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미 의회 산하 중국 위원회 긴급 청문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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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의회 산하 특위인 중국 위원회의 긴급 청문회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조진혜: 북한 보위부 요원은 임신한 여성에게 중국인의 종자를 가진 년이라면서 쇠꼬챙이로 옆구리와 머리 등을 찌르며 괴롭혔습니다. 이어 일어섰다 앉았다하는 고문을 500번씩이나 시켜 지쳐 쓰러지게 했습니다. 쓰러진 임신부를 '더러운 년' 등의 듣기 힘든 욕을 하며 일어나 앉은 임신부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리쳐 코피가 쏟아져 주변이 피로 물든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최근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윈회(CECC)가 개최한 청문회에는 앳된 모습을 한 25세의 탈북 여성이 증인석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조진혜 씨가 슬픔에 고통스러워하며 밝힌 증언은 그 나이에 겪기에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었습니다. 조 씨는 4차례 강제 송환된 뒤 지금은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조 씨는 '여자로서 내가 목격하고 경험한 것을 말하는 것조차 어렵다'면서 보위부 요원들의 끔찍한 만행을 증언했습니다. 조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도 갖가지 고문으로 정신을 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당시 악몽이 떠오르는 듯 몸서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조 씨에 이어 증인석에 선 한송화 씨는 지난 1998년 처음으로 두 딸을 데리고 중국으로 도망갔다가 공안 당국에 붙잡혀 4번이나 북한으로 송환돼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겪은 잔혹한 고문의 경험을 낱낱이 전했습니다. 특히 한 씨는 탈북자들이 중국 정부에 의해 북한 보위부에 넘겨지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다고 절규했습니다.

한송화: (북한 보위부 요원이 말하기를) "첫째로 짐승이 돼야 하며, 둘째로 너희들은 이제부터 개다. 그러니 이제부터 머리를 숙이고 땅만 보고 움직여야 한다"고 명령합니다. 앞뒤 사람들과 쇠사슬로 연결해놓고, 조금만 말하면 개머리판으로 때립니다. 보위부에서 심사가 끝나면 강제 노동단련대로 끌려갑니다. 제가 있던 단련대에서는, 새벽 5시부터 강제노동에 끌려가 밤늦게까지 일하고 지친 몸을 끌고 돌아오면 주먹만 한 옥수수밥 한 덩이를 먹고는 밤 11시까지 사상투쟁회의를 하고 끝나면... 매일 저녁 서로 마주 앉아 옷과 머리에 있는 이를 잡다가, 4-5시간 동안 쪽잠을 자고 기상 소리에 깨어나면 또다시 현장에 끌려갑니다.

긴급 청문회에는 미국 의회 의원, 행정부 관계자, 내외신 기자, 미국 시민단체 등 60여명이 참석해 증언을 들었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겪은 경험들이 통역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자 청문회에 참석한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청문회에 참석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서 탈북자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인정했다는 점이 주목되고요, 이번 청문회는 지금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상황과 국제법적인 상황을 알아내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편, 청문회를 주관한 중국위원회 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크리스 스미스: Today's hearing underscores an emergency that begs an immediate...
(더빙) 오늘 청문회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 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탈북자들의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되면 사형이나 성적 유린, 고문 등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들은 즉시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은 중국 정부가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송환 금지를 전혀 준수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에드 로이스: What's new is the intensity. As part of its stepped-up repatriation...
(더빙) 새로운 점은 강제송환의 강도가 더 세졌다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도 체포한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지만, 최근에는 점점 더 늘어나는 탈북자 출신 수감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 여러 구금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탈북자를 돕는 인도주의적 단체 관계자들도 체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청문회 이후 미국과 국제사회가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저지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지난해 중국에서 반체제 인사나 민주 활동가등에 대한 인권탄압이 더욱 심화됐다는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 인권 옹호자들'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체제 인사들은 긴 수형생활과 고문, 비밀구속 등 심한 인권탄압을 겪었습니다. 이 단체는 "2000년 초 인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가 가장 억압적인 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2010년 아랍 전역으로 뒤흔든 혁명의 물결이 중국에서도 일 조짐이 보이자 지난해 민주 활동가나 반체제 인사를 대상으로 엄중 사전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중국당국의 단속방법 중에서도 비밀 구속이 가장 두려운 인권 탄압 사례로 꼽혔습니다. 중국은 반체제 인사를 국가 안전을 위협한 혐의로 비밀리 체포한 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 장소에 감금해둡니다. 지난해 최소 20명의 운동가들이 비밀 구속을 당했고, 반체제 예술가로 유명한 아이웨이 웨이 씨도 지난해 몇 달간 비밀 구속을 당했다고 보고서는 말했습니다. 최근 중국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티베트인 인권문제,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등에 대해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있어 전 세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 시리아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약 8500명이 숨졌다고 외신이 인권단체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씨는 지난해 3월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한 이래 사망자 수가 8458명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사망자 중 6195명은 민간인으로 파악됐으며 정부군과 경찰 1835명, 반군 428명이 각각 목숨을 잃었다고 이 단체는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반군 거점인 북서부의 이들리브 지역으로 진격 중이라고 외신은 보도했습니다. 시리아 반정부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는 "정부군 탱크 42대와 장갑차 131대가 지중해 도시 라타키아를 출발해 이들리브의 사라케브 마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리브의 또 다른 마을인 마아레트 알 누만 지역에서는 여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의 고위 관료인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장이 중부 도시 홈스의 바바 아므르 지역에 들어갔다고 시리아 적신월사는 밝혔습니다. 시리아는 이달 초 아모스 국장의 입국을 거부했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에 이어 러시아마저 이 결정에 거부감을 표하자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