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또 하나의 탈북민 가정 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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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영국의 코리아 타운 뉴몰든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는 탈북민의 소박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이웃들의 축복 속에 진행된 이번 결혼식에는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과 한국교민들이 대거 참가해 새 가정의 탄생을 다 같이 경축해 주었습니다.

올해 31살을 맞는 새신랑 가명의 이동철군은 고향이 경성입니다. 2004년에 온 가족이 함께 탈북해 지금은 영국에서 어엿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부 송은복양은 양강도 백암군에서 2010년에 혈혈단신으로 탈북해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이만여 길을 혼자 이동하며 영국까지 왔습니다.

두 사람은 낮 설고, 물 설은 이국 땅에서 고향을 여위고 온 서러움을 서로 위로하며, 새로운 또 하나의 가정을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부 됨을 서약했습니다.

결혼식 주례를 맡은 런던 새마음 교회 강도준 목사는 신랑, 신부에게 비록 고향에서 양부모님들의 축복 속에 치르는 결혼식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축복 속에 이루어지는 뜻 깊은 성례식이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으로 출발하는 두 사람에게 인생의 좋은 상담자를 둘 것을 권유했습니다.

강목사는 모두다 인생은 처음 가는 길이지 두 번 다시 반복해 가는 길이 아니라며 다툼이 없고, 미움이 없이 오직 사랑 안에서 두 사람이 행복하자면 인생에서 많은 도움이될 조언자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도준 목사: 인생은 모든 길을 처음 가는 것입니다. 갔던 길을 또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상담을 했고, 지도를 받았고, 조언을 해줄 그런 상담자가 필요합니다. 두 사람은 좋은 상담자를 두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을 때는 좋은 상담자에게 가서 이야기 해야 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결혼식은 예식장이나 교회에서 많이 치릅니다. 종교가 허락되지 않은 북한에서는 교회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번듯한 예식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결혼식을 치릅니다. 신랑이 먼저 신부의 집에가 신고식을 치르고 처갓집 허가를 얻어 신부를 데리고 오면 또 신랑 집에서 잔치를 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양가, 두 곳 에서 예식을 치르던 문화도 서서히 사라지고 양가가 합동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집들이 차츰 많이 생겨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경제적인 비용을 줄일 요량 으로 한 곳에서 양가 친척들이 모여 합동으로 결혼식을 치릅니다.

또 결혼식 예물도 신부 쪽에서만 준비하는데, 경제적인 여권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만 일반 주민들의 대부분의 가정들에서는 신부가 어릴 때부터 하나, 하나 예물을 장만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평생을 공들여 치르는 결혼식이라 당일에는 신부와 신부 엄마가 서로 부둥켜 않고 우는 모습이 보통 북한 결혼식 문화의 한 장면입니다.

영국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신부 송은복양도 특별히 오늘은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송씨는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도 자신이 학교를 다닐 때부터 숟가락 하나, 젓가락 하나, 소랭이 하나, 양동이 하나, 둘씩 모아 두었다며 오늘 영국에서 이 딸이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기뻐할까 하며 고향의 그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탈북자유민들의 대표조직인 '재영 조선인 협회'도 부모가 없는 송은복양의 엄마, 아빠를 대신하여 정중히 하객들을 맞이하며 결혼식을 거들었습니다. 또 영국 탈북 예술인들도 서로 자진해서 바이올린, 첼로, 기타, 피아노를 가지고 나와 결혼식 축가를 연주해 주었으며 새 출발을 하는 새 가정의 앞날을 오랫동안 축복해 주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