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복싱 세계 타이틀 방어 앞둔 최현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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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지난 주 소개해 드린 앳된 20살 권투선수 최현미를 기억하시나요? 마음껏 권투를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떠나 가족과 함께 낯선 남쪽 나라에 왔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완벽한 절망이라고 느꼈던 순간,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 또 다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과 함께 현미 선수는 벌써 3차 방어전을 치릅니다. KO든 판정승이든 무조건 이길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현미 선수, 기자회견장에서 만나보시죠.

사회자: 지금부터 2010년 4월 30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학교에서 거행되는 WBA 세계복싱협회 여자 페더급 세계타이틀 매치에 앞서 경기 조인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 세계복싱협회, WBA 여자 페더급 챔피언 최현미 선수와 도전자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아 안드레아 로페즈 선수가 공문서에 서명하는 조인식과 몸무게를 측정하는 계체량을 하기 위해 드디어 첫 대면을 하는 날입니다. 공식기자회견을 위해 찾아 온 기자들도, 양 선수단도 모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사회자: 내일 세계타이틀 매치에 출전할 세계 챔피언과 도전자를 소개하겠습니다. WBA 여자 페더급 세계챔피언 최현미 선수를 소개합니다. 내일 세계타이틀 매치의 도전자이며 잠정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아 안드레아 로페즈 선수를 소개합니다. 이번 타이틀 매치는 여자복싱으로는 국내 최초로 정규챔피언과 잠정 챔피언 간에 벌어지는 왕좌 통일전이 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두 선수에게 이번 경기의 의미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로페즈 선수는 그동안 잠정적인 페더급 챔피언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말 그대로 챔피언 자리를 되찾아 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현미 선수는 일본의 쓰바사 선수를 2차 방어전에서 꺾은 데 이어 3차전에서 로페즈마저 꺾는다면 단연 세계 최고, 단일 챔피언이라는 것을 인정받는 셈이 됩니다.]

WBA 감독관 심양석: 이번 시합은 정말 유치하기 어려운 시합을 윤승호 교수께서 자존심을 다 버리고 유치했습니다. 이번 시합의 승자는 독일 태생 29세의 WBC 현 챔피언인 WIBF 현 챔피언인 26전 전승인 사람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시합을 할 것입니다. WBA 자리를 놓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최현미 선수가 한 번 더 승리를 거두면 경력을 쌓기 위해 그 시합에 나가게 될 것입니다.

[WBA 심양석 감독관의 각오마저도 단단하죠.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이기고 나서도 바로 독일의 26전 전승의 강력한 도전자가 대기하고 있다니 현미 선수 부담도 보통이 아니겠는데요. 계속해서 지난 주 전화인터뷰를 해주신 현미 선수의 든든한 후원자, 윤승호 교수입니다.]

윤승호: 먼 길 와주신 로페즈 선수단에 감사드리고 많은 준비를 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최현미 선수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내일 사력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내일 경기 꼭 좀 지켜봐 주시고 많은 격려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이번 순서는 양 선수의 경기 조인서 서명입니다. 먼저 최현미 챔피언과 최영춘 매니저가 서명해 주시겠습니다.

[모두 서명을 마치고 내일 경기에 사용될 권투장갑도 확인해보고, 드디어 양 선수의 각오 한 마디가 이어집니다.]

최현미: 일단 시합을 앞둔 선수들 각오는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거 아닐까요? 제가 상대방에 대해 잘 몰랐거든요. 상대방을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준비를 했어야 해서 저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게임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왼손잡이를 늦게 알아서 어려웠다는데 왼손잡이란 걸 안 다음에 기술적으로 어떤 점 준비 한국에 왼손잡이 많이 없어요. 왼손잡이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없었어요. 근데 저희 트레이너가 왼손잡이 전문이시래요. 그래서 이번에 단장님의 기술들을 많이 전수받아서 그래서 왼손잡이든 오른 손 잡이든 다 자신 있어요. 해낼 수 있어요.

[현미 선수를 가르치고 같이 훈련하는 지도자, 트레이너가 왼손잡이 전문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도전자 로페즈 선수가 자신의 경기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워낙 늦게 보내온 탓에 훈련하는 동안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연습을 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현미 선수의 패기만큼은 대단했습니다.]

기자: 혹시 기회가 생긴다면 해외 진출할 계획이 있나요? 최현미: 그런 점은 저 혼자 결정하긴 그런데요. 매니저도 계시고 교수님도 계시니까요. 그런데 제 꿈을 위해서 더 좋은 조건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윤승호: 제가 거기에 대해 보충답변을 해도 되겠습니까?

[민감한 질문에 현미 선수의 후견인이자, 대변인인 윤승호 교수가 한 마디 거듭니다.]

