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교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유리한 방편이 되어줍니다. 그래서 우리 탈북청소년들도 대학에 갖는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학입시박람회를 둘러봤습니다.
정은주 복지사: 지금부터 2011학년도 탈북 입시 박람회를 시작합니다. 먼저 한국교육개발원 탈북교육지원센터 한만길 소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한만길 소장: 대학입시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어 기쁩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탈북청소년 입시박람회는 해마다 규모도 커지고 있고, 탈북청소년들의 참여도 늘고 있습니다. 오늘도 벌써 33개 대학의 참여와 150여명의 탈북청소년들로 박람회장이 북적였는데요. 아이들의 눈도 유난히 반짝거렸습니다.]
이향규 한국교육개발원 팀장: 대학입시준비과정을 보면 내가 무슨 공부를 하겠다는 걸 정해야 합니다. 뭘 하고 싶은 지, 뭘 하면서 살고 싶은 지 정해야 합니다. 학과,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정입니다. 대학별로 입시 전형이 다른데 무엇을 요구하는 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고요. 원서를 작성합니다. 탈북학생들은 특별전형으로 가기 때문에 입학시험을 보거나 서류로만 합격되기도 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탈북청소년교육지원을 담당하고 계신 이향규 팀장님이 탈북청소년 특별전형이라는 제도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향규: 학교마다 자기 소개서나 학업계획서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잘 써야합니다. 서류만으로 학교를 갈 수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는 잘 써야 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이탈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학과가 있어요. 주로 중국어과, 간호학과, 이런 학과를 많이 선호합니다. 경영, 경제, 경찰행정학과, 치기공학과 등을 선호하는 편이었습니다. 정시모집은 수능시험을 봐서 남한 아이들처럼 시험을 봐서 가는 방법이고요. 우리 북한 학생들은 수시모집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성적이나 다른 기준, 학교가 정한 기준을 가지고 뽑는 방법입니다. 수시는 9월부터 12월까지 있고요. 학교마다 다 다르니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탈북학생은 특별전형으로 갈 수 있는데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이고요. 북한이탈주민은 외국인 범주에 듭니다.
외국인 전형은 입학정원의 2%만 모집을 했는데 2010학년도부터 외국인 특별전형은 입학정원 외 모집을 합니다. 탈북청소년은 좀 더 대학에 들어가기 쉽다는 뜻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 기회로 훨씬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흥미와 관심이 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적성검사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설명해주실 선생님이 계세요. 내가 뭘 잘하고 뭘 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무슨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느 학과를 가야하는 지는 여기 계신 대학의 선생님들이 도와주실 거예요.
[탈북청소년들이 다른 교육환경에서 공부해 온 만큼 원하면 대학교에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도록 한국의 많은 대학들은 어려운 시험을 배제하고 어떻게 공부하고 싶은지를 면접을 통해 선발합니다. 대학의 문은 쉽게 열 수 있지만,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는 본인이 하기에 달렸습니다.]
이향규: 늘 이 자리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디에서 할 수 있는지 내 꿈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그 질문에 답해줄 선생님 많으십니다. 나에 대해 좀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향규 팀장님의 말씀에 이어 실제 지난 해 입시박람회장을 통해 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신입생이 된 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대학생활에 대한 재미있는 영상도 아이들에게 웃음과 함께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이제 자유롭게 각 대학에서 나온 입시관계자들을 만나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그 사이, 저는 오늘 사회를 보면서 이 행사를 준비해온 방화 복지관의 정은주 복지사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예진: 오늘 행사, 준비는 얼마나 하셨나요?
정은주 복지사: 작년 12월부터 회의. 업무 분담해서 대학가서 하는 사업도 있고 해서요. 6개월은 걸린 것 같습니다. 대학 참여율이 이번에 제일 높은 가요? 제일 높고요. 작년엔 26개였고 올해 40개 목표였는데 33개 대학이 참여했습니다.
[2003년 대학 설명회부터 오늘의 대학입시박람회까지 8년째 행사를 함께 해오신 정은주 복지사는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길 바랄까요?]
정은주: 일단 인기 있는 학과가 있어요.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 전형보다 가기 쉬워서 학교선택의 폭은 넓은데 그래서 이름 있는 학교를 갔다가 대학에 실패하기도 하거든요. 자기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을 점검하고 잡아나가면 확실히 자기가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요. 예전엔 전문대를 안 갔어요. 학기도 짧고 취업도 보장이 돼서 전문대를 하나센터에서도 전문대를 권장하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근속율도 높고요. 그렇게 다양한 안목을 가지고 사고의 전환을 하면서 학교를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 입시전형에 대해 발표를 해주신 한국교육개발원의 이향규 팀장을 만나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봤는데요.]
이예진: 왜 우리 탈북청소년들이 선호하는 과가 뚜렷할까요?
이향규: 한국의 직업군을 잘 몰라서 자기가 접한 사람들을 보고 갔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회복지나 간호학과, 보건행정학과 쪽이 많고 중국어과는 중국 체류기간이 길어서 선호하죠. 중국어학과는 가도 중국어로 쓰거나 하는 건 부족해서 학교생활이 아주 쉬운 것 같진 않아요. 이예진: 다른 과로 편입하기도 하던데 탈북학생들에게 편입시 이점이 있나요? 이향규: 더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대학에 적을 두고 편입학하는 것은 다른 학생과 같은 과정. 그렇게 다른 과를 찾아가는 것은 건강하고, 오히려 휴학하거나 학교를 나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예진: 아이들이 무리해서 대학을 가려는 부분이 있는데 대학생활 자체가 아직 힘들어서 중도탈락하기도 하던데요. 대학생활을 돕는 멘토나 도움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이향규: 저는 애초에 진로상담과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진로를 정해야 하잖아요. 탈북학생들은 내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해도, 어디를 가야 하는지, 직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요. 대학생활을 유지하게 돕는 것 보다 가기 전에 계획을 충분히 세우도록 돕는 게 중도탈락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 한겨레나 대안학교는 전문적으로 지도를 해주세요. 그런 분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죠. 일반학교는 아이들이 계속 오니까 한 두분이라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만들고 연수해야죠. 도와줄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죠.
