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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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2015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을 살펴봅니다.

(김은사) 보위부에 체포돼서 1년 동안 갖은 악행을 다 받았습니다. 예수를 믿었다고요. 제가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11개 지역에 각각 10명-20명씩 전도하고, 나중에는 이 수가 400명, 500명으로 늘어나다보니, 언젠가는 잡힐 것으로 각오했습니다. 그 많은 사람 중에 왜 변절자가 없겠습니까. 그 1년 동안 고문이란 고문은 다 받았어요. 지금도 이 팔을 쓰지 못해서 일도 못합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지하교회 활동을 하다 수감생활을 한 황해남도 출신의 탈북자 김은사 씨가 지난 2013년 북한 기독교 박해를 증언하는 장면입니다. 올해 64세인 김 씨는 나중에 정치범 형이 낮춰졌지만, 미신행위자로 간주돼 교화소에서 10년간이나 수감됐습니다.

김 씨가 증언한 지 2년이 가까워오지만, 북한은 2015년 1월 현재 여전히 세계에서 기독교 탄압이 가장 극심한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국제적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가 최근 발표한 '2015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을 통해섭니다.

오픈 도어즈는 지난 1955년 냉전 당시 설립돼 동유럽과 러시아, 중국 등 공산권 국가에 성경책을 보급하며 선교활동을 펼쳐온 단체로, 매년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 대한 법적, 제도적, 사회적 차별과 박해를 조사해 최악의 50개국을 선정한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2015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에 따라, 북한은 지난 2003년 이후 13년 연속해서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이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습니다. 오픈 도어즈의 데이비드 커리 대표의 말입니다.

(데이비드 커리) 북한은 13년 연속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로 남아있습니다. 성경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기독교인 가족은 3대까지 투옥될 수 있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철권통치를 펴고 있으며, 주체사상과 김일성주의에서 벗어난 주민들은 '역적'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수많은 기독교인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으며, 비밀리에 기독교를 믿는 많은 주민은 적발되면 체포와 실종, 고문과 공개처형에 직면하게 된다고, 오픈 도어즈는 밝혔습니다.

문제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한의 기독교 탄압 상황이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데이비드 커리) 북한의 기독교 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그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오픈 도어즈는 지난 2013년 10월 입북했다 억류된 한국 국적의 김정욱 선교사와 만난 북한 주민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도, 기독교에 대한 폭력과 제한, 성경의 배포에 대한 단속 등 북한 당국의 압박과 독재 정권의 피해 망상적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오픈 도어즈가 감시목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나온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니나 쉬어 종교자유센터 국장은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 성경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수십 명이 처형됐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소개했습니다.

(니나 쉬어) 한국 언론 등은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 최대 80명이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처형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오픈 도어즈는 전 세계에서 1억여 명의 기독교인이 탄압을 받고 있다며, 2014년은 역사상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가장 극심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이어 현재의 여건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나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륙별로는 중동에서 가장 많은 폭력 사태가 발생했고, 아프리카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급증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소말리아가 북한에 이어 제2의 종교 탄압국에 올랐고,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최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북한인권법에 대해 심의했으나 여당과 야당간 이견으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인권법 처리는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는 새누리당 단일안인 '북한인권법안'과 새정치민주연합 단일안인 '북한인권증진법안'에 대한 심사를 이어갔습니다. 여야는 지난달 중순 북한인권법을 주제로 한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토론했지만, 북한인권관련 기구를 포함한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만 확인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 측은 법무부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둬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인 새정치연합 측은 "반북 성향이 강한 법무부에 보존소를 두면 북한인권 개선에 실효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새누리당 측은 국제사회와 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인권 대외직명대사를 외교부에 신설하자는 입장이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기존 외교부 대사가 하는 일과 중복된다"는 취지로 부정적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 야당이 제안한 '북한인권정보센터'와 여당이 제안한 '북한인권재단'의 역할 범위 등을 두고도 여야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 산하기관인 '유엔난민기구'는 내전이 계속되는 중동 시리아의 난민 수가 2014년 6월 시점에서 300만 명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270만 명을 웃돌아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기록돼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리아 난민이 세계 최다가 된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은 유엔난민기구가 지원하는 세계 전체 난민의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세 불안정이 계속되는 아프리카의 소말리아가 110만 명, 수단이 67만 명으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얀마 난민이 48만 명으로 세계 7위를 기록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