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희망통신 이예진입니다. 지난 7월 16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던 날, 양재동의 한 화랑에서 ‘다문화 가정과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희망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비가 와서 관객이 줄어들까 염려했던 것도 잠시. 5백여 명의 관객이 꽉 들어찬 연주장의 열기는 바깥공기와 달리 뜨거웠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번 공연을 주최한 NK지식연대의 김흥광 대표를 먼저 만나봤는데요.

김흥광 대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디딤돌을 위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연주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울오케스트라, 네 손가락 연주가 희아씨, 미국의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 등이 출연합니다. 오늘 음악회를 통해 왜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이 따로 필요한 지 알릴 예정입니다.
[오늘 열리는 희망콘서트, 희망공연은 대안학교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이라는 특별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딤돌 학교는 어떤 학교일까요?]
김흥광: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는 많죠. 한겨레 중학교, 여명학교, 한꿈학교 등은 중고등학교 과정이죠. 그런데 탈북청소년들이 한국에 와서 초기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게 초중생들이죠. 부모님들이 취업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취직을 못해요. 저희 디딤돌 학교가 적극적인 탈북여성들의 취업, 탈북청소년들의 자신만만한 학교 진학 등을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학생은 전국 각지에서, 기숙형이니까 주중에는 여기에 맡기고 주말에는 오순도순 지내게 하려고 하죠.
[이제 막 서울 거여동 쪽에 자리를 마련하고 한창 학교 단장 중인 디딤돌 학교는 40여명의 학생으로 출발합니다. 일반 초등학교 교육 뿐 아니라 방과 후에 피아노나 태권도 같은 예능 교육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김흥광 대표의 기대도 강해 보였습니다.]
김흥광: 탈북청소년들에 대해 국민들이 마음써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 격려와 스스로의 사명감을 새겨서 9월 개교할 디딤돌 대안학교를 잘 준비해서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통일역군을 키우기 위해 가능한 힘을 모으겠습니다.
이희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네 손가락의 천사, 피아니스트 이희아씨를 만나봤습니다.]
이희아: 굉장히 뜻 깊은 음악회잖아요. 탈북어린이들 학교를 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고요. 앞으로 이런 음악회가 더 많아져서 정말 남북이 하나라는 민족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주 음악회를 했던 희아씨, 통일에 대한 생각도 남다릅니다.]
이희아: 통일을 해야 확대된 한국, 한반도를 만들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 한반도가 평화스럽게 사는 모습을 봐야 하고, 굶어 죽어가고 있는 북녘동포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고, 탈북자들에게 사랑을 줘야 하기 때문에 꼭 통일은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동서독이 통일했기 때문에 우리도 평화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그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철웅씨와 특별한 순서도 준비돼 있다고 하는데요.]
이희아: 김철웅 교수와 연탄곡, 사랑의 도나우, 헝가리안 댄스를 할 거고, 제 독주도 있고, 제 노래도 있어요. 리허설때도 교수님 보니까 좋았고 한민족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아 민족이구나. 그래서 너무 행복하고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철웅씨와의 조화, 그리고 희아씨가 부르는 노래 모두 궁금해지는데요. 무대 위 향연, 지금 펼쳐집니다.]
최선규 아나운서: 지금부터 디딤돌 대안학교를 위한 희망콘서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박수와 연주)
[가야금 연주를 시작으로 점점 열기가 뜨거워진 무대는 희아씨와 철웅씨가 연주하는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제5번을 연주할 때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관객의 경쾌한 박수와 함께한 연주. 특히 희아씨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노래할 때는 관객이 깜짝 놀랄 정도의 가창력을 뽐냈습니다.]
(연주)
[그리고 소프라노 남혜원씨와 테너 임재홍씨의 ‘그리운 금강산’과 ‘보리밭’을 비롯해 철웅씨가 서울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북한곡 ‘조선은 하나다’를 공연 마지막 곡으로 웅장하게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최선규: 오늘 공연은 말 그대로 희망콘서트잖아요. 다문화가정들, 탈북청소년들, 사실은 제일 좋은 건 이런 대안학교가 없는 게 제일 좋은 거예요. 대한민국 청소년들과 어울려서 하는 게 가장 좋은데, 현실이 안 그렇잖아요. 우리 자유 대한민국에서 적응될 때까지.
