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통일한마당’과 ‘우리하나’의 통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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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통신 이예진입니다. 남한의 젊은이들은 좋은 대학에 가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오늘 만난 젊은이들은 좀 더 큰 뜻을 품고 있었는데요. 그들의 인생계획이 어떤지 들어보시죠.

이영수: 저는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수라고 합니다. 올해는 한반도에 6.25 전쟁이 일어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달,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렸던 통일포럼. 통일에 대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임인 연세대학교의 '통일한마당'과 서강대학교의 '우리하나'가 모여 첫 토론을 벌였습니다. 먼저 연세대학교 모임인 '통일한마당'의 담당교수인 김영수 교수님의 축사로 문을 열었습니다.]

김영수: 저는 분단 3세대, 바로 여러분의 세대입니다. 여러분의 세대에 큰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민주화 이후에 대부분 태어났고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자유분방한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탈북 학생들은 사생결단하고 이곳까지 와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그들의 지혜와 통일에 대한 열정이 분단 3세대와 함께 모아진다면 남북통일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바로 분단 3세대 여러분은 통일의 주역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행사를 준비한 것이 의미 있는 일이고, 하나의 출발지점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영수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탈북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주 만나면서 2004년에 이 동아리, 그러니까 '통일한마당'을 본격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통일한마당이 만들어지고 나서부터는 탈북학생들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김영수: 많이 달라지고 있죠.처음 제가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친구들 의도는 적극적으로 남한에 통합돼야겠다, 그런데 왜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의 흔적을 가진 사람끼리 모이느냐, 은폐하려는 경향이 컸는데, 지금은 더 당당하고 남한출신 학생을 만났을 때 쭈뼛거리기보다 북한 어디 출신이다 말을 하고, 통일을 만드는데 있어 자신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잠재의식을 갖고 있다는 걸 볼 수 있고, 그게 처음 이 학생들을 만났을 때와 달라진 점입니다.

[김 교수님은 특별히 탈북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고 하는데요.]

김영수: 우리 학생들이 처음엔 상당히 의존적이었고, 자신들이 무엇을 주체적으로 하기보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해주길 바라는 비중이 컸는데 지금은 이런 모임도 직접 하고, 적극적으로 남한출신 학생들과 어우러져 통일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대견하고요. 남한 1세대는 상처받은 부분이 커서 통일에 대한 생각보다 원한이 있는 부분이 크고, 2세대는 서로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경향이 많잖아요. 그런 점에서 분단 3세대만 생각하기에 통일의 주체세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민주화 이후에 성장했고 경제성장의 결실을 누리며 이데올로기에 감염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볼 수 있는 세대라는 점에서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보는데, 남한의 분단 3세대와 자신들의 죽음을 불사하고 남한에 와서 남한의 정체성과 북한의 정체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탈북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가세할 때 명실상부한 통일을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원장의 축사와 유시은 박사의 주제강연이 이어졌습니다.]

최대석: 중요한 것은 통일은 예기치 않았을 때 온다는 겁니다. 우리가 통일에 대해 준비하고 이런 모임도 갖고 있지만, 지금도 예기치 않았을 때 통일이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라는 생각 아래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탈북자 2만명 시대, 탈북 대학생 숫자가 천명이 넘는데 오늘 이 작은 모임에서도 남쪽 출신이나 북쪽 출신이 통합되는 제도적인,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시은: 내 존재가 이 땅에 살고 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더라도 이 땅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왜 이 것 밖에 못할까라는 조급한 마음으로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내일을 준비하지 못하고 오늘을 감사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더라고요. 존재 자체가 귀하기 때문에 만족하든 아니든 이 땅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 자신을 얻고 칭찬해줄 수 있다고 봐요. 독일 탈북여성의 책을 봤는데 1997년 동독을 탈출한 여성의 책인데 서독에 와서 서독사람처럼 살기 위해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는데, 그래서 내가 누군가. 과연 나일까 생각해 보는데 성취가 내가 아니라 성공을 쟁취하느라 나를 찾지 못했구나. 통일된 이 땅에서 내가 행복감을 찾을 수 있는 존재는 무엇일까.

