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촌이 IT 혁명의 격랑 속에 휩싸여 있습니다. IT혁명은 과거 선진국의 독점물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IT는 영어로 인포메이션 테크놀리지(information technology)의 줄임 말이며 이는 우리말로 정보기술이라고 합니다. IT혁명은 즉 정보기술혁명을 일컫는 말인데요, 조선업, 철강, 자동차, 섬유, 펄프 등의 제조업은 직접적인 유형 가치를 창출하는 반면 정보기술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멀티미디어, 스마트 손전화 등에 기반으로 유형, 무형의 기술을 창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입니다.
이렇게 어렵게 말하면 가정용 일반 전화기도 구비가 되어 있지 않는 여러분들은 무슨 말인가 하고 이해가 잘 안될 겁니다. 그래서 좀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컴퓨터와 전화, TV, 라디오, 녹음기 등의 기기를 통해 서로 말을 주고 받고, 사진과 영상 등을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전달 하며, 컴퓨터 안에서 인터넷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도 하고, 또 게임도 하고, 컴퓨터 안의 가상의 상점에서 물건도 구입하는 등 일종의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창출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런 기술들은 앞으로 발전하면 '유비쿼터스' 시대라고 해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정보 통신망에 접속해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집이 너무 덥네'라고 말만 해도 온도가 저절로 떨어져 시원해지고 '편지를 보내야 겠네' 하고 이야기하면 말 하는 대로 글이 씌어져 자동으로 전송이 되고, 치아를 닦다가 '오늘 아침 식사는 뭐지?'하고 앞에 있는 거울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거울이 사라지고 식사 안내판이 나오는 그런 시대로 한층 더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런 지구촌시대의 대 변화의 물결은 외부세계와 철저히 단절되어 있는 북한이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당국이 외부의 문호를 '자본주의 황색바람'으로 낙인 찍고 주민들을 철저히 통제 감시하고 있어도 손전화를 가져보고 싶고, 컴퓨터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까지 어떻게 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북한 주민들도 통화 수준의 손전화가 아닌 다양한 기능을 구비한 스마트한 손전화를 선호 한다고 합니다.
통신이 보장이 되어 있지 않는 내륙지대 사람들이야 꿈의 세계일지 몰라도 중국의 통신환경을 사용하는 국경연선 지역 사람들은 스마트 폰 으로 외부와 소통한다고 국경연선 지역에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이 전해 왔습니다.
특히 영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유민들은 중고 스마트 폰들을 대량 구매해 중국 심 카드를 끼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들여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도당 기호지도원을 하다 2008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심명순 씨는 두 달 전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미국산 아이폰을 보냈습니다. 여든 다섯 살되신 엄마에게 영국에서 살고 있는 딸의 모습도 손 전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고, 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소식을 음성 통화가 아닌 사진이나, 영상통화를 통해 실시간 보고 싶어서 중국 브로커를 통해 들여 보냈다고 합니다. 과거엔 인화지로 인화한 사진이나 편지를 브로커를 통해 건네주고, 전달 받는 힘든 방법으로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했다면 지금은 중국의 인터넷 통신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음성 대화, 사진 전송, 쪽지 보내기를 한다고 자랑했습니다.
심명순: 그렇죠. 옛날에 일반전화를 내보내 였을 때에는 일반전화가 웬만한 국경연선에 와서도 (신호가) 터지지 않아 전화를 하지도 못해요. 근데 아이폰은 국경인접에 거의 안 와도 전화가 된대요. 내가 여기서 사진 보낸 것은 그 번호에다가 사진이랑 넣어 보냈어요. 어제도 엄마 음성 메시지가 왔더라 구요. 그래가지고 아마 다음주에 메시지 가져 올 겁니다. 전화를 일단 나하고 통화를 한 다음 엄마 사진을 바로 전송해 보내라고 했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보내주기로 했어요.
중국산 손전화가 북한 국경 연선 지역에 몰래 유입되는 사례가 늘자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할 목적으로 북한당국이 탐지기까지 설치하여 손전화 색출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외부 가족들과 통화할 시간을 미리 약속해 놓고 그 시간 때에 맞추어 손전화 전원을 켜고 통화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폰을 북한으로 보낸 후에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신호 탐지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인터넷 데이터 통신은 북한의 기술력으로는 아직까지 탐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급변하게 발전하는 세계 정보화의 흐름은 은둔의 북한일지라도 오아시스마냥 틈새로 스며들어 오는 역사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는 게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이 설명입니다. 막으면 막을수록 더욱 알고 싶고, 통제하면 할수록 궁금증을 더욱 불러 일으키는 국경너머의 세계를 막은 독재의 벽을 언젠가는 북한주민의 의지로 완전히 무너뜨리는 그날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라고 탈북자유민들은 한결같이 이야기 합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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