최중화: 탈북민들에게 추석이 그렇게 즐거운 명절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고향에 갈 수도 없고, 가족과 형제들과 앉아서 쇨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 추석을, 이 행사를 하면서 우리 탈북민들이 앞으로 북한에 가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또 북한의 인권개선, 북한의 사회적 변화를 위해서 또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겠다는생각을 하게 되였습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른 탈북민 단체들도 추석명절을 탈북민들과 함께 보냈는데요, 네덜런드 탈북민들은 신석철 회장 집에 모여 북한전통음식을 나누며, 고향이야기와 덕담으로 추석을 보냈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벨기에 거주하는 탈북민들도 현지 한국교민들과 함께 추석을 보냈다고 벨기에의 장만석 회장이 알려 왔습니다.

장만석: 추석 저녁에 여기 브뤼셀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이 모여서 한인식당에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추석을 지냈습니다.

특히 벨기에서는 요즘 한류열풍이 일면서 더불어 북한인권에 대한 현지시민들의 관심도가 굉장히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도 고향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인권상황을 한국교민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되기도 했다고 장회장은 강조했습니다.

그 외 유럽의 다른 탈북민 단체들은 현지에 탈북민들이 정착한 수가 적거나, 또 난민캠프에 있는 물리적 여건, 서로 타지에 많이 떨어져 살고 있는 관계 등 이유로 개별적으로 추석을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