[이 날 모인 남북한의 청년들 30여명은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을 다진 뒤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서강대 경영학과 김영호 학생이 "통일시대에 필요한 인적자원, 탈북대학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김영호: 탈북자 2만 명이고 탈북대학생은 천3백 명이라고 합니다. 탈북대학생이 통일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역할이 왜 중요한 지 살펴보겠습니다. 사회적 충돌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문화적 충격입니다. 아마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차이 중에서 "일 없습니다."라는 말이 여기에선 "괜찮습니다."입니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처음에는 서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런 차이들을 극복하려고 하는데 통일됐을 때 남한사람들이 북한에 가서 말이 잘 안 통하면 북한사람들이 남한에 와서 노력하는 만큼 북한에서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요. 북한에 가서 안 되면 다시 한국에 와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탈북자들이 북한에 가서 이런 차이를 남한사람들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연세대 사학과의 남한청년 김형호 학생이 영화를 통한 북한에 대한 인식을 살펴봤는데요.]

김형호: 저는 통일한마당에서 3년째 함께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북한 친구들을 까마귀라고 하고, 남한 친구들을 비둘기라고 하는데요. 오늘 유일한 비둘기라 부담감이 있습니다. 과연 통일시대에 탈북인들의 역할 뿐 아니라 분단시대의 탈북인들이 어떤 비교우위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중)

남한군: 지금쯤이면 종로에서 끝발날릴 때인데, 저것들이 쳐들어와서.

북한군: 우리가 쳐들어갔다고? 미군 앞세워 밀고 올라온 게 누군데?

남한군: 너는 모르면 가만있어.

북한군: 그라모 우리가 밀고 내려갔다는 기가?

북한 장교: 그만하라우.

북한군: 저게 자꾸 거짓말 하지 않소. 우리가 쳐내려갔소?

북한 장교: 우리가 쳐내려갔어.

북한군: 아. 우리가 쳐내려 갔소.

김형호: 이 영화를 통해 일반적인 관객들은 남북관계, 북한에 대한 인식을 다루며 조정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통일시대의 탈북 대학생들의 영향력만큼이나 분단시대의 이들의 역할을 명확히 짚어보고 그 역할을 탐색하는 것이 보다 통일을 향한 현실적인 방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남북 대학생들의 역할과 자세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세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루할 새 없이 질문과 대답도 끊임없이 이어졌는데요.]

고세훈: 저는 고려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고세훈이라고 합니다. 제가 요즘 통일 관련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저는 과거 10년 동안 너무 퍼준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할 말은 하고 잘하고 있다, 너무 닫힌 느낌은 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시점에서 어떤 통일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지 김혁 학우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혁: 바람직한 통일정책에 대해 보면 사람의 통일이라는 말을 많이 하죠. 독일총리는 독일통일은 사람이 만들어낸 통일이라고 했죠. 그 사람들은 이미 사람의 통일을 준비했고 그 사람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택한 것들이 있습니다. 인권문제였죠.

[통일을 얘기하다 보니 인권 뿐 아니라 통일비용, 그리고 한민족이라는 원론적인 문제까지 파고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남한 청년들은 실제로 같은 민족이라는 이름만으로 통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북한에 잠재돼 있는 자원이 8백억 달러어치의 효용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통일에 대한 정당성이 희미해지기 전에 우리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영수: 어울려서 같이 얘기하고 같이 웃고 같이 놀고 같이 공부하는 게 통일 아닐까요? 이 자리에는 남과 북의 사람들이 같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가 이미 이념의 갈등이 아닌 화합과 평화와 하나 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통일된 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계셔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포럼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의 대표 이영수 학생의 말처럼 함께 하는 것만으로 통일에 가장 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