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김정일 사망 후 북한인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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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연말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새로운 북한 지도부의 등장으로 주민들의 인권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지 여러 인권활동가와 전문가를 통해 전망해 봅니다.

미국 내 저명한 인권 전문가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베르타 코헨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의 인권 문제와 인권 정책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조금 이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 글쎄요,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변화가 일어나리라고 예측하기란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 누구나 큰 변화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될 지,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대할지 불명확한 상태입니다.

코헨 선임연구원은 북한 내 정치 상황이 이같이 불확실한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새로운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인권 탄압을 중지하는 여러 조치를 취해 국제사회의 완전한 일원이 되도록 설득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 북한의 새 지도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폐쇄된 북한 사회를 개방해야 합니다. 유엔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고, 식량 분배와 감시에 대한 국제사회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거나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을 정치범으로 체포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나아가 적법한 절차 없이 잔혹한 상태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20만 명 이상의 수감자를 석방하고, 석방된 수감자들을 돌볼 국제적십자사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해야 합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도 같은 생각입니다. 로스 사무총장은 지금은 북한의 권력 이동기라면서,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가 뜻을 모아 북한의 새 지도부로 하여금 자국민을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이 촉구한 인권개선안을 이행하라고 압력을 가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중한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아예 부정적 미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제적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과거 스위스에서 공부를 한 경험이나 매우 젊다는 사실이 북한의 열악한 언론자유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에서 아시아태평양 문제를 담당하는 벤자민 이스마엘 씨는 오히려 북한 지도부가 김정은 부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위해 더 가혹한 정치적 노선을 채택할 수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민간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전 사무총장은 부정적 결과보다는 긍정적 변화가 올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기본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고 김정일 위원장의 개인적 탓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척 다운스

: 김정일은 다른 인간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툭하면 사람을 죽이고, 북한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고, 특히 외국인 납치를 직접 지시하는 등 혼자서 모든 결정을 다 했다고 봅니다. 김정일이 북한과 남한, 나아가 국제사회에 끼친 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운스 전 사무총장은 북한 고위층에 주민들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들의 목숨을 지키려하고 체제를 보전하려는 세력은 많다는 점은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북한 권부의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나 김 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지 않을 공산이 큰데다, 변화를 바라는 세력이 북한 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척 다운스

: 북한 안에 김정일이 통치하던 방식과 다른 변화를 보고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이 세력이 서서히 등장할 겁니다. 북한의 새 지도부 역시 핵문제와는 달리 북한의 국내정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서방세계와 화해의 움직임(제스처)으로 외국인 납치자의 생사와 행방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국제적 기독교 단체인 오픈 도어즈의 제리 다이크스트라 공보 담당관도 다운스 전 사무총장의 전망에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북한에 기본적 인권, 특히 종교적 자유가 허락되는 날이 조금 앞당겨지지 않겠냐는 희망이 보인다는 겁니다.

제리 다이크스트라

: 물론 북한에 당장 어떤 변화가 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정부는 기독교인 4만~6만 명을 강제 노동수용소에 수감하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에 변화가 오면서 이런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계속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이 아랍연맹 감시단의 활동 개시를 앞두고 또다시 민간인 시위대와 탈영병 수백 명을 살해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시리아인권감시회는 지난 20일 시리아 북서부 터키 접경지역인 자발 알-자위야에서 정부군이 민간인과 반정부 활동가 111명을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군은 작은 언덕에서 이들을 포위한 뒤 2시간가량 포격과 집중 사격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의 이번 유혈 진압은 시리아가 지난 19일 아랍연맹의 국제 감시단 파견을 수용한 직후 벌어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시리아 정부를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으며 통치할 자격이 없는 시리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중국이 자국 내 인권변호사에 대한 통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등이 최근 중국에서 인권변호사가 심각하게 탄압받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 같은 국제적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가오즈성에 대한 보호관찰 결정을 철회하고 재수감했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인권 변호사 가오 씨는 노동운동가와 토지를 강탈당한 농민, 파룬궁 수련자, 지하교회 신도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인물로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가오 씨는 2006년 12월 법원으로부터 국가전복 선동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법원은 형 집행을 유예하는 대신 보호관찰 5년과 정치권리 박탈 1년을 부과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