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유엔 특별보고관 방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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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신임 유엔 특별보고관의 북한 인권에 대한 공식 입장을 살펴봅니다.

(림일) 도착 다음날부터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점심시간 한 시간 제외하고, 12시간씩 일했고, 3일에 한 번씩 연장 작업을 하면서도 휴식은 제대로 없었습니다.

탈북자 림일 씨가 지난 2015년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북한 해외 근로자의 실태를 증언하는 부분입니다. 림일 씨는 지난 1996년 쿠웨이트 주재 '조선광복건설회사'에서 노동자로 파견돼 일하던 중 탈출해 1997년에 한국으로 갔습니다.

림일 씨 같은 해외 북한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북한 내 주민들의 인권 문제와 함께 주 관심사라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신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킨타나 보고관은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가 자사 웹사이트에 1일자로 올린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무가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고, 따라서 영토 문제에 관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문제는 보통 전 세계 다른 곳으로부터 발생하는 다른 요인들도 포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관련해선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최악의 조건 하에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의 북한 노동자 인권 문제도 관심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 노동자들과 연결된 국가와의 대화와 개입을 포함한다"면서 "예비적 관점에서 말한다면 특별보고관으로서 북한 노동자들과 관련 있는 정부,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킨타나 보고관의 이 같은 입장이 앞으로 유엔 차원에서 외국의 북한 노동자 인권실태 조사와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미국의 민간 인권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의 말입니다.

(수잔 숄티) 북한의 노예노동은 러시아의 시베리아나 중국 등지에서 수십 년간 행해져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몇몇 국가에서 자국에서 북한 출신 해외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착취당하는 게 드러나자 매우 어색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킨타나 신임 특별보고관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어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를 비롯해 과거에 남북한과 얽히지 않은 세계 각 지역의 새로운 이해당사자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또 북한의 감옥 상황을 들여다보며,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는 물론 보건, 식량 접근권 등의 측면에서 상황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모색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임 보고관이 반드시 북한을 방문해야하며, 직접 인권실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캄보디아 주재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을 역임한 학살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씨의 말입니다.

(데이비드 호크) 킨타나 보고관이 이번에 임기를 시작한 것을 계기 삼아 북한에 방문하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기를 희망합니다. 북한을 직접 방문해서 북한 관리들과 만나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전임 보고관들은 단 한 차례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킨타나 보고관은 미얀마와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여러 면에서 북한의 인권은 위태로운 상황"이라면서 "인권개선을 위해서는 협력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 미얀마와 북한은 다르다. 미얀마는 군사정권에서 문민정부로 바뀌고 국제사회에도 문을 열었는데 북한은 협력할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미얀마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일하면서 미얀마 인권 상황 개선에 힘을 쏟고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킨타나 신임 보고관이 미얀마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일하던 지난 2013년 10월 유엔 총회에서 발언하는 부분, 잠시 들어보시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미얀마 정부는 국제인권법에 따라, 광범위한 인권침해 혐의, 특히 2012년 6월에 발생한 공권력에 의한 폭력사건을 조사하고, 나아가 관련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의무를 아직도 수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이 의무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북한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을 받은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무장관 겸 국가 자문역인 수치는 최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으로부터 방북 요청을 받았습니다. 미얀마 외무부도 방북 초청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얀마 외무부 관리는 주간지 미얀마타임스에 "아직 북한 방문 요청에 대해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면서 취임 초기 여러 국가에서 제안한 방문 요청을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수치의 행보는 북한의 '사회주의 형제국가'인 라오스와는 대조됩니다. 회의 기간에 리 외무상이 라오스 정상의 방북을 요청하자 라오스는 즉각 난색을 보였습니다. 미얀마 현지 정치평론가들은 민주화와 인권운동으로 명성을 쌓은 수치가 북한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중국 당국이 구금된 인권활동가들의 재판 일정을 확인하려던 활동가들의 부인 4명을 체포, 구금했습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권활동가의 아내 4명이 톈진 중급인민법원에서 조만간 인권활동가 재판이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하러 갔으나, 법원 직원이 알려줄 수 없다고 하면서 공안 수십 명을 불러 톈진 허시 경찰서로 이송돼 구금됐습니다. 류얼민, 왕차오링, 리원쭈, 판리리 등이 이번에 체포됐으며 이들의 남편은 인권활동가인 자이옌민, 리허핑, 황취안장, 거우훙궈 등입니다. 중국 공안당국은 작년 7월 인권 변호사와 인권활동가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수백 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