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국경없는 기자회'의 2013 세계언론자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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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발표된 '2013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우선 저희 청취자를 위해 '세계언론자유지수'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세계언론자유지수'는 국제적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여러 평가기관의 언론의 자유 점수를 집계해, 매년 각 국가별 순위로 발표하는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송한 설문항목을 국경없는 기자회의 14여개 협력단체들과 전 세계의 130명의 특파원, 언론인, 연구원, 법률전문가와 인권운동가 등이 작성합니다. 설문조사는 언론인과 언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인 압력에 대한 항목을 묻습니다. 지수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언론 자유를 잘 보장하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네. 그렇군요. 북한의 순위는 어떻게 됩니까?

장명화: 이번 지수의 조사 대상은 179개국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178위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북한은 지난 2002년부터 5년 연속 최하위였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투리아가 지난 2007년부터 6년 내리 최하위가 되면서 북한은 꼴찌를 간신히 면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이번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011년 말 권력을 세습했지만, 보도와 정보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하는 체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국경없는 기자회의 벤자민 이스마일 아시아담당관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벤자민 이스마일) 아주 미약하게나마 정보의 흐름이 가능한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꼴찌를 면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AP통신의 평양 종합지국 개설이 있었고, 손전화 사용자가 늘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하면서 국제사회는 언론의 자유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북한의 심각한 언론 탄압의 현실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어 북한을 포함한 전제 정권 국가들은 국민에게 정보를 획득할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보도와 정보 통제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정부들은 공개 비판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양윤정: 국경없는 기자회가 말한 '전제정권 국가'에는 북한과 이웃한 중국도 포함됩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중국은 북한보다 겨우 5단계 높은 173위로 북한과 함께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언론 상황이 악화되는 바람에 작년보다 한 단계 올라갔을 뿐입니다.

양윤정: 최근 자료를 보면 현재 중국의 연간 출판도서량과 신문발행량은 세계 1위이고, 심지어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가 얼마 전 5억6400만 명을 돌파해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인데, 북한과 마찬가지로 최하위권이라니 의외입니다.

장명화: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 공산당의 언론 통제 탓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중국은 신문을 포함한 언론 매체를 정기적으로 검열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압력을 날이 갈수록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제해, 내용을 삭제하는 기술이 발달해 '세계 최대 인터넷 사용자 감옥'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트위터는 인터넷에서 140자 이내의 짧은 글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지역에 상관없이 전 세계 이용자와 친구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양윤정: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 아시아 지역 내 인권 후진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어떻습니까?

장명화: 베트남은 중국보다 한 단계 높은 172위, 라오스는 168위로, 이들 동남아시아 공산국가의 언론 탄압 상황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양윤정: 한국은 지난해 44위를 기록했는데요, 올해는 조금 올라갔습니까?

장명화: 50위로 지난해보다 6단계 내려갔습니다. 한국은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 자유지수가 처음 발표된 지난 2002년 39위로 출발해, 지난 2006년에는 31위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 측은 올해 한국의 지수 하락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양윤정: 아시아 선진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언론 자유는 더 개선됐습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지난해보다 무려 31단계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보도와 관련한 투명성의 결여 때문입니다. 한편, 언론 자유 1위는 핀란드가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