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링크’의 최근 활동을 들여다봅니다.
앤드류 김
: 조셉은 북한에서 태어났어요. 13살 때쯤에 아버지가 굶어서 돌아가신 뒤, 어머니와 누나에게도 버림받았죠. 어린 나이에 혼자 생존해야 했어요. 거리에서 음식도 구걸하고, 고된 노동도 하다, 너무 배고파 결국 중국으로 도망갔죠. 거기서 저희 단체를 만나서 미국으로 왔습니다.
미국 내 북한 관련 비정부단체인 링크의 앤드류 김 운영국장의 말을 들으셨는데요. ‘조셉’이라는 가명의 남성 탈북자는 얼마 전 미국의 고등학교를 정식으로 졸업했습니다.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나 어렵사리 미국에 정착해, 새로운 환경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겁니다.
링크의 최근 소식지에 따르면, 조셉 군처럼 링크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구출된 사람은 지난 한해만 58명입니다. 22명을 구출한 전년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중국에서 구출된 탈북자가 모두 미국에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동남아시아에 있는 링크의 보호소를 통해 제 3국으로 보내지는데요. 일례로, 여성 탈북자 한 명은 한국에 정착해 또 다른 탈북자와 결혼식을 올리고, 현재 중단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링크 측은 밝혔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링크는 북한 인권문제를 홍보하고 탈북자 정착을 돕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인 2세들이 주축이 돼 미국 전역에서 2004년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친 결과,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셈입니다.
탈북자를 구출하고 이들의 제 3국 정착을 후원하기 위한 기금 모금에도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링크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북미 지역에서 펼친 운동을 통해 13만 달러가량을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3천명 이상이 모금에 참여했고, 전액 모두 탈북자와 관련한 사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특히 링크는 본부 가까이에 위치한 미국의 첨단기술 연구단지인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세계적인 정보통신회사인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전하고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링크 측의 기금 모금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주요 원인은 기록영화나 설명회를 활용해 미국 내 각계각층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미국의 47개 주와 캐나다 3개 주를 방문해, 모두 5만 2천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탈북자 보호와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설명회 개최 횟수만 800회가 넘습니다.
지난해 설명회에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룬 영화 '하이딩'이 자주 상영됐습니다. ‘하이딩’이란 ‘숨기, 감추기’라는 뜻입니다. 링크가 제작한 ‘하이딩’은 40분짜리 기록영화로 한국의 근대사와 일제시대, 6.25전쟁, 북한 정세, 탈북자 실상, 링크의 탈북자 구제와 정착 활동 등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는 링크 관계자들이 직접 중국으로 들어가 탈북자를 구출해내는 생생한 장면이 담겨져 그 의미가 더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 중부지방에서 만난 한 탈북여성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여성 탈북자
: 제 이름은 최윤희. 지금은 25살이에요. 결혼해서 첫 4년간 죽 숨어서 살죠. 사람들이 저를 보면 등 뒤에서 소곤거려요. 북한에서 왔다고요.
이런 기세를 몰아, 링크 산하 5개 팀은 오는 18일부터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돌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번 활동에서는 다양한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담은 새 기록영화 ‘인민의 위기’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링크는 밝혔습니다.
이 새로운 기록영화에는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강 남가주대 교수,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파헤친 보고서를 작성했던 데이비드 호크 전 엠네스티인터내셔널 미국 지부장이 나와 북한의 인권 실태를 자세히 고발합니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 개천14호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탈북에 성공한 신동혁 씨, 그리고 중국 대륙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 지내야하는 여러 탈북자가 등장해 두려움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동엽
: 저는 1982년 11월 19일에 구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 이제 저는 잡히면 들어가서 맞아 죽지 않으면, 무기징역 가게 됩니다.
링크의 새로운 활동으로 올해에는 더 많은 탈북자가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유명인의 사생활 보호 못지않게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유럽인권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럽인권법원은 47개 유럽 국가들이 가입한 유럽위원회의 인권협약에 근거해 설치된 인권재판소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습니다. 유럽인권법원은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가 독일 여성지가 자신의 사진을 동의 없이 찍었으며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던 독일 법원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또 독일 함부르크 법원이 지난 2005년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유명한 방송 연예인에 관해 보도하지 못하도록 명령한 것은 유럽인권헌장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잘못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유럽 언론은 이번 판결이 사생활 보호 권리와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언론 보도 권리 가운데 보도 권리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인도 벵골만 동부의 안다만제도에 사는 원시부족 '자라와'족에게 나체 춤을 추도록 해서 관광 상품화한 이른바 '인간 사파리' 행위에 경찰이 개입한 증거가 잇따라 나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자라와족은 안다만제도에 수천 년 전부터 살아왔으나 불과 14년 전까지만 해도 외부인과의 접촉이 없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의 일요판 '옵서버'가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인도 경찰 간부 앞에서 자라와족 여성이 반나체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개의 동영상은 손전화로 찍은 것이며 하나는 3분19초, 다른 하나는 이보다 조금 짧은 분량입니다. 새로 제시된 동영상은 자라와 원시부족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찰이 오히려 이들의 인권을 착취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인들은 "자라와족 사람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보호해준다고 믿고 있으나 현실은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