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신의주 수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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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얼마 전, 저희 희망통신에서 탈북자 단체인 새문화나눔봉사단의 봉사현장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남한에서는 자연재해의 어려움을 당한 이웃이나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을 도우려는 단체나 개인의 따뜻한 손길이 많은 편입니다. 특히 북한의 사정을 잘 아는 민간단체들은 북한의 식량난을 돕기 위해 앞장서고 있죠. 오늘은 식량지원과 함께 북한주민들에게 배급이 잘 되고 있는지 직접 신의주를 방문하고 돌아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황재성 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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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에서 준비한 말라리아 방역물자가 화물차 2대에 실려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재성: 저희는 1996년도에 처음 생겼고요. 국내 종교 6개 단체, 시민단체가 모여서 독자적인 대북창구역할을 하면서 대북인도지원단체, 시민단체로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에서 활동을 했고, 그 이후에 활발한 대북활동을 해왔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특히 보건 의료와 농업, 축산, 긴급구호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협동농장 벼농사와 시설채소 협력사업을 통해 남측의 발전된 농업 기술을 이전하고, 시설채소 재배를 통해 농가 소득증대를 가져왔죠. 또 북한에 나무를 심어 앞으로 연간 15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황폐해진 북한의 산림을 복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무가 없어 반복되던 수해 피해를 줄일 수 있겠죠? 이 밖에도 북한 젖염소보내기운동과 종계장 건설, 남포·전북 우리민족돼지공장을 설립해 식량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황재성: 저희가 단순하게 식량만 지원한다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포장만 보고 아, 남쪽에서 지원을 했구나하고 말겠지만 저희는 협동농장에서 그 분들과 같이 농사를 짓고, 기술이전을 하고, 벼농사, 채소농사, 농기계 수리 등 주민들과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보니까 대주민 접촉이 많죠. 처음엔 북측에서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순수하게 인도적 지원, 동포애와 민족애의 생각으로 지원한다는 신뢰가 생겼고,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남북협력사업이 서로의 진정성을 알아야 발전할 수 있거든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3억 원, 27만 7천 달러 가량의 옥수수 700톤을 9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신의주 주민들에게 나누어 전달해왔는데요. 지난 10월 29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올 여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신의주시에 옥수수를 지원하고 분배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영담스님과 황재성 부장 등 총 4명이 신의주를 다녀왔습니다.]

이예진: 분배가 잘 되고 있던가요?

황재성: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현장은 못 봤어요. 저희가 간 곳이 신의주 양정 사업소 산하의 해방식량공급소였어요. 그 곳은 북한 주민들이 직접 와서 식량을 타가는, 북한의 표현대로 세포단위인 주민들에게 분배되고 남은 식량들, 저울들을 봤고요. 주민들에게 공급할 때, 하루 350g 씩, 1인당 총 10kg이 배급되도록 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최근 멀어진 남북관계를 떠나 많은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보낸 식량이 실제로 북한 주민들에게 가고 있는지에 대해 반신반의합니다. 신의주로 간 옥수수는 지금도 잘 분배되고 있겠죠?]

황재성: 저희 입장에서는 한 명의 주민에게 더 지원을 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구매했습니다. 신의주가 단동 접경지역이라 중국에서 트럭이나 화차를 보내게 되면 바로 지원이 가능한 거죠. 그래서 중국에서 구매해서 진행을 빨리 한 겁니다. 수해가 나고 3개월 만에 들어가서 좀 창피하지만, 여러 가지 아직 남과 북의 정치적인, 군사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좀 아쉽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었지만, 민간으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신의주를 방문한 거잖아요. 북의 입장에서는 가장 대주민접촉점인 식량공급소까지 공개하면서 남쪽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데 대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수해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수해지원이 끝나도 북쪽에 식량지원이 꾸준히 지원돼서 어려운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천안함 사건 이후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이 제한적인게 사실입니다. 황 재성 부장은 정부방침 때문에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게다가 수해가 난 지 석 달이 지난 뒤에 신의주에 가게 돼 아쉬웠지만, 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현지 사정을 돌아보고, 안심을 하게 됐습니다.]

황재성: 신의주시가 다 침수됐던 지역이잖아요. 신의주시는 굉장히 깔끔하게 복구됐더라고요. 특히 신의주청년역에서 압록강여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아파트 5,6개동은 아직 보수 중이었고요. 그런 것 말고는 도로나 건물은 깔끔하게 복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회의 모습이 우리 생각처럼 암울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그건 경제나 식량사정과 별도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저희가 들어가서 새로운 기술이전 등을 하다 보면 더 잘 살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더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죠.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것이 수해로 큰 상처를 입은 신의주 주민들을 일으켜 지금의 복구 작업을 이루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남한에서 전하는 사랑의 손길이 여러분에게 얼마나 전달이 잘 될까, 얼마나 큰 보탬이 될까 궁금했습니다.]

황재성: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요. 탈북하신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연락이 되어서 저희 소식지에 글도 써주셨는데요. 북한에 있을 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고 써있는 포대의 식량을 전달받은 적이 있었대요. 그래서 어려운 시기에 큰 도움이 됐고, 고마운 마음을 가졌었다, 그래서 남쪽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어떤 단체인지 굉장히 궁금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탈북해서 인터넷을 통해 찾아서 저희한테 전화를 주신 거예요. 너무 고마웠다고요.

[정치적 이념도, 시간의 공백도 느껴지지 않는 순간입니다. 여러분의 식량 포대에도 혹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고 씌어있진 않나요? 인도적인 지원사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황재성: 일방적인 지원사업보다 협력 사업이라고 하는 이유는 일방적으로 저희가 준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에서도 같이 협력해서 배우고자 하는 의지,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나아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농업개발사업과 축산사업,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시설을 현대화하는 보건의료사업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앞으로의 계획도 빼곡히 차있습니다.]

황재성: 11월 중에 준비하고 있는 것은 부산 기장군의 건미역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저희가 남포산원을 보수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있는 산모들을 위해 그 미역들을 좀 보내자.

[그리고, 해마다 개최되는 후원의 밤이 곧 열린다고 합니다.]

황재성: 오는 11월 23일에 후원의 밤을 개최합니다.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데요. 후원의 밤을 통해 대북인도지원사업을 활발하게 하기 위한 회원확대, 후원 모금 등을 병행하기 위해 개최하는 거죠.

이예진: 남한에서의 북한에 대한 많아지고 있을까요?

황재성: 저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관심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열성후원자들을 확인했죠. 전화해서 힘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후원을 확대하는 분들도 계시고, 자원봉사 하겠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후원이 줄었지만, 열성회원들, 마음과 뜻을 함께하는 분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죠. 그 변한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행보 역시 이 같은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후원의 밤 주제는 “힘내라, 우리 민족”인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황재성: 이번 후원의 밤은 “힘내라, 우리 민족”으로 정했는데, 거기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겠죠.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인도지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쭉.

[황재성 부장을 포함해 대북협력사업을 위해 두 팔 걷어 부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실무진은 100회 가까이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그 횟수가 늘수록 남한과 북한의 멀어진 간격도 조금씩 줄어들겠죠? 신의주에서 희망을 보고 온 황재성 부장과 함께 한 희망통신,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