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국경없는 기자회'와 '휴먼라이츠워치'의 최신 보고서 내용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중국 국경을 가로 지르는 압록강에서 한 북한 주민이 낡은 고무튜브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중국 국경을 가로 지르는 압록강에서 한 북한 주민이 낡은 고무튜브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 (사진-KB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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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언론 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 (RSF)와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HRW)의 최신 보고서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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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F 관계자의 육성

) 제가 서 있는 이 비무장지대 바로 뒤에 북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녘 땅에 사는 주민들은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데다, 정보의 통제가 심해, 제대로 TV 방송과 언론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의 실무진이 얼마 전 한국 쪽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환경을 전하는 것, 방금 들으셨는데요, 이 단체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과 에리트레아, 투르크메니스탄을 언론 자유를 가장 억압하는 국가로 꼽았습니다. 북한은 최하위권인 178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단체가 10년 전부터 발표하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줄곧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북한이 ‘시민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독재 정권’이기 때문입니다.

단체는 특히 왕조세습과 선군통치, 정권의 권력 야욕으로 북한의 언론자유 개선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체제 하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합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워싱턴 사무소에서 일하는 델핀 알건드 국장의 말입니다.

델핀 알건드

: 우리 단체는 올해도 북한을 계속 지켜볼 것이며 김정은이 새 지도자가 되면서 북한에도 변화가 있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에리트리아,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중국과 시리아, 이란이 저조한 언론자유 지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3개 나라의 언론 자유에 대해 단체는 "공포의 악순환에 매몰된 채 현실과 괴리됐다"고 혹평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해 보고서는 뉴스와 정보에 대한 통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의 불만에 대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베트남, 즉 윁남을 아시아에서 정보 교환의 자유가 악화되는 나라로 꼽으면서, 정부 당국이 정치문제를 다루는 기자는 물론 친 민주주의 성향의 인터넷 사용자를 탄압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0년보다 두 단계 떨어진 44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2009년 69위를 기록한 뒤, 2010년 42위로 상승했지만, 일 년 만에 다시 하락했습니다.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기자들의 취재를 차단한 이집트는 지난 2010년보다 39단계 하락한 166위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2월부터 정권을 장악한 군 최고위원회가 이전 독재 정권의 행태를 답습하며 민주주의적 기대를 무산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도 북한을 조직적으로 국민의 기본 인권을 억압하는 정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각국 인권상황에 관한 2011년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강제 노동과 공개 처형 등으로 공포심을 동원해 국민의 반발을 막고 정보와 집회, 여행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당국의 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북한 주민들은 고문이나 처형을 당하고, 나아가 강제노동수용소에 간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외국으로 떠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탈북자를 잡으면 가혹한 처벌을 가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식량 부족 문제가 악화돼 북한 주민 상당수가 궁핍하게 살고 있으며, 홍수와 혹한, 특히 2009년 화폐 개혁은 북한의 빈곤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에 대해선 지난해 언론과 결사, 종교의 자유를 비롯한 기본권이 크게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번진 민주화 운동인 소위 ‘아랍의 봄’ 열기가 중국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중국 당국이 자유를 확대해달라는 요구를 억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에 대해선 휴먼라이츠워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 결정이 시급한 정치개혁 문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한국의 민간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 지역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하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 회견에서 “종북세력을 청산하고 정치를 개혁해 한국을 바꾸는 일에 전력하고자 한다”며 “전 세계가 동의하는 북한인권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한국 국회의 무능함에 실망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하 대표는 “북한의 장마당이 활성화되고 외부 정보도 활발하게 유통되는 등 지금 커다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미래를 함께 해야 할 한국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하 대표는 특히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 조차도 좌우가 정파의 이익을 쫓는 모습에 한국의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북한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 대표는 출마 지역에 대해 “종북세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관악을 지역에 예비등록을 할 것”이라며 “그곳은 종북심판의 상징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 대표는 지난 2005년 열린북한방송을 설립해 북한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인권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상하는 ‘국가인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티베트 시위대에 대한 중국 군경의 발포로 촉발된 티베트 지역의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쓰촨성 서부 간쯔티베트자치주의 써다 현에서 최근 공안이 시위대에 발포해 적어도 티베트인 2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현지 공안 관계자를 인용해 “써다현에서 24일 폭도들이 화염병과 돌 등을 들고 파출소를 습격했으며 일부는 총까지 쏴 공안 14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공안도 부득이 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해 티베트인들을 향한 총격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티베트 인권단체인 ‘프리 티베트’는 간쯔자치주에 인접한 아바티베트자치주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으며 공안이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했다고 전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쓰촨성 서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티베트 영역에 속해 있던 지역이며, 중국이 통치하게 되면서 쓰촨성에 편입됐으나 강한 티베트 정체성과 민족주의, 독립 움직임 등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난해 3월 첫 승려 분신이 시작된 곳도 이 지역이며, 16명의 분신 중 대부분이 이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티베트인들은 중국의 강력한 통제 정책과 한족들의 이주로 부와 일자리를 빼앗기는 현실에 분노를 표해 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