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계박해순위’ 북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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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발표된 '2014 세계박해순위'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세계박해순위'가 뭔지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세계박해순위'는 국제적 선교단체인 오픈도어즈가 매년 전 세계 기독교인의 종교 자유도를 조사해 국가별로 순위를 매긴 것인데요, '기독교인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자유의 정도'를 측정합니다.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 국가, 교회 등 5개 항목과 폭력의 관계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오픈도어즈는 특히 올해 '세계박해순위'의 방법론은 정보를 수집하고 계산하는 과정이 투명하도록 독립적인 감사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국가는 어딥니까?

장명화: 북한입니다. 이로써, 오픈도어즈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박해순위'에서 12년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양윤정: 그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오픈도어즈는 북한에 5만∼7만 명의 기독교인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고 성경을 소지하다 발각된 사람들이 오랜 수감생활을 하거나 죽음을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픈도어즈 측에 따르면 북한 내 기독교인은 2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그 가운데 장로교 배경을 가진 지하교회 교인이 4만 명,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가 6만 명입니다. 또 수용소와 오지 등에 7만 명이 살고 있으며 중국을 왕래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신자도 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윤정: 북한 당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장명화: 물론 북한에는 교회, 가톨릭, 러시아 정교회 성당, 그리고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는 사찰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성당과 교회는 북한 당국에 의해 설립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무나 가는 게 아니고, 북한 당국이 특별히 승인한 극소수의 사람만 교회와 성당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성당과 교회의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종교인인가? 동원된 사람들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논란이 있습니다.

양윤정: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러시아의 국영방송국인 '러시아의 소리'가 평양에서 러시아 정교인들이 성탄절을 기념했다고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모스크바 신학교를 졸업한 북한의 표도르 신부와 요한 신부가 지난 7일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성탄절은 12월 25일이지만, 러시아에선 1월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밤에 '정교식 성탄절'을 맞습니다. 이번 미사에는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 체코, 시리아, 중국, 영국의 외교대표들이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2년 러시아의 원동지역의 정교회 사원을 방문한 뒤, 평양 대동강 기슭에 러시아정교회 교회당인 정백사원을 건설했는데요,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내부 도색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산 특별 도색재가 평양으로 운송됐고 양국 미술가들이 함께 작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양윤정: 일견, 종교의 자유가 있는 듯 하네요. 북한에서 살았던 탈북자들은 뭐라고 합니까?

장명화: 탈북자들 대부분은 북한에 종교자유가 없다고 증언합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인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탈북자들을 조사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종교 활동을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0.5%에 불과합니다. 종교 활동으로 체포되면 58%는 정치범수용소, 12%는 교화소, 2.8%는 노동단련대에 수감된다는 겁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약 1,200건의 북한 종교박해 사건 기록과 종교박해 사건의 중요인물 700명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북한 종교박해 피해자 다수는 공개처형을 당했고, 대부분은 정치범수용소의 완전통제구역에서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하는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양윤정: 지금도 북한에서 비밀리에 신앙을 유지하거나, 종교적 활동으로 수용소에 수감된 주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오픈도어즈는 이들을 위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오픈도어스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 단체는 지난해 "성경과 책자 등 기독교 학습자료 약 6만개를 북한 지하교인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 5만 7,500명에게 식량과 의료품, 옷 그리고 각종 구호물품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선교를 도와주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구체적인 지역과 전달 물품의 종류를 밝힐 수 없다고 합니다. 오픈도어즈 측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 이후 북한 내 선교활동이 더욱 어려워졌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재 여러 비밀 선교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올해 '세계박해순위'에 북한 이외에 어떤 나라들이 포함됐습니까?

장명화: 상위 10개국은 북한을 비롯해 소말리아,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몰디브, 파키스탄, 이란, 예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0개국 중 9개 나라가 이슬람 국가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안팎의 반체제단체들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에서 올해에도 인권 개선이 이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관론을 표시했습니다. 중국 내 자유파 성향의 문인 단체인 중국독립문필회는 복역 중인 동료 정치범들에게 새해 인사를 보내면서 당국에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이 문필회 회원으로 복역 중인 반체제 인사 중에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 씨를 비롯해 10여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외에서 중국 개혁을 촉구하는 반체제단체인 '민주중국전선'도 중국의 일반 정치범들에게 새해 축복을 기원하는 동시에 위구르족, 티베트족, 몽골족 등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다 구속·수감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의 성쉐 회장은 "시진핑 주석은 인권 의식이 낙후됐다"면서 "그에 걸었던 인권 개선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낙담을 표시했습니다.

-- 미얀마 양곤에서 언론인들이 부정부패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언론인과 민주주의 운동가 200여명이 최근 양곤 시내에서 일간 '일레븐' 소속 마 킨 기자가 얼마 전 3개월 형을 선고받은 것을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을 거부한다'는 구호가 적힌 웃옷을 입고, '정보 자유는 민주주의의 생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행진했습니다. 마 킨 기자는 미얀마 동부에서 부정부패를 취재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미얀마기자협회 관계자는 "법원이 벌금형을 내릴 수도 있었으나 해당 기자뿐 아니라 언론 자유 전체를 위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형을 선고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얀마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이 2011년 취임해 민주화 개혁을 추진한 후 기자가 취재 활동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기는 마 킨이 처음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