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유민들이 선진 민주주의 사회에 와서 손 쉽게 할수 있는 사업이 요식업입니다. 다시 말해 대부분 자기 식당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죠.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185명을 대상으로 '창업경영연구소'가 탈북민 지원단체인 '자유시민대학'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탈북민 창업 희망업종으로 48.6%가 요식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대부분의 탈북자유민들도 창업 업종으로 식당을 꼽습니다. 벌써 내노라하는 식당들이 두 곳이나 문을 열었는데요, 아글타글 한푼,두 푼모은 돈으로 당당히 자기사업을 하니까 자긍심도 뿌듯하다고 합니다.
2008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강수희씨는북한에서 굶어 죽은 주민 들을 생각하며 식당 창업을 꿈꿔 왔다며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영국정착 5년만에 자기 사업을 개척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강수희: 북한에선 쌀이 없어 길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한 줌의 쌀을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기차에 죽는걸 알면서 매달리는 사람들도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식당에서)다른걸 몰라도 재료를 버리는 것은 제일 아깝더라고요. 뭐를 만드는데 재료를 썩여서 버린다든가 그런걸…내가 종업원 할 때와 주인 할 때와 차이가 있지만 너무 아까운 것은 재료들을 버리는 것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제가 남의 집에서 일할 때도 용서 못했어요. 북한에 있는 사람들은 힘들어 하잖아요. 그건 구태여 말해서 알겠어요. 그래서 영국 와서도 계속 생각했어요.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과 달리 식당창업이 조금 더 어렵습니다. 우선 북한음식을 가지고 영국시민들의 입맛을 맞춘다는 것이 힘든 일입니다. 영국시민들의 아시아 음식 선호도 순위를 보면 일본음식이 1위이고 그다음, 중국 음식입니다. 다음은 베트남, 태국, 한국음식등의 순위인데요, 이런 속에서 새로운 북한 음식을 선보인다는 것은 요식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그래서 창업한두 곳의 탈북민 식당은 모두 일식과 한식을 골고루 배합한 메뉴로 승부수를 냈습니다.
특히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일본음식을 탈북자유민이 만든다는 것이 난관 중에 난관인데요, 강수희씨는 일본 음식을 배우기 위해 잘 알려진 일본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어렵사리 배웠다며 창업하기까지의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강수희: 식당이라는 것이 대중화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여기 실상을 놓고 봐도 그렇고 현실적으로 북한음식은 생소하잖아요. 그리고 북한음식이라면 사람들이 먹어본 걸 자꾸 먹게 되는데 그걸 새로운 방법으로 북한음식이다 이러면은 거부감부터 느낀다 말이에요. 그래서 여기는 일본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아요. 일식이 거부감이 없이 느껴지고 그리고 깨끗하고 여기 사람들이 고전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새것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해요. 그래서 고생도 많이 하고, 욕도 많이 먹고 밑바닥에서 굽으로 보니까 배우게 되더라구요.
현재 강씨가 운영하는 식당 이름은 '소반'이며 레이즈파크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영국 탈북자유민 가명의 김창수씨가 창업한 식당이름은 '오사카'입니다. 김씨는 북한에서 '4.25 체육단' 축구선수로 있다 2006년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4.25 체육단' 국가대표 선수로 있으면 북한에선 부러움의 대상의 직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잘나가던 직업이 영국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의 생활에만 연연해 도전의식을 상실하면 새로운 사회에 성공적으로정착할수 없는 것이 과거 다른 탈북자유민들이 보여주었던 정착실패의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북한에서의 직업과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축구밖에 모르는 김씨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요, 밤잠을 설쳐가며 식당 설거지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의 창업까지 일궈냈다고 좌충우돌의 창업과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렇듯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유민들이 세계각지에서 탈북한 그 용기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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