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 창건일 주민 관심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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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입니다. 북한은 해마다10월이면 백두혈통을 강조하면서 '수령과당, 대중의 두리에 굳게 뭉친 우리의 위력은 필승불패'라고 자화자찬합니다.

또 1945년 10월 10일에 김일성이 북한정권 공식창립 이전에 한반도에서 먼저 공산당을 세웠다고 주민들을 세뇌시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역사적 왜곡이라고 역사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해방 후 한반도에서 공산당 첫 출범은 남쪽에서 공산주의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던 박헌영이가 1945년 9월 8일부터11일까지 서울에서'열성자 대회'를 열고 '조선 공산당' 재건을 선포한 것이 시발점입니다.

당시 김일성은 소련군 제25군 정치 사령관 레베데프 소장의 지시에 의해 1945년 9월 19일에 소련 군함 '푸가초프'호를 타고 평양주둔 소련군 위수사령관 보좌관으로 원산 항에 들어왔고 김동환이라는 가명으로 지방도시를 순회하며 북한의 정세를 파악한 후 1945년 10월 10일에 박헌영이가 재건한 조선 공산당 명칭을 사용하여 '조선 공산당 서북5도 당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를 열었습니다.

북한은 이를 김일성이 첫 조선 공산당 창건을 선포한날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완전한 역사왜곡을 북한주민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인민학교 교원출신의 가명의 김명희씨는 증언합니다. 2008년도에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정착한 김씨는 북한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당에 입당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며, 북한에서 출세의 시발점이 노동당에 입당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나와서 보니 북한사람들이 얼마나 어리석게 사는지를 새삼스럽게 느낀다며 왜곡된 역사 속에 존재하는 북한의 노동당원이 되기 위해 재산전체를 뇌물로 바쳐가며, 피타게 노력한 과거의 자신이 이제 와서는 한심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명희: 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입당하려고 목숨을 걸고든요, 왜냐하면 입당이 발전의 첫 단추거든요.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이다 보니 입당하려고 막 전 재산을 당원등록과 지도원에게 뇌물로 바치며 무척 노력했어요.

지금 와서는 그게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고 세상에 나와보니 당 증 하나 메보겠다고 노력하는 것들이 다 사람 사는 데는 다 허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북한은 백두혈통과 당의 계승위업을 강조하며 10월10일을 그 어느 때보다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특별히 몇 년째 거의 중단 되었던 명절공급도 이번 10월10일에는 재개한다고 프리엔케이(자유북한)신문이 북한 내부 주민의 제보를 받아 전했습니다.

명절공급은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의 사랑과 배려에 고마워하도록 하기 위해 매해 명절 때 마다 주민들에게 공급했던 당과류와 주류를 말합니다.

또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도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며 인민들의 편의봉사 시설을 위해 김정은이10월 10일까지 문수 물 놀이 장 건설을 완공 하도록 지시했다며 당 창건 기념일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리 애를 써도 김씨 일가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신뢰도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영국거주 탈북민들은 증언했습니다.

북한에서 중앙당 선전선동부 지도원으로 있다2012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배영춘씨는 자신은 윗기관의 지시로 매일같이 아래단위에 내려가 당의위대성과 당 창건 일의 의미를 설명해왔지만 해가 갈수록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래된 경제난으로 지칠 대로 지친 일반주민들은 더 이상 당의 선전이나 강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 시간에 졸음으로 떼 우려는 현상이 노골적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절이오면 '이번엔 명절공급이 좀 있으려나'는 기대가 클 뿐, 이제는 역사적 의미나 상징성은 북한주민들의 관심 밖이 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많은 탈북자유민들과 북한전문가들은 모두 한결같이 북한당국은 이제라도 눈을 똑 바로 뜨고 진실된 역사의 흐름을 갈망하는 북한주민들의 민심을 읽어야 한다며 이제는 개인 우상화와 세뇌교육은 시대의 낡은 오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방송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