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탈북자유민들 “취업 장벽 없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영국 거주 탈북자.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영국 거주 탈북자. (RFA PHOTO/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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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유민들이 해가 갈수록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1년 4월 기준으로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유민 수는 21,191명으로 이런 속도라면 올해 12월이면 3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해외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유민 5,000명을 포함 시킨다면 그 수는 더 많아 지는데요,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탈북자유민사회에서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순조로운 정착과 동시에 취업이라고 합니다.

한국사회의 경우 탈북자유민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의 하나가 충분한 정착지원금을 받아서 일을 안 한다는 왜곡된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 공동체 안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남쪽사람들과의 갈등과 학연, 지연, 혈연 중심의 한국사회 풍조, 선진화된 기업구조에 따라가지 못하는 탈북자유민 개인들의 능력부족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학연, 지연, 혈연은 북한에서 말하는 같은 학교출신, 지방주의, 가족주의라는 말과 똑같은 의미인데요, 정을 바탕으로 한 특수한 가족문화를 가지고 있는 남과 북의 사회에서는 이방인들이나 소외계층을 무시하는 하나의 잘못된 풍조로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는 다릅니다. 영국에는 한국이나 북한과 같은 학연, 지연, 혈연 위주의 가족주의 문화는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한국 사람이나 북한사람이나 똑같이 이국에서 사는 서러움을 공유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서로 의존하고 도와주는 의존적 존재, 오히려 정이라는 문화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국교민들의 회사에 취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은 이야기합니다.

2008년 영국에 정착한 '재영 조선인 협회' 홍보부장 김송주 씨는 탈북자유민들이 처음 영국에 왔을 때에는 영국의 난민분산정책 때문에 대부분 지방에 거주했는데 지금은 언어소통의 어려움이나 문화적 공통성, 취업의 편의성 때문에 코리아타운에 많이 모여 산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는 이어 이미 30여 년 동안 자리 잡은 한국 교민들의 노력 때문에 영국 정착에 대한 탈북자유민들의 시행착오는 많이 줄 일수 있었다며, 탈북자유민들이 한국 교민들의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어 영국에서 일할 수 있는 탈북자유민들의 취업률은 거의 90퍼센트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김송주: 현재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은 거의 다 일을 하는 상태입니다. 처음 예전에 정착할 때에는 언어 소통 때문에 바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편견 때문에 사람들과 접촉하기 힘들었는데 요즘 같으면 취업 때문에 놀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남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거의 건축업이나 또 다른 업체를 찾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언어 소통 때문에 취업률이 낮았는데 영국 땅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민들이 설립한 회사에 취업을 해서 지금은 불편 없이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2007년에 탈북해 2008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김석화씨는 정착의 기본은 경제적인 정착으로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하겠지만 취업이 우선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정착금이나 사회복지 보조금을 주는 것도 대안은 되겠지만 취업이 뒷받침 되지 않는 사회복지는 오히려 탈북자유민들을 안일하고 해이하게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김석화: (정착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이 있겠지만 은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경제적이라고 할 때에는 취업이 돼야 경제적인 문제가 다 풀릴 수 있다고 보겠죠. 그래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 첫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정책이나 여러 일련의 시스템들이 당연히 도움은 되겠죠. 그러나 항상 죽을 때까지 국가만 바라보고 살 순 없지 않습니까?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이 되죠. 저는 여기서 '코리아 푸드'라는 한국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국 탈북자유민 사회 근로능력 성인 수는 65퍼센트가 됩니다. '재영조선인협회'와 함께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유민 실태를 조사한 한국 국회 홍정욱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91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탈북자유민들의 취업률은 56퍼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라면 근로능력을 갖춘 대부분의 탈북자유민들이 일을 하고 있다는 소리인데요, 영국이라는 낮 선 사회에서 일 하나로 열심히 살겠다는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의 노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높은 취업의 담벽도 훌쩍 뛰어넘는 힘의 원동력이라고 탈북자유민들은 강조합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