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발족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북한인권 유린실태에 대한 공개청문회가 23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진행 되였습니다. 영국 국회의사당이 자리잡고 있는 웨스터 민스터 사원 별관인 센트럴 홀(Central Hall)에서 열린 이번 청문회는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유민 4명이 참가해 처참한 북한인권 유린실태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에서 살다가 대학생 신분으로 탈북해 현재 런던에 거주해 있는 김송주씨는 자신은 3번이나 강제 북송 당해 북한 지하 취조실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취조를 받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김씨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잡혀 나가면 남, 녀 불문하고 모두 알몸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여성들은 안전부 교환수들까지 동원한 생식기 안 검사까지 받는다며 이유는 그 속에 돈을 감추지 않았는가 확인하는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감옥 안에서는 죽지 않을 정도로 돌과 먼지가 섞인 희멀건 옥수수 가루 죽을 준다고 교화소안의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살다가 인신매매 단에 의해 중국으로 팔려간 박지현씨는 중국에서 임신을 해 강제북송 당하면 북한 당국은 '중국 종자'라며 강제 낙태를 시키는 것이 북한인권 실상의 현주소라며, 심지어는 만삭이 된 임산부에게 구타와 폭행을 가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고 격분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자식과의 생이별을 감수하며 북한으로 강제북송 당하던 당시를 이야기 하면서 발바닥에 난 상처 때문에 병 보석으로 석방된 후 중국에 남겨 두고 온 자식과의 비밀 통화 이야기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박지현: 그 다음에 제가 전화를 해서 제가(내가) 엄마라고 계속 이야기하니까 아들이 한마디 하는게, 그 다음에 엄마하고 울더라구요.
세 번째로 공청회 석상에 나선 초기복무 군인 출신의 최중화씨는 북한 청년들의 청춘을 통째로 도적질해가는 북한군인생활과 그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만행에 대해 폭로했습니다. 최씨는 만 17세가 되면 몸이 아픈 환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하는 것이 북한 군인 선발 과정이라며, 만 10년을 군사복무 하기 때문에 한창 배울 배움의 시기를 다 놓치고, 머리가 굳어진 다음에야 제대되어 사회에 배출되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간도 북한청년들은 군대생활 10년에 얽매여, 매일같이 영양실조라는 아사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씨는 북한의 군인 생활뿐만 아니라 북한의 공개처형 실태와 외화벌이 사업을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일반 북한주민들에 대한 가혹한 인권유린 실상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마지막 증언자로 나선 북한 군관 출신의 김주일씨는 아직 국제사회가 알지 못하는 북한군대 내에 현존하고 있는 군용 수용소인 '노동연대' 실태와 6년에서 8년씩 군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는 북한 여성군인들의 인권유린 참상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김씨는 사회 당 기관들과 사법기관들은 군대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재판도 없이 부대의 '사단 비서 처'의 결정에 따라 가는 것이 바로 '노동연대'라며 이 안에는 일반인들은 소문조차 듣지 못하는 가혹한 형벌이 가해지는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북한 여성군인들은 생리대도 없어 발싸개를 생리대로 사용해야 하며 그곳도 없는 여성 군인들은 하혈을 하는 상태에도 각종 군사과업과 훈련에 동원된다며 심지어 그 상태에서 아무 위생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하천에서 몸을 씻어야 하기 때문에 여성질환을 비롯한 각종질병에 노출이 되어 있다고 심각한 여성군인 생활을 알렸습니다.
장시간의 공청회의를 주관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마이클 커비 위원장과 소냐 비세르코(Sonja Biserko)위원은 탈북민 한 명, 한 명이 증언할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해 했습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런던 공청회는 예정 시간 7시를 훨씬 넘어 밤 9시 반이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한편, 공청회 시작 전에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이날 북한 측에 청문회 참관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증언과 관련해 필요한 사항은 북한에 별도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3월 제22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에 따라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앞서 지난 8월 서울과 일본 도쿄에서 공청회를 열어 고문, 강제수용소, 실종 등 북한의 인권유린 참상에 대한 증언을 청취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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