이예진: 오늘 온 아이들에게 특별히 당부할 점이 있으신가요?
이향규: 저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서 대학에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역차별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특별전형으로 뽑고 상당부분 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그들이 자립할 때까지 사회가 보장해야 하는데 당연한 게 아니고 사회에 갚아야 하는 의식. 그런 것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렵게 선택하고 적성을 알고 나중에 사회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향규 팀장님이 정답같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실제로 우리 탈북청소년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 지 둘러볼까요?]
김진명 학생: 이건 맘에 드는데 여대가 싫어요. 여대가 치열하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전체적으로는 좋은데요.
성신여대 입시관계자: 한국사회가 치열해요. 그래도 그건 일부고요. 여대 나름의 장점이 많아요. 남녀공학은 남자 중심이 있어요. 여대는 여자가 중심이에요. 짐도 여자가 들지만 회장이나 뭐든 걸 여자가 하죠. 자기의 주장을 세우는 것도 그렇고 여대의 장점이 있죠.
김진명: 뽑는 기준은요?
성신여대: 저희는 면접만 봐요. 자기소개나 서류만 가지고는 100% 학생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거짓이 있을 수도 잇고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파악을 하죠. 모집인원의 제한이 없어서 다른 학생과의 경쟁이 아니에요. 성신여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열정이 있다, 공부해 왔다 ,나의 꿈은 이것이고, 이것을 이루기 위해 여기에서 이렇게 공부하고 싶다 이런 걸 면접에서 자신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학생보다 못하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을 할 필요 없어요. 분명히 면접 중에 성신여대는 왜 지원하셨어요? 이 과는 왜 지원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싶고, 뭐가 되고 싶은지, 반드시 나오는 질문이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이에요.
김진명: 맞아요. 성신여대: 10월경에 면접이 있는데 정말로 고민을 많이 하셔야 해요. 평범하게 하시면 안 되고 나만의 장점,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상담을 마친 하늘꿈 학교의 김진명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이예진: 어디 지원하려고요?
김진명: 국제학부요.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사회복지 계열인데 한비야씨 처럼 그런 일을 하고 싶어서요. 10년 정도 됐어요. 온지. 원래 일반학교를 다니다가 적응이 안됐다기보다 대안학교를 가게 됐는데 우리 학교가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시설이 별루라 안 좋았는데 우리에게 딱 맞는 혜택을 갖추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일반학교는 학생이 너무 많아요. 한반에 40명 정도 있어요. 모르는 걸 물어보지 못 하겠는게 선생님도 그냥 학원에서 배워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수업을 하고 나가세요. 저는 너무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기초가 안돼서. 근데 대안학교는 우리 수준을 알아서 필요한 걸 가르쳐 주세요.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저희를 정말 사랑하세요. 자식처럼 감싸주세요. 그래서 제가 바뀌는 걸 느꼈어요. 공부도 하고 싶어졌고 꿈도 생겼어요.
이예진: 오늘 둘러보니 도움이 좀 되나요?
김진명: 학교도 중요하지만 과가 중요하다고 그래서 둘러보고 있었어요. 나쁜 학교는 아니어도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서 제가 잘하면 되잖아요. 유명한 학교에 가면 애들이 너무 잘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전형이 소중하고 중요한 걸 몰라요. 면접 보니까 들여보내주겠지 하거든요. 면접 어떤 걸 보고 이런 걸 알 수 있고 어떤 대학이 있는지 알 수 있고 우리를 위해 마련해 준 자리라 좋아요.
이예진: 지금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남학생1: 어떤 대학은 등록금을 내라고 해서 얘기하고 있었어요. 어떤 학교는 등록금을 다 내준다고 하고 어떤 학교는 절반을 내라고 해서 살펴보고 있었어요.
이예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거예요?
남학생1: 대학 수준, 학교 타이틀이 중요하잖아요. 대한민국은 어차피 어떤 학교를 나왔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어느 과보다 10년, 20년뒤의 통일을 대비하면 과보다 어떤 대학을 나왔나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남학생2: 저는 원하는 과를 우선 보고 등록금 제도를 보고 탈북학생을 받는데 어떤 기준이 있나 보는데 다 같아요.
이예진: 오늘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학교 결정이 됐어요?
이광진: 저는 옛날에 결정했어요. 교대 가려고요.
이예진: 남한에서 공부할 때 어려운 점은요?
이광진: 처음엔 어려웠는데 애들이랑 어울리다 보니까 별로 없었고요. 지금은 괜찮아요. 친구들은 대부분 중국어나 잘하는 것으로 과를 가려고 하죠.
이예진: 나에게 대학이란?
이광진: 또 다른 시작. 여기 와서도 다시 시작을 했지만 지금까지는 적응단계였고 대학부턴 스스로 살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인거 같아요.
[이광진 학생의 말처럼, 그리고 선생님과 입시관계자들의 말처럼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바꿔놓을 지도 모릅니다. 대학의 문턱은 낮아도 자율적으로 자신의 모든 학습과 여가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대학생활이 그리 쉽지는 않으니까요. 오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탈북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