[오늘 공연의 사회를 맡은 최선규 아나운서의 말대로 이런 대안학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잘 적응하는 날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도 필수겠죠. 오늘 공연을 본 관객들은 어땠을까요?]
관객1: 너무 좋았어요. 탈북자들이 생활도 잘 안되고, 금전적인 것도 문제지만, 언어도 그렇고 문화에 적응도 안 되고, 점수도 10점대였던 걸 봐서 안타까웠는데, 이런 계기로 해서 대안학교가 세워진다면 엄청난 좋은 일인 것 같아요. 통일에 대해선 약간의 우려도 있어요. 국민간의 격차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데 오래 걸릴지는 모르지만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미래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엄청난 투자의 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디딤돌 대안학교가 정말 필요하고요. 좋은 교육자도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학생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어요.
관객2: 너무 즐거웠고요. 한편으론 가슴이 찡했어요. 그런 대목이 있어요. 아리랑 부를 때도 그렇고.
[관객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세 시간 여의 긴 공연 시간에도 자리를 뜰 줄 몰랐던 관객들 대부분 탈북 청소년에 대해, 통일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신랑 철웅씨의 장모님도 한 말씀 잊지 않으셨습니다.]
철웅씨 장모: 감동적이고 가슴이 뭉클하고 아직도 벌렁벌렁해요. 처음엔 섞여 있는 것 같아서 우리 사위가 빛이 안 날까봐 걱정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모두 화합되는 걸 의미해서 그렇게 했나 싶더라고요. 사실은 만원으론 기금이 모아지진 않잖아요. 만원은 이 음악회도 모자를 걸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이 일을 알게 돼서 여러 사람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해요.
[장모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주자 대기실에서 연주를 마친 철웅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철웅씨: 연주가 마음에 들기보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었고 해서 연주회 전체가 잘된 것 같아요. ‘조선은 하나다’ 오늘 제가 이 곡을 골랐던 이유도 북한사람을 도우려고 해도 그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정했어요. 오늘 연주회에 정상급 연주자들이 나왔는데 입장권이 만원이었던 이유가 탈북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게 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보다 먼저 관심, 많은 분들이 오시길 바래서 만원으로 했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왔고요. 이런 열기로 계속 가다보면 디딤돌 학교가 훌륭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정말 발로 열심히 뛰었던 철웅씨, 희아씨의 섭외도 직접 팔을 걷어붙였었는데요.]
철웅씨: 희아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게 저 친구처럼만 하면 못할 것이 없겠다 생각해요. 인간승리이고, 모든 것이 열정적이고, 그에게 전달되는 따뜻한 마음이 예쁜 친구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알고 보니, 이번 공연은 철웅씨에게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철웅씨: 후배를 돕는다는 생각보다 저 자신을 돕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들이 잘된다면 저희 탈북자들이 이등국민처럼 불리지만, 나중에 탈북자들이라는 이름이 성공한 사람들의 대명사로 불리는 날이 오겠죠? 그래서 그들이 잘돼야 되겠죠. 거의 1·억이 넘는 돈이 모아졌고, 그 돈을 밑천으로 아이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죠.
[대한민국, 남한에 와서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대안학교, 디딤돌은 오는 9월에 문을 엽니다. 아직은 대안학교 숫자도 미미하지만, 탈북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있는 지도 잘 모르고 있는 남한 국민들도 많습니다.]
관객3: 글쎄요, 한 번도 진지하게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오늘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고요. 저희도 외국 나가면 적응이 쉽지 않잖아요. 아마 탈북어린이들도 그럴 것 같은데 이런 좋은 기회가 있어서 다행인 것 같고, 저도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요즘 사회적인 이슈가 많아서 두 나라? 두 민족의 관계가 경직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작은 기회들이 자꾸 모여서 통일로 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꼭 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던 희망콘서트. 탈북자들에겐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는 기회가, 남한 국민들에게는 좀 더 마음을 열 수 있는 자리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