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라선특별시 삐라살포 사건

지난 2011년 8월 라선항의 모습
지난 2011년 8월 라선항의 모습 (사진-AFP제공)

0:00 / 0:00

북한 라진 선봉시에 김정은 정권과 3대 세습을 비난하는 삐라가 뿌러져 북한 당국이 발칵 뒤짚혔다고 현지 주민이 영국거주 탈북자유민에게 전해왔습니다.

지난 11월 초에 일어난 '라선시 삐라 살포 사건'은 그동안 북한의 여러곳에서 일어났던 삐라 사건들과 달리 주민들의 집 앞마당에 직접 뿌려졌다는게 특징입니다.

요즘 북한 주민들은 늦가을 김장철 준비로 바쁜 일손을 놀립니다. 그래서 집 앞마당과 협동농장밭에 심어놓은 배추나 무우 걷이 전투가 한창 막바지를 치닫고 있습니다.

또 배추나 무우 걷이 전투 기간에 흘린 시래기들을 주어담느라 밭과 들에는 늘 사람들이 붐비는 상황입니다.

이러한때 집 앞마당과 밭을 타켓, 즉 목표로 삐라를 살포했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주민들에게 김정은 정권의 부패성과 허구성을 알리려는 목적이 강했다는게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의 분석입니다.

이번 라선시 삐라사건을 직접 전해들은 영국거주 탈북자유민 가명의 남명실씨는 라선시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그 말을 전했다며 이는 그만큼 북한정권을 욕하는 삐라를 난생 처음 보았기 때문에 일어난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해 남씨는 북한가족들이 전해준 삐라의 내용을 보면 북한정권은 백성들의 고혈을 착취하는 정권이며, 김정은 3대세습은 독재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들이 씌여져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남명실: 라진선봉이라 삐라가 사방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집마당에랑 뿌려져 가지고.. 그래서 거기는 어떻게 뿌려졌는가고 물어보니까 좀 말하기를 꺼려 하더라구요, 그래서 뭐라고 씌여졌는가고 하니까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백성들의 피를 빨아 먹는다든지 3대 독재 죽여야 된다고 하는 내용들의 삐라라고…

'라선시 삐라 살포 사건'으로 인해 북한 보위기관이 발칵 뒤짚힌 것은 말할것도 없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과거와 다르다는게 북한 주민의 설명입니다.

과거엔 2중 3중의 감시가 있어 누구하나 그런 사건을 목격하면 함부로 발설 하기를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끼리, 끼리 모여 앉으면 스스럼 없이 정권을 욕하는 말들이 오고 간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삐라 내용도 입에서 입을거쳐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씨는 북한도 예전의 북한이 아니라며 사람들도 보위부에서 감시하라고 시켜도 귀등으로 듣고 흘려보낸다며 심지어 보위지도원도 영국이나 한국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여줘도 잡아가기는커녕 돈만 찔러주면 눈감고 묵인하는 형국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남명실: 엄청, 보위부에서랑 형편 없더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심해져도 옛날이랑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구요. 옛날에는 집집마다 서로 건너, 건너 감시하구 이랬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감감시라는 것 없고 이제는 북한사람들도 보위부에서 누가 감시하라고 해도 감시를 하지 않아요. 우리 큰 아이 결혼식 사진 보낸것도 제친구들한테 보이고 주위 사람들한테 보이고 해도 아무일 없는 정도면… 내가 보낸 큰 아이 결혼식 사진도, 작은 아이 사진도 보위지도원들한테 보이고 하니 보위지도원이 다른 사람들한테 보이지 말고 딸이랑 도와주면 도와준걸 가지고 조용히 살라구요. 우리 엄마는 보위지도원 한테 담배도 주고 돈도 주고 그랬어요.

북한 라선시에 뿌려진 이번 김정은 체제비난 삐라 살포 사건은 누구의 소행인지 정확히 드러난게 없습니다. 이번 소식을 전해들은 남 씨는 하지만 라선시 보위부에서는 이번 삐라 살포 용의자 들은 공화국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자들과 공화국을 탈출한 자들의 소행이라고 주민들에게 인식시키는 중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남명실: 우리 동생 남편이 말하더라구요. 사람들에게 누가 삐라를 뿌렸다던가요 하고 물어보니 공화국 북반부에 살던, 안좋고 등지구 하던 사람들이 한 소행이라고 보위부 사람들이랑 그러더라구요.

라선시는 북한이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역인 동시에 북한의 국제무역항구 도시입니다. 북한지역으로써는 무역을 목적으로 임시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상인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며 현지 북한 주민들도 20여 만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특별시에 속합니다.

이러한 지역을 대상으로 삐라살포를 계획하는 것은 한 두명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번 삐라 살포 지역이 라선시의 30퍼센트에 해당되는 면적이라면 그 량이 상당할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전문가들과 영국거주 탈북자유민들은 삐라 살포 량이 상당한 것으로 봐서는 북한 내에 반체제 큰 조직이 활동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