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제61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의 병행행사로 17일 뉴욕에서 개최된 토론회를 살펴봅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침해 가해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혜진) 북한에 도착해 북한 보위부에서 몸 검색을 받았습니다. 그때 중국에 갔다가 잡혀온 여성들이 몸에 숨겨온 돈이나 물건을 찾기 위해 알몸조사를 했습니다. 20대밖에 안된 검열관 앞에서 알몸으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펌프질을 시켰습니다. 이는 여성들의 자궁이나 항문에 숨겨둔 돈을 빼내기 위한 것이었는데, 참으로 수치스러웠습니다.
올해 50살의 임혜진 씨가 17일 뉴욕 세인트 바르탄 아르메니아 대성당에서 '탈북 난민 여성: 중국 내 궁핍과 인신매매'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1998년 탈북했다 2000년 강제북송된 뒤 겪은 수모를 증언하자, 백여 명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human_rights_defector/ne-mj-03172017134100.html)
두 번 탈북하고 두 번 강제 송환된 임 씨는 보위부 구류소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참상을 증언하면서 크게 울먹였습니다. 지난 2002년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정착한 임 씨는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인 남편과 사이에 낳은 딸을 그리워하는 듯 했습니다. 그 딸과는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임혜진) 태어나자마자 젖 한번 먹지 않았는데도 아기는 무려 3일동안 살면서, 울음소리를 냈는데, 3일 이후 아기 엄마가 다른 곳으로 호송됐습니다. 이후 살아있던 아기는 버리라는 지시가 떨어져 죄인들 중 나이가 많은 아주머니가 물에 담긴 그릇으로 아기를 거기에 담그자 1분도 채 되지 않아 아기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올해 42살의 이소연 씨는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당하고 중국인 남편의 아이를 낳은 뒤 혼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이 씨는2008년 한국에 정착해, 한국의 탈북 여성 단체 '뉴코리아여성연합'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소연) 현재 중국에는 수만 명에 달하는 탈북여성들이 강제북송이라는 두려움에 떨고 살고 있습니다. 중국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모성이라는 힘으로 지키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여성의 인권에 대해 외면하고 강제북송에만 힘을 쏟는 중국 정부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국에 입국한 이후에도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일반 한국인에 비해서 3배 많은 수치라는 조사가 2012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교육부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제 3국에서 출생해 2015년 기준 한국 학교를 다니는 탈북자 자녀 숫자는 1249명으로, 북한에서 출생한 탈북 학생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 한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북한 아버지보다 중국인 아버지를 둔 탈북 청소년이 더 많다는 것은 탈북 여성이 중국에서 당하는 인권 침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합니다.
이 같은 북한 여성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핵이 아니라 인권을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주빌리 캠페인 USA'의 앤 부왈다 대표가 강조했습니다. 부왈다 대표는 지난 2004년 미국 북한인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난민전문 변호사입니다.
(앤 부왈다) 미국과 기타 국가들은 현재 북한의 핵군축 문제를 북한의 인권문제보다 더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다른 무엇보다도 더 북한의 인권문제를 우선시해야 합니다. 지금 탈북여성들의 증언들을 들어서 아시겠지만, 이런 잔혹행위들을 저지른 장본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주빌리 캠페인 USA와 워싱턴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은 국제형사재판소가 하루속히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부왈다 대표는 말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분발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과 유럽연합은 토론회가 열린 같은 날 17일, 북한의 인권침해 책임 추궁을 위해 유엔이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했습니다.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침해를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심판하는 것을 목표로, 증거와 정보수집을 강화하기 위해 유엔인권서울사무소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또 책임 추궁을 위한 법적 절차를 담당하기 위한 국제형사법 분야 전문가를 임명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이 최근 열흘 새 14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탈북 지원단체와 인권단체는 최근 중국 허베이성 인근에서 7명, 톈진시에서 4명, 중국-라오스 국경 지역에서 3명 등 열흘 새 14명의 탈북민이 중국 공안의 불심 검문에 걸려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체 관계자는 "봉고차나 승용차로 이동하다 불심 검문에 걸리기도 하고, 갑자기 숙소에 공안이 들이닥쳐 잡아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북한과 가까운 국경 일대에서 통제가 심했지만, 지금은 중국 전역 도로에 초소가 설치되고 검문이 한층 더 강화돼 탈북민들이 주민등록증 없이는 이동하기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면서도 "외교부에 접수된 관련 제보들을 비교 분석해 볼 때, '탈북민 14명 체포' 주장의 굉장히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듯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살인과 아동 성학대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인 한 남성이 교도소에서 가발을 압수한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호소하자, 뉴질랜드 고등법원이 이 남성의 주장을 일부 인정한다며 가발은 '표현의 자유'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올해 42살의 재소자 필립 존 스미스는 1996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으나 2014년 1월 오클랜드 교도소에서 가석방됐을 때 브라질로 도주했습니다. 이때 스미스는 2년 전 착용을 인정받았던 가발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후 스미스는 3주 만에 구속돼 뉴질랜드로 송환됐는데 가발을 압수당해 법원 출두 당시 자신의 정수리 탈모가 사진으로 찍혀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스미스는 이번 재판에서 "모멸감과 굴욕감을 느꼈다"면서 "정수리 탈모를 매우 걱정하고 있는데 가발은 사회 복귀를 위해 중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에드윈 와일리 판사는 "교정부가 가발을 압수했을 때 수감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원고 측의 주장을 인정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스미스의 기본적 인권을 경시했다는 결론을 붙인다"며 가발 압수 결정에 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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