윤승호: 제가 그동안 준비를 해왔는데 사실 많은 권투인들이 걱정을 하셨어요. 최현미 선수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는데 후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권투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 그래서 민감했는데요. 경기마다 개인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입장은 안 되거든요. 제가 전문적인 분야도 아니고 전문 스포츠 에이전트나 후원기업이 있어야 하거든요. 국제적으로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훌륭하게 세계적인 선수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현미 선수 아버지, 최영춘씨 생각은 뭐냐면 해외진출을 해보자는 조심스런 상황이거든요. 왜냐하면 최현미 선수가 외국국적을 취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거든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선수가 있는데 뒷받침을 못해서 외국으로 보내야 하는가. 본인들의 생각이 더 중요합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미국 진출을 사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권투가 인기 있는 종목입니다. 그 쪽에서 안정적으로 운동하는 걸 원하는 입장인데 저는 말리는 입장인데 3차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 최현미 선수와 부모님의 생각을 듣고 제가 마무리를 해서 도와드리고 물러날 생각입니다.

[현미 선수의 활동을 위해 홀로 애쓴 윤승호 교수의 말 한 마디에 회견장이 숙연해 집니다. 대한민국에서 권투가 한물갔다고들 하지만, 충분히 훌륭한 선수가 있으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게 스포츠입니다. 그런 계기를 현미 선수가 제공한다면 더없이 좋겠죠. 계속해서 도전자 아르헨티나의 서른한 살 노장, 로페즈 선수의 각오 들어보시죠.]

로페즈: 현미 선수가 기술적인 면에서 뛰어난 거 같은데 어차피 저는 게임에 이기려고 왔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했고 이길 겁니다. 또 나이가 많다는 건 경험이 많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그 점에선 유리한 거 같습니다.

[남자 권투 경기가 특히나 인기가 많다고 하는 아르헨티나.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로페즈 선수가 가장 실력 있는 선수라고 스스로도 말했는데요. 로페즈는 14승 4패를 기록하고 있는 관록의 왼손잡이 선수입니다. 한 기자가 현미 선수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합니다.]

기자: 로페즈가 나이가 많다는 건 경험이 많다는 거라는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현미: 나이가 많아서 경험이 많다는 것도 일리는 있는데요. 나이가 어려서 유리한 점도 많지 않을 까요.

박수

최현미: 그리고 저도 복싱이 10년 됐습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복싱경험이 어린 건 아니죠. 사회자: 로페즈 선수는 복싱경험이 얼마죠? 로페즈는 7년, 최현미 선수가 더 많네요.

[웃음으로 마무리됐지만, 현장에선 긴장감이 팽팽했습니다. 역시 다음 날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라 질문 하나도 조심스럽습니다.]

사진찰칵 소리. 기자: 여기 봐주세요.

사회자: 조인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내일 경기장에서 뵙겠습니다.

박수

[조인식과 기자회견이 모두 끝나고 결전의 날, 경기를 치르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인식을 마친 현미 선수. 여전히 가장 큰 걱정은 왼손잡이 선수와의 경기라는 점인데요.]

최현미: 아마추어 때는 두 번 해봤죠. 그런데 프로와 아마추어는 스타일이 완전 달라서 그걸 같은 거라고 볼 수 없어요. 프로 땐 처음이에요.

관장: 현미 선수 장점은 자신감과 체력. 기술적인 면. 모두 두루 다 갖췄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내일은 저희가 준비가 철저하고 기술적인 게 거의 완벽하다고 보거든요. 아마 경기중반정도면 케이오로 끝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미 선수를 직접 가르치고 훈련시킨 트레이너, 관장님의 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걸 보니 자신만만하신데요. 그만큼 철저히 준비하셨다는 얘기겠죠. 그동안 현미 선수를 물심양면 도와주신 윤승호 교수님의 아내, 방송인 김미화씨도 회견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김미화: 뉴스를 보고 세계 챔피언이고 대단한선수인데 지원이 안돼서 시합이 어렵다는 뉴스를 보고 우리 부부가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부모님과 만났는데 그 땐 경계를 많이 했어요. 사람들한테 치여서. 그랬는데 인연이 맺어지게 되면서 권투 중에서도 여자권투를 하는 어려운 친구인데 권투를 부흥시킬, 사람들로부터 환호 받게 할 방법이 없을까 해서 무한도전팀과 연결을 시켜서 무한도전을 통해서 현미가 일본선수와 싸웠는데 현미선수가 잘 싸웠죠. 이번에 3차 방어전인데 무한도전인연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실력 있는 친구이고 세계챔피언이고 대한민국의 자랑이거든요. 챔피언 벨트를 늠름하게 잘 지켜준다는 게 엄마의 마음으로 대견해서 온 거에요. 현미가 워낙 자신 있어 하니까 저도 더불어 자신감이 넘치고 있습니다. 잘 해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윤승호 교수님 심경도 마찬가지겠죠.]

윤승호: 이런 훌륭한 선수를 후원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은 거죠. 이런 기회가 아무한테나 가겠어요? 도울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보람이고 선생으로서 보람이고 그런 거죠. 제가 영광입니다. 최현미 선수는 엄청난 스포츠 선수에요. 대한민국이 자랑해야할 선수에요. 예쁘기까지 하잖아요. 김연아 선수를 사랑하듯이 최현미 선수에게도 사랑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역량이 있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최현미 선수의 3차 방어전은 MBC 방송으로 생중계됩니다.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그 희망의 현장은 다음 주 이 시간에 전해드리죠. 지금까지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