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최근 발표된 ‘2013 기독교감시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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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발표된 '2013 기독교감시목록'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인권 관련 보고서가 나왔다죠?

장명화: 네. 미국 국제기독선교단체인 '오픈도어스'가 최근 '2013 연례 기독교감시목록'을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 신자를 박해하는 50개 국가 중 북한이 1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기독교 박해 정도를 점수로 환산할 때 100점 만점에 87점을 기록해 2위 사우디아라비아의 75점을 훌쩍 넘었습니다.

양윤정: 그렇다면, 북한은 오픈도어스의 조사에서 11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라는 오명을 받게 된 셈이네요. 북한의 종교탄압이 어느 정도로 심합니까?

장명화: 보고서는 북한이 "지구상에서 기독교인들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라면서 "얼마 남지 않은 공산국가 가운데 하나인 북한은 어떤 종류의 종교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체포, 구금, 고문을 당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공개 처형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15호 정치범 수용소에는 6천명에 달하는 기독교인들이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으로 탈출해 기독교로 개종했다가 강제 송환당한 북한 주민들은 수감, 처형 등의 위험에 빠진다"면서 "또 탈북자를 돕는 기독교인들은 살해당하기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처형되거나 연좌제로 3대까지 수감되는 일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다른 공산국가보다 더 기독교를 박해하는 이유는 뭡니까?

장명화: 전문가들은 김일성 전 주석이 만들었던 주체사상과 기독교 교리가 많이 닮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국가라기보다는 거대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다, 이런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해방 직후 북한은 기독교가 왕성했고, 특히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만큼 신자들이 많았습니다. 김일성 집안 역시 기독교 집안으로 유명했습니다. 외할아버지 강돈욱은 장로였고, 북한의 부주석을 지낸 김일성의 외삼촌, 강양욱도 목사였습니다.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도 선교사가 지은 학교에 다녔습니다. 김일성 본인도 중학교 2학년 때까지 교회에 열심히 나갔다고 합니다. 그랬던 김일성이 기독교를 박해한 건 자신이 만들었다는 주체사상이 사실 기독교를 본땄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기독교의 십계명처럼 북한에는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있는데, 내용도 비슷합니다.

양윤정: 네. 그렇군요. 북한에는 현재 어느 정도 규모의 기독교인이 있습니까?

장명화: 심각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는 기독교인들이 지하 교회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픈도어스의 폴 에스타브룩스 북한사업담당관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도 지하교인의 수가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타부룩스 담당관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에스타브룩스 담당관) 영국의 '오퍼레이션 월드'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 단체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해마다 5퍼센트 가량 지하 기독교인의 수가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픈도어즈는 이에 따라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체제 아래에서 진정한, 정치, 경제적 변화가 있기를, 그리고 탈북자와 돕는 이들이 도움을 받도록 기도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양윤정: 오픈도어스는 지난 1991년부터 이 목록을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조사를 합니까?

장명화: 오픈도어스는 매년 오픈도어스 지부와 세계 70개국의 교회 지도자들, 그리고 인권 전문가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합니다. '국가가 법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가?',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합법적인가?', '기독교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투옥되고, 수용시설에 갇히는가?', '기독교 문서의 인쇄와 배포가 금지되는가?', '기독교인들의 모임이나 가정이 신앙 때문에 공격을 당하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모든 국면의 박해를 총체적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북한은 11년째 1위니, 참 충격적입니다. 북한과 이웃한 중국의 기독교 탄압도 만만치 않은데, 변동 사항이 있습니까?

장명화: 네. 보고서는 중국의 개선을 주목했습니다. 5년 전 중국의 박해순위는 10위권 내였지만, 지난해 21위에 이어 올해는 37위까지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여전히 교회를 정치 세력으로 간주하고 모든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보고받지만, 가택 수색이나 체포, 성경 압수 등이 대규모로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100명 이상의 중국 기독교인들이 수감돼 있다는 소식도 밝혔습니다.

양윤정: 현대사회에 있어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인데요, 가까운 시일 안에 북한도 중국처럼 박해순위가 낮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국 정보통신업체인 구글의 지도 서비스 '구글 어스'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권운동가들은 구글 어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인권 실상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구글 어스가 계속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운동단체의 추산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5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과 그 가족들이 산 속 노동수용소에서 강제노역을 하고 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구글 어스에서 북한 위성사진을 가져다가 북한 전문가나 탈북자들의 조언을 구해 북한 전역 내 노동수용소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미국 변호사 조슈아 스탠튼 씨가 대표적입니다. 스탠튼 씨는 구글 위성사진으로 북한 수용소를 분석해 자신의 웹사이트 '프리코리아'에 게재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수용소에서 노역을 했던 탈북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확인을 거쳐 수용소 정문과 경비초소, 탄광, 임시 매장장 등을 사진에 표기했습니다. 스탠튼 씨는 "구글 어스 사진으로 탈북자들은 자신들이 있던 막사, 동료가 처형당한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구글이 의도적으로 한 선행은 아닐 테지만 구글의 지도표기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침해 제도로 비판을 받아왔던 노동교화제도가 56년 만에 폐지됩니다. 멍젠주 중국정법위 서기는 최근 "노동교화제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있었으며 전인대 비준을 거쳐 올해 안에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법위는 중국의 사법과 공안·검찰·국가안전부를 총괄하는 권력기관입니다. 국무원은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발표한 사법개혁 백서에서 "교화제도는 사회질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일부 규정과 절차상의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노동교화제도는 1957년 반혁명분자 숙청과 인민에 대한 사상교육 강화를 이유로 도입됐습니다. 이후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공안이 범죄인으로 취급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법행위가 있을 경우 재판 없이 강제노동과 사상교양을 시키는 행정처벌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국 400여 개 도시에 노동교화관리위원회가 있으며 이곳에서 결정하면 수일~4년까지 강제 구금돼 노동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 제도로 수천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시라이 전 충칭 시 서기는 이 제도를 악용해 자신에 반대하는 공직자와 기업인 수천 명을 강제로 구금하고 고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