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거주 탈북자 지식계층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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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거주하는 탈북자유민들의 수가 해를 지나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북한에서 고위급 관리로 외국에 나와 있거나, 유학으로 해외에서 살다가 북한의 잘못된 현실에 눈을 뜨고 유럽 국가로 망명한 지식인도 있습니다.

또 조선태권도위원회 소속의 해외 훈련지도원으로 있다 동유럽 국가에 망명한 해외 파견원 가족들도 있는데요, 그의 아내가 작년에 한국 출판사에서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내 아들의 사랑이 내 남편을 죽였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해외 생활기간에 데리고 나온 아들이 현지 외국처녀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간 관계로 태권도 파견교관으로 있던 남편이 북한으로부터 받을 책임추궁과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받을 피해 때문에 상심을 하다가 북한 보위부의 끈질긴 추격 속에 결국 외국에서 병마로 사망하게 된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사랑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 죄 아닌 죄 때문에 평생을 사랑해온 남편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개탄하며 피를 토하며 단 한달 만에 내려쓴 두툼한 이 책은 많은 구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북한에서 유럽파견 외교관 가족으로 있다 2003년에 유럽에 망명한 가명의 김미란씨는 일반 사람들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북한 사회라며 사랑도 성분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질타 했습니다.
그녀는 이어 자신도 북한말로 당의 배려로 해외생활 하는 외교관 가족에 속하지만 해외에 나와 보니 상식도 통하지 않는 사회가 북한사회라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부터는 당에 대한 충성 보다는 이 기회에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고 심경을 털어 놓았습니다.
또한 김 씨는 자신과 같은 생각은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 파견원들이라며 누구나 다 하는 생각이라며 당비서와 보위지도원들까지도 현지 외교관들과 짜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증언 했습니다.

김미란: 당 비서하고 대사가 있지 않습니까. 돈 버는 건 벌어오라고 하는데 당비서가 여권을 줘야 간단 말입니다. 당비서라는 건 여권을 딱 쥐고 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당비서라는 건 무슨 당비서예요. 당비서라는 건 여권을 쥐고 주지 않는단 말입니다. 외교관들은 한번 갔다 와야 벌지 않나 내가 갔다 와서 얼마 줄께 달라… (여권을 안주는 이유는) 돈 벌면 나눠가지자는 얘기란 말이예요. 돈이 우선이지 무슨….,

북한정권이 다른 나라들과 대사 급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유럽에 속해 있는 국가들입니다. 때문에 유럽에는 외교관과 그 가족들, 해외 파견 원, 유학생, 파견 노동자, 북한탈출 망명자 등 다양한 북한 국적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살 때에는 북한에서 배워주는 대로 외부세계가 구두닦이 소년이 득실하고, 배고파 구걸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줄 알고 살았지만 실제로 외국에 나와 보니 그렇지 않고 북한정권의 소리는 다 거짓말이라는 사실에 눈을 뜨게 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런 현실 때문인지 한국 다음으로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바로 유럽입니다.

영국에서 탈북자유민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유럽총연' 즉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관계자는 유럽 거주 탈북자유민들의 계층이 점점 다양성을 띄게 되는 이유는 유럽이라는 유리한 환경을
통해 고위급 출신들의 탈북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과 관련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어 실제로 60~70년대 부터 해외에 유학을 나왔다가 탈출한 유학생들을 비롯하여 알게 모르게 유럽에는 많은 지식인 인사들과 고위급 관리들의 망명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 관계자: 최근 유럽국가들에 북한을 탈출한 망명자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면서 지식인층이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과거에도 유럽쪽으로 유학을 나왔거나, 외교관으로 있다가 북한의 비현실적인 사실에 눈을 뜨면서 북한으로의 복귀를 거부하는 일도 있어지만 최근에는 고위급 탈북 망명자와 해외 파견원으로 있다 이탈하여 망명을 신청하는 사례가 이중으로 겹치면서 지식인 탈북민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 같구요. 이는 유독 유럽위주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외교관계 현실과 인도주의를 고수하며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유럽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유럽판 탈북민 현대사라고도 이야기 할 수가 있습니다.

망명을 신청한 후 유럽에 거주하며 살아가는 실제 탈북자유민들은 수는 이제는 천 여명을 넘어 섰습니다. 공식적인 망명비자를 취득한 뒤 안정적인 생활을 꾸려가는 가정들도 있지만 비자신청을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현재는 유럽의 탈북민들이며 그 세는 커져 가고 있습니다.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선진 유럽국가들에 탈북민들의
정착이 늘어날수록 그들의 단합과 합심, 국제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