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되신 아빠, 꿈에서라도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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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명절이나 생일이 찾아오면 가장 그리워지는 사람이 바로 가족인데요, 오늘은 1969년 한국에서 일어난 KAL기 납치사건으로 인하여 아버님과 헤여져 지금까지 그리움에 살아가고 있는 황원 선생님의 장녀인 황찬욱씨와 함께 가족의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봤습니다.

황찬욱 씨의 아버님 이신 황원 선생님은 mbc 방송국의 방송 제작자로 32살 납치 당시 크리스마스 방송을 마무리 하고 오신다며 강릉에 며칠 머물렀고 방송 편성을 마친후 비행기를 탔지만 그 길이 다시는 가족들 품에 돌아올수 없는 아픔의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계신데요, 1969년 남편을 그렇게 떠나보내시고 두 남매를 키우시면서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학수 고대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거동이 불편하시어 아드님 집 근처 요양원에 계시면서 아드님이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영국인을 만나 결혼한 황찬욱씨는 현재 영국의 코벤트리에 남편과 두 아들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코벤트리에서 본인처럼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외국인들을 상담해주고 치료해 주는 상담 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버님과 헤여질때 몇살이셨나요?

황찬욱. " 아 하,,, 저는 기억을 못하죠, 제가 100일 때 였거든요. 오빠가 3살때,,"

언제 아버님이 납북이 되셨는지 아셨나요?

황. " 저는 나중에 신문에서 저희 어머니가 저를 업고서 남북 되셨다는 소식을 듣고서 방송국이니 어디니 막 쫒아다니시면서 막 그런것이 신문사진에 제 얼굴이 실렸더라구요. 엄마등에 업혀서 "우리 아버지는 어디 있나요" 이렇게 실렸더라구요. 전 신문만 봤어요"

그러면 아버님이 돌아올수 없다는 것은 언제쯤 알게 되셨죠?

황." 아하, 하나도 몰랐어요. 왜냐면 엄마나 친척분들이 아빠가 미국에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암튼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알았나,,, 그래서 그때 납북이 되셨구나 하고 알았죠. 저는 항상 아빠가 오신다고 생각했죠"

납북이 되셨다고 하실때 다시는 아버님을 볼수 없다는 생각을 해보셨나요, 그때 심정은 어떠셨어요?

황." 뭔가 실감을 할수도 없고, 이게 무슨 소리지. 뭐 굉장히 뭐라고 그러나 뭐 어려서 표현은 할수 없지만 느낌은 있더라구요 . 뭔가 잊어버린것 같은 엄청 소중한 것을,,, 그런 느낌 이었던것 같아요?"

한국의 텔레비전 에서 이산가족 상봉들 하시는 모습을 봤을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황." 꿈만 같죠, 만나시는 분들이. 나도 저럴수 있을까? 아버지가 살아계시다면 어떻게 나이가 드셔서 어떻게 변하셨을까, 말도 못하죠,,, 그분들 만나는 것만 보고 펑펑 울고,, 너무 슬퍼서 뭐라 말 을 할수가 없었어요. 그때 북에 계신 가족분들 찾는 마음이 너무 똑같이 느껴지니까,, 아하 우리가 아직도 전쟁을 하고 있구나 라는 실감이 들더라구요. 이게 지금 휴전이라고 하지만 아하 실지 이게 평화가 온게 아니구나 한반도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어린시절 다른 아이들이 아버지 손 잡고 다니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버님을 원망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황. "지금도 원망을 많이 하죠. 그런데 머리로는 원망을 안 해요. 아버지가 오실수 없는데 가셨다, 그런데 가슴으로는 혹시 나를 버렸나 라는 생각을,,, 화도 나고 나는 버림받은 자식이구나, 그런 생각을하고 ,,,"

매해 찾아오는 명절마다 아버님 없이 지내온지 이제는 몇십년도 훌쩍 넘었는데 그래도 아버님이 많이 그리우신가요?

황." 그립다기 보다는 이렇게 마음속에 휭하니 뭔가 뚫린것 같아요. 이게 그리운건지, 그리워해도 되는건지 잘 모르고. 가슴이 이제 구멍이 펑 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리움을 모르고 자라기는 했지만 ,,,,"

지금은 한 사람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인데요,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어떤 사람 이라고 생각하세요?

황." 한데서 (밖에서) 컸다고 해야 되나. 한번도 이렇게 비를 누가 가려주는 어른이 없는데서 비를 다 맞고,,(울먹) 너무,,, 지금 와보면 내가 어린시절을 누군가에게 도난 당했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어린시절 이라는것이, 어린시절을 누가 훔쳐가서 나는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님이 아직도 보고 싶으시죠?

황." 꿈에서라도 한번 뵙고 싶은데,,, 있던 것 같기도 하고 없던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아버님을 볼수 있다면 저한테는 기적같은 일 이죠. 정말 한번 만이라도 볼수 있으면,, 전쟁이 끝났다고 휴전이다 이런 거는 하나도 아닌데,, 전쟁이 끝났으면 평화가 와야 되는데 우리는 왜 자유롭게 볼수도 없고 뭐가 이렇게 가로막고 있는가 중간에,,, 그래서 내가 봐서는 가짜 평화다, 저혼자서는. 아직도 전쟁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프게 살고 있는데 왜 거기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죠"

만약 이 방송을 북에 계시는 아버님이 듣고 신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황." 아빠, 당장 불러보고 싶어요 아--- 빠. 저는 정말 한번 불러보고 싶어요 "

추석이나 설 명절이 찾아오면 마주앉아 이야기 해보고 싶은 가족들, 손 잡고 느끼고 싶은 따뜻한 온기들, 그리움이 가득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루어질수 없는 실향민들, 탈북민들 그리고 납치 되어 가신 가족들의 가슴에 오늘도 아픔으로 찬 냉기만 가득합니다.

독일의 퀴리부인은 기족들이 서로 맺어져 하나가 되어 있다는 것이 정말 이 세상에서의 유일한 행복이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운 가족들이 하나가 되어 행복해 지는 그날이 한반도에도 꼭 찾아오리라 봅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