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새해를 맞아 북한 인권과 관련한 2015년 주요 관심사를 살펴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안녕하세요, 장명화 기자, 올해 북한 인권 활동에서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사항이 뭡니까?
장명화: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이 북한인권법을 이달 14일 종료되는 임시국회 회기 중에 처리키로 하고 야당 설득과 여론 조성 작업에 나서고 있는 점입니다. 지난 2005년 발의돼 10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처리, 결국 2014년을 넘기고 말았거든요. 한국의 여당과 야당은 각각 '북한인권법안'과 '북한인권증진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인권법의 기본적인 목표에 대한 정치적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북한인권센터 설치 여부인데요, 새누리당은 센터를 통해 관련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고, 새정치연합은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대한 예산 지원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루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는 만큼 한국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여당의 판단입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인제) 한국 국회가 국제사회를 선도하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보조라도 같이 맞춰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북한인권법을 10년째 잠을 재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더 분발해서 북한인권법이 꼭 처리되도록 여러 가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양윤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제출된 북한 인권 결의안을 보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감시 강화와 기록 유지를 위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현장 기반 조직의 한국 내 설치를 환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언제쯤 설치됩니까?
장명화: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는 서울에 올해 3월까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사무소 설치 시점을 올해 3월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맞다"며 "가급적 1·4분기에 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서울시, 외교부와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빌딩에 설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해 왔으며, 가급적 올해 3월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전에 개설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한국 정부는 사무소 직원에 대한 특권면제 범위 등을 다룬 유치국 협정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당국자는 "사무실을 개설하려면 한국 정부하고 유치 협정을 맺어야 하는데 협정 내용도 아직 완결이 안 돼 올해 3월을 목표는 하지만 언제 개설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윤정: 북한 인권 현장사무소가 목표대로 개설되고 나면 4월인데요, 예년처럼 '북한자유주간'이 열리나요?
장명화: 네. 이 행사는 미국 내 60여개 기독교와 인권 단체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이 북한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서 지난 2004년부터 4월 마지막 주에 개최해왔는데요, 2010년부터는 서울에서 계속 열렸습니다. 미국 정부, 상원과 하원 의원, 탈북자 등이 두루 참여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이 사항은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북한자유연합을 이끄는 수잔 숄티 대표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수잔 숄티)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자유주간을 올해에는 워싱턴에서 개최합니다. 그 이유는 대략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 의회에는 최근 선거에서 새롭게 뽑힌 상하원 의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들에게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들의 도움으로 '대북 제재 이행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 제재 이행 법안'은 북한을 강력히 제재하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전격 제안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발의해 지난 7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메넨데즈 위원장의 법안은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이달 3일 113대 미국 의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의 법안도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폐기됐습니다. 하지만 상·하원 외교위원장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114대 의회에서 처리될 공산이 매우 큽니다.
양윤정: 9월에 유엔 제3위원회와 그리고 12월이면 유엔총회 본회가 열리는데요, 이때도 북한 인권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죠?
장명화: 네. 특히 올해 서울에 설치될 북한인권 현장사무소가 자료수집과 문서화를 한 뒤, 유엔 인권이사회와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인권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하고 이를 기초로 인권이사회에서 논의한 다음, 9월 유엔3위원회, 12월 유엔총회 본회가 논의하게 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정부가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던 사형수 장기 적출과 이식을 올해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중국라디오방송의 인터넷판인 중국광파망은 올해 1월1일부터 중국의 장기 이식이 더는 사형수 장기에 의존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의료계는 자국에서 매년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 수가 3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장기를 이식받는 이는 1만 명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마저도 민간의 자발적인 장기 기증이 아닌 사형수의 장기를 음성적으로 분배·이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앞으로 장기 이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음성적인 장기 매매가 더 성행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 미얀마 양곤에서 서구식 술집을 운영하는 이들이 인터넷에 헤드폰, 즉 머리에 쓰는 수신기를 착용한 석가모니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올렸다가 현지 사법당국으로부터 체포됐습니다. 가게 홍보를 위해 이 같은 그림을 올린 것이지만 불교를 신성시하는 미얀마에선 큰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환각상태를 연상시키는 헤드폰을 쓴 석가모니의 그림을 올린 이는 뉴질랜드 출신의 필립 블랙우드 씨로 블랙우드 씨는 '종교를 모독'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블랙우드 씨는 즉각 그림을 삭제하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는 성명을 게재했으나 해당 점포인 V개스트로바 주인 툰 투레인 씨, 동료 흐툿 코코 르윈 씨와 함께 체포되는 것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블랙우드 씨는 인권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수감되기도 했던 인세인 감옥에서 투옥중이며, 징역 4년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건에 대한 당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