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시장화, 인권 개선 긍정적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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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의 시장화와 관련한 토론회를 들여다봅니다.

(그레이슨 워커) 2014년과 2016년 사이에 북한 전국의 종합시장 숫자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종합시장의 규모는 커졌습니다. 저희 연구는 종합시장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종합시장 근처 거리에 수많은 매대가 생겼습니다. 이 같은 매대의 수는 최소 80만 개에서 최대 백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국에 있는 북한 관련 전문매체인 데일리NK의 그레이슨 워커 국제팀장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 시장체제의 생성'이란 제목의 영문보고서를 처음 공개하면서 밝힌 말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쓰였는데요, 북한의 시장화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국제사회에 제공하고, 특히 시장이 북한에서 긍정적 변화의 씨앗을 뿌릴 가능성이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워커 국제팀장은 조사 결과, 북한주민들이 여전히 시민적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의 판매권을 비롯한 경제적 권리는 부분적이나마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레이슨 워커) 북한 주민들이 단 하나의 인권을 안다고 하면, 그건 자신들의 판매권입니다. 점점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시장 활동에 관련된 자신들의 여러 권리에 대해 눈을 뜨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 권리가 침해되면 죽을 때까지라도 싸울 겁니다. 북한 내 데일리NK의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이런 권리가 침해될 때 북한 주민들은 시장에서 경찰과 다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신의주 지역 상인들은 지난 2011년 당국의 시장단속에 저항해, 시위를 일으켜 군부대가 진압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당시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신의주 시장을 단속하던 보안원들이 한 상인을 때려 혼수상태에 빠뜨렸다"며 "피해자 가족들은 거칠게 항의했고 주변 상인들이 대거 동조하면서 시위로 번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커 국제팀장은 무엇보다 북한의 시장화로 크게 제한됐던 이동의 자유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여행증명서' 라는 것이 있어야만 이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여행증명서가 없이 이동하다가 걸리면 강제노동을 해야 합니다.

(그레이슨 워커) 북한 내 이동의 자유가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종합시장이 형성되자, 전국의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전국적 버스 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제는 중소도시나 군에서도 버스를 타고 주요도시로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비무장지대와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을 제외하고는 버스를 타고 북한 전역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북한 주민들의 사고의 틀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됩니다. 현재 3년에서 5년 이내에 북한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대북 전문가들은 시장의 발달을 그 근거로 삼는데요, 한 지역에만 한정돼 생활했던 북한 주민들이 장사를 위해 근교 거리 이상으로 나가면서 생활 범위가 넓어지고, 이동의 자유에 대한 사고의 틀이 변하면서 전국적 봉기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워커 국제팀장은 이어 과거에 비해 현격히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격과 수요에 대한 정보 공유는 이제는 북한 전역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레이슨 워커) 이동통신 서비스의 확산은 정보가 훨씬 더 쉽게 흐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당국의 감시로, 북한주민들은 자가검열을 합니다. 때문에 이들의 정보는 경제적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서비스 업종의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을 통해 아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가격, 수요, 배달 서비스 등의 정보가 북한 전역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지역간 가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가격이 안정되고 소비자 복지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데일리NK의 박인호 북한연구실장은 이 같은 시장화는 주민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이들의 생각과 능력, 활동이 발전한 것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인호) 김정은이라고 하는 북한의 독재자가 통치하는 북한에서 경제가 발전됐다고 하는 사실에 대해 우리가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인권개선과 민주주의 증진을 달성할 수 있는 북한사람들의 능력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용기와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 서비스 기업인 미국의 페이스북이 중국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진전이 없는 모습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는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이 2015년 말 베이징에 사무소를 낼 수 있는 허가를 받았지만 끝내 사무실을 개소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페이스북은 그간 인구 대국인 중국 진출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신문은 특히 중국 정부의 온라인 통제가 강화되는 점이 페이스북 중국 진출에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인터넷 감시체계를 우회해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중국 측이 요구하는 검열을 받아들이면 사용자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점도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소수 민족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미얀마 군의 학살과 성폭행 등이 전쟁범죄나 다름없을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유엔이 즉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방글라데시에 머무는 로힝야족 난민 204명을 면담한 보고서에는, 미얀마 군인 5명이 로힝야족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이 여성의 8개월 된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등 어린이를 포함해 수백 명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강간했다는 증언이 담겼습니다. 면담에 응한 난민의 47%는 미얀마군에 가족이 살해됐다고 말했고, 43%는 성폭행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일정한 주거지 없이 떠돌며 철저히 배척당해 왔고, 지난해 10월 서부 국경 검문소가 괴한의 공격을 받아 경찰관 9명이 숨지자 군은 로힝야족 무장 세력 소행이라며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난민 7만여 명이 생기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쳤지만,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