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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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인권이사회 제 28차 정기회의에서 북한 관련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저는 제 연례보고서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한, 멕시코, 남수단, 스리랑카 등지의 인권상황에 관해 각각 특별히 언급했습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작성한 연례 인권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밝힌 말입니다.

자이드 대표는 미리 배포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28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더욱 잘 조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이드 대표는 "지난해 제출된 북한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국제사회의 관심과 행동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를 보고하기까지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자이드 대표는 특히 "회원국들이 전례 없이 북한 인권문제 개선과 반인도적 범죄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결의안까지 내놓았다"면서 "일단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 인권체제에 협력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이드 대표의 연설 직후, 유엔주재일본대표부의 미사코 카지 대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새로운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사코 카지)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유럽연합과 함께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이 결의안에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토의와 북한인권 현장사무소 설치를 위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취한 조치들을 환영하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이 채택되자 한 달 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북한 정권의 반인권 범죄와 대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열린 지난 4월 회의에서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은 북한의 반인도 범죄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북한이 자국민 보호에 실패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국제법상 '보호책임'을 발동해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의에선 북한 정권의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이에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이 사실상 노예 상태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없고, 정치적 반대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존 케리)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처형하고, 충성심이 없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누구든 숙청합니다. 수십 년간, 북한 정권은 자국민을 통제하고, 굶기고, 고문하고, 감금하거나 더 심한 처우를 해 왔습니다. 수 십 만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어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고 용납해서도 안 된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존 케리)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아도, 결국에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주민의 생명을 구하고 자유를 증대하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겁니다.

조이스 아닐레이 영국 외교부 부장관도 북한의 주민 인권 무시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리수용 북한 외무성은 "일부 국가들의 정치적 동기를 띤 비난을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북한은 일본이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제출할 결의안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리수용 외무상이 북한 인권과 관련한 진실을 감추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태열) 같은 외교관으로서, 같은 피를 이어 받은 후손으로서, 한동안 슬픔의 감정이 복 받치는 것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에 대해, 또 국제사회가 이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신장 자치구에서 지난 2년간 민족 간 유혈충돌로 약 700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위구르인권프로젝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2013∼2014년 신장자치구에서 현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과 한족 간에 100여 건의 각종 유혈 충돌이 발생해 656∼71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역내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 가운데 3분의 1만을 보도했다면서 그나마 보도한 유혈 충돌 사건 중 3분의 2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위구르인권프로젝트는 "중국 관영 매체들의 신장 관련 사건에 대한 축소 보도는 신장 정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허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에서 강압 정책을 편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국외에 있는 테러분자들이 역내 테러를 선동하고 있다는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대에 터키에서 이동해 온 것으로 보이는 수백만 명의 위구르족은 고대 터키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1940년대 중국에 편입된 후 일각에서 분리ㆍ독립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 일본의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지난해 홍콩에서 펼쳐진 민주화 시위가 헛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하루키 씨는 최근 온라인 칼럼을 통해 홍콩 시위에 참가했던 22세 여성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하루키 씨는 "희망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많은 일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그러나 당신들이 민주화를 위해서 한 일들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시위는 엄연한 사실이며 그 사실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록 그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지난해 9월 홍콩에서는 중국이 2017년에 열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친중 성향의 후보만이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는 홍콩 중심지를 점거한 채 79일 동안 지속됐지만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마무리 됐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