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2012 세계 기독교 탄압 감시 목록

북한 내 지하교회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
북한 내 지하교회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 (Photo courtesy of The Voice of the Martyrs)

0:00 / 0:00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2012 세계 기독교 탄압 감시 목록'을 들여다봅니다.

(북한 내 지하교인의 증언) 중국에 먼저 건너간 엄마가 북한에 있는 저를 도와주라고 보낸 사람이 기독교 성경책을 가져와서... 한 10명 정도 모여서 예배를 드렸어요...

국제사회 일각에는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에는 지하교회가 없으며 해방 전 신앙을 가졌던 몇몇 노인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방금 들으신 증언을 포함해 점점 더 많은 탈북자가 북한 내 지하교회의 실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해방 후 지하교회를 개척해 인도했다는 이야기, 안전원들이 근방의 성경을 가진 사람을 모두 죽였다는 이야기, 국경 지역에서 성경을 밀수해 온 이야기, 친척을 중심으로 성경을 나누고 몰래 만나 예배한 이야기 등 증언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물론 북한에서 기독교인으로 밝혀지면 재판 없이 무기한 강제 노동에 처해지거나 공개 사형에 처해집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3대가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 수용돼 강제노동을 통해 처벌받거나 총살됩니다. 국제적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가 최근 발표한 '2012 세계 기독교 탄압 감시 목록'에서 북한을 10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으로 지목한 이윱니다. 오픈 도어즈의 칼 묄러 회장의 말입니다.


칼 묄러

: North Korea is known as a defiant, isolationist nation that has...

(

더빙

) 북한은 기독교를 포함해 종교의 자유를 일체 인정하지 않고 탄압하는 거만하고 고립적인 국가입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을 집중적으로 박해합니다. 왜냐면 기독교 박해를 시작한 김일성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면서, 김 씨 일가를 유사 종교화해 숭배하도록 했고, 이런 계획에 가장 무서운 세력이 기독교라고 판단한 겁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기독교인을 무자비하게 탄압해왔습니다.

실제로 고 김일성 주석의 부모는 모두 기독교인입니다. 아버지 김형직 씨는 평양의 기독교 학교인 숭실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어머니 강반석 씨는 아버지보다 더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석'이란 이름부터가 예수의 제자 중 한 명인 '베드로'에서 따온 것입니다. 고 김 주석의 외할아버지 강돈욱 씨는 교회 장로로 만경대 일대에서 성경을 가르쳤던 인물로 회자됩니다. 심지어 고 김 주석의 회고록에는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교회를 다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기독교인인 사실이 발각되는 즉시 총살을 당하거나 수용소로 보내지는 북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는 약 20만 명에서 4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다고 오픈 도어즈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이 탄압을 피해 더 은밀히 활동하고 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수가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5만에서 7만 명으로 추산되는 기독교인이 북한 당국에 체포돼 정치범 관리소에 수감됐다는 게 그 방증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 달 사망으로 그의 셋째아들 김정은 씨가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하면서 북한의 기독교인 탄압 수위가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묄러 회장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듭니다.

칼 묄러

: With the current indications the new dictator, Kim Jung Eun, replacing...

(

더빙

)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한 새로운 독재자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덜한 폭군이라고 볼 수 없는 징후들이 많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자신의 할아버지의 노선을 따라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는데 혈안이 돼있습니다. 3대 세습을 꾀하는 '또 다른 신'이 북한 기독교인들에게 대한 폭압 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김정은 시대의 북한 내 기독교 상황은 매우 험난해 보인다고 묄러 회장은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씨는 과거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중국으로 수 백 명의 반탐요원들을 보내 탈북자들을 돕는 선교 조직망의 와해를 시도했고, 그 결과 단둥에서는 지난 해 한국인 선교사 1명이 암살됐다는 설명입니다.

칼 묄러

: I think it's extremely sad...

(

더빙

) 매우 슬픈 상황입니다. 북한 전체 인구가 대략 2천 400만 명인데, 모두 감옥에 갇힌 것처럼 숨 막히는 삶을 살아갑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의 처지가 더 열악합니다. 이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발각될까봐 크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픈 도어즈가 감시 목록에서 지목한 세계 10대 탄압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9개국은 모두 극단주의 이슬람교도가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국가들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이집트 검찰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집트 법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검찰이 무바라크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진행된 지난해 1월25일부터 2월11일까지 18일 동안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85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로써 무바라크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8월 시작됐지만 수개월 지연돼 최근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서 재개된 무바라크의 재판에서 이집트 검찰은 “강력한 징벌만이 해결책”이라며 “공정한 재판이라면 이 피고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 사우디아라비아 공주가 사우디의 여성인권 탄압과 폐쇄적 왕실문화를 공개 비판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사우디 국왕의 조카인 바스마 빈트 사우드 빈 압둘 아지즈 공주가 사우디 개혁을 앞장서 외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아지즈 공주는 지난 5년간 사우디 신문과 웹사이트에 여성 학대와 빈곤, 종교경찰 '무타와'의 전횡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해 왔습니다. 아지즈 공주는 신문에 "기득권을 포기할 각오가 돼 있다"면서 "종교경찰이 남녀를 분리하고 사람들 머릿속에 잘못된 생각을 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지즈 공주는 특히 "사우디 왕족은 1만5000명이며 이 가운데 2000명이 부와 권력을 독차지하지만 나머지는 가진 것을 잃을까 봐 한마디 말도 못한다"면서 폐쇄적 왕실 문화